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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살인자, 석면이 무서워! 목록

조회 : 5745 | 2012-02-07


새해를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새 2월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새해를 맞으며 새해 소망을 빌고 계획도 세웁니다. 새해 소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건강’일 것입니다. 누구나 건강한 삶을 바라지만 우리 주위에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더 큰 문제입니다. ‘소리 없는 살인자’라 불리는 석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작년에도, 새해에도, 석면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들려오고 있습니다. 야구장, 학교 운동장, 초등학교 교실 등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많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석면이 검출된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석면 산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이 방송에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 때 기적의 물질로 인기를 드높였던 석면은 이제 듣기만 해도 두려운 존재가 되었는데요, 석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안전을 위해 보호 장구를 착용한 채 석면이 들어 있는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 출처: http://flickr.com/ (cc) by Asbestos Testing)




*알아보기*
- 석면
- 석면의 유해성
- 석면 피해 구제 제도



석면
석면이란 무엇일까요? 석면이라는 이름 안에 그 답이 숨어 있습니다. 석면은 돌 석(石) 자와 솜 면(綿) 자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솜처럼 생긴 돌, 돌솜’이라는 뜻입니다. 백과사전에서 석면을 찾아보면 ‘섬유상으로 마그네슘이 많은 함수규산염 광물’이라고 나옵니다. 섬유상이라는 건 섬유처럼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니, 사전적인 풀이와 이름이 일치하는 셈입니다. 영어로는 asbestos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타지 않는’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써 석면의 성질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석면에는 백석면(크리소타일 chrysotile 또는 온석면이라고도 함), 갈석면(amosite, 아모사 석면), 청석면(crocidolite), 투각섬석(tremolite), 사방각섬석(anthophyllite) 녹섬석(actinolite, 양기석이라고도 함), 이렇게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백석면은 사문석(serpentine), 나머지 다섯 가지는 각섬석(amphibole)이며, 여섯 가지 모두 규산염 광물입니다. 백석면, 갈석면, 청석면 중에서 청석면이 가장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석면과 백석면 (사진 출처: http://wikipedia.org / 퍼블릭도메인)




석면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부터지만 석면 사용 역사는 그보다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핀란드 원주민들이 무려 4500여 년 전에 도자기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석면을 사용한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심각한 유해성이 알려지기 전까지 석면은 산업현장과 건설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었습니다. 석면의 ‘폭풍 인기’를 가져온 요인은 석면이 가진 고유한 성질입니다. 석면은 인장강도(잡아당길 때 끊어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최대 힘), 절연성, 내열성, 불연성, 내구성, 흡음력(소음을 흡수하는 능력) 등이 뛰어납니다. 그뿐 아니라 다른 물질들과 잘 섞이는 친화성도 뛰어나고 가공이 잘 되는 성질을 갖고 있으니 기적의 물질로까지 불리게 되었고 승승장구 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면 생산 국가이자 소비 국가였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는 석면을 포함하고 있는 것들이 무척 많이 있습니다. 특히 내벽·외벽·지붕·천정·보일러 등등 건물의 여러 부분에 석면은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곤 했습니다. 현재는 석면의 생산·수입·사용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예전에 이미 사용된 석면이 곳곳에 남아 있어 큰 문제입니다.



석면의 유해성
기적의 물질 석면이 어쩌다 골칫거리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바로 석면이 갖는 위험성 때문입니다. 가늘고 뾰족한 모양의 석면이 우리 몸에 들어가 쌓이게 되면 10~40여 년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친 후 폐암, 석면폐, 악성 중피종 같은 치명적인 병을 일으킵니다. 한때 가장 긴 영어 단어를 찾아 외우는 게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단어는 ‘진폐증’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였는데요 짧게는 pneumoconiosis라고도 합니다. 석면이 폐에 쌓여서 생긴 석면폐도 진폐증의 한 종류입니다. 폐에 석면이 쌓이게 되면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합니다. 석면폐에 걸리면 기관지 계통의 병과 폐암까지 합병증으로 나타나게 되기도 합니다. 재미 삼아 외웠던 긴 단어가 사실은 무서운 병명이었던 것입니다. 악성 중피종은 흉막이나 복막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병입니다. 악성 중피종은 대부분 석면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면 농도가 높을수록, 노출 기간이 길수록 발병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석면 광산에서 일했던 광부들이 이런 질병에 가장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석면 피해자에 광부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석면 공장 근처에 살던 주민들이나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석면 때문에 병에 걸린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재건축을 많이 하게 되면서 예전에 지었던 건물을 부수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이 때 석면 가루가 많이 날리게 됩니다. 석면을 사용한 건물을 부수는 경우 반드시 포장막을 쳐서 바깥으로 석면 가루가 날리지 않게 해야 하고, 작업하는 사람들도 특수 장비를 착용해서 먼지를 흡입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 건설 현장에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문제라는 소식이 종종 뉴스로 보도되곤 합니다. 먼지와도 같은 석면 가루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구별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더 큰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위험에 빠진 줄도 모르고 지내는 동안 석면이 폐에 쌓이게 되는 것이지요.








1940년대 캐나다 퀘벡의 석면 광산에서 광부들이 작업하는 모습;
이때만 해도 석면의 유해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런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 출처: http://flickr.com/ (cc) by BiblioArchives/LibraryArchives)




석면 피해 구제 제도
석면의 유해성은 1970년대 이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아래에 있는 국제암연구소에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74년부터 석면 때문에 생긴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석면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석면 수입량과 사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하다가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야 겨우 감소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정부에서는 2003년에 석면제거계획을 시행하기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석면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에는 석면피해구제제도에 대한 법을 제정하고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석면피해구제제도란 산업재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일반 시민들이 석면 때문에 받은 피해를 인정하고 구제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작년 1년 간 시행한 결과 459명이 구제되었다고 하는데, 이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망자가 더 많다고 하는군요. 생존자에게는 요양급여와 요양생활수당을, 사망자의 유족에게는 특별유족조위금 및 특별장의비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제도가 생긴 것은 다행이지만, 석면 피해자로 추정되는 수백 여 명의 환자들은 아직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석면 때문에 생긴 피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규정과 절차 상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떤 환자는 피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는데, 사망 시점에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석면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정되어 구제되지 못했습니다. 평생 고통 때문에 고통을 당했는데, 다시 검증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놓치고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아직도 120만 가구의 주택에 석면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값이 싸고 설치가 간편해서 한때 인기가 많았던 슬레이트 지붕에도 석면이 들어 있는데요, 슬레이트 지붕 주택이 주로 농어촌에 있어서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이 우려됩니다. 작년부터 정부가 정책적으로 슬레이트 지붕 제거 비용의 3분의 2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역도 석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조차 석면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정부와 담당 부처는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대책을 세우고 그대로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도 개인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석면이 들어 있는 슬레이트 지붕
(사진 출처: http://flickr.com/ (cc) by Asbestos Testing)




*더 찾아보기*
☆ 인터넷으로 찾아보아요!
- 석면피해구제센터 http://www.env-relief.or.kr/
(석면피해구제제도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석면 광산이나 공장, 석면이 들어 있는 제품, 석면이 일으키는 질병 등 석면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사이트)




*한 걸음 더*
- 석면의 종류와 성질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 여러분 주위에서 석면이 들어 있는 것들을 찾아보세요.
- 석면 대체 물질로 어떤 것들이 쓰이고 있는지 알아보세요.
- 석면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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