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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에 찹쌀로 풀을 쑤어 넣는 이유는? 목록

조회 : 7576 | 201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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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가두는 김장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김장은 많은 양의 김치를 만드는 일이라 온 가족이 함께 도와야만 한답니다. 추운 지역에서 11월부터 시작돼 따뜻한 지역에서는 12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 이미지 출처 :  by mushman1970-BY-NC-ND-2.0(flickr)


우리나라에는 겨울 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김장을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강원‧경기북부에서 11월부터 시작된 김장이 전남 등 비교적 따뜻한 남쪽 끝자락 마을들은 12월 말까지도 이어져요.
김장, 표준국어대사전은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라고 설명합니다.
지난 2012년 2~3월 문화재청에서는 ‘김치와 김장문화’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찬반투표와 함께 가족과 친지가 모여 김장하는 사진 등을 공모했고, 3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와 함께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네 김치와 김장문화가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김장철이 되면 여기저기서 발효 이야기를 하지요? 따끈따끈 과학에서도 이전에 발효에 대해서는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발효 이외의 김장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볼까 합니다.
집집마다 김장을 마무리하고 김치냉장고 가득하게 김치를 채워두었을 텐데요, 김장김치 꺼내 먹으며 김장 속에 들어 있는 우리 선조들의 손길에서 ‘과학’을 한 번 더듬어보도록 합시다.

 


* 알아보기
- 김치란?
- 김장, 왜 할까?
-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이유는?
- 김장을 담글 때, 찹쌀로 풀을 쑤어 넣는 까닭은?
- 김치를 꾹꾹 눌러 담는 이유는 뭘까?

 

 

* 생각 키우기
냉장고, 김치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그 많은 김장김치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했을까요?

 

- 김치란?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를 고춧가루, 파, 마늘, 젓갈(액젓) 등의 양념에 버무린 후 바로 먹는 겉절이도 있지만 대개는 발효시켜 먹는 음식인 김치. 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많은 종류들이 있습니다.
김치하면 떠오르는 것이 배추김치와 깍두기인데요, 이 외에도 순무김치, 고구마줄기김치, 백김치, 열무김치, 가지김치, 전복김치, 콩잎김치, 부추김치, 나박김치, 고들빼기김치, 동치미, 갈치김치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그 재료에 따라 지역마다 다양한 김치들이 있습니다. 김치는 우리나라 각 지방에서 담가먹는 것이 약 200여 종류나 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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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김치를 담그는데 약 200여 가지가 있다고 해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추김치(by jackleg-BY-NC-SA-2.0(flickr)), 깍두기  by HAMACHI!-BY-NC-ND-2.0(flickr), 총각김치(by  kattebelletje-BY-NC-2.0(flickr))  그리고 보쌈김치(by KFoodaddict-BY-2.0(flickr))예요.

 


- 김장, 왜 할까?
김치, 그때그때 담가 먹어도 맛있는데 왜 겨울이 오기 전 김치를 대량으로 담가두는 걸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 동안 가장 싱싱한 상태로 저장하고 보존시켜 먹는 방법이 바로 김치를 담가두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지금은 김치냉장고며 냉장고가 있어 보관이 편하고, 또 겨울에도 하우스재배를 통해 싱싱한 야채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냉장고나 하우스나 온실 재배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겨우내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는 채소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래서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채소를 먹었는데, 소금에 절인 짠지나 말린 채소들은 영양소 파괴가 많고, 맛도 좋지 못했어요.
김치는 소금에 살짝 절이기 때문에 그리 많이 짜지 않고,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 겨울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채소를 싱싱하게 저장하는 방법이었던 셈입니다. 비타민 C도, 유산균도 듬뿍 들어있으니 말이에요. 비타민 C는 사과의 50배나 된다니 놀랍지요? 더군다나 막 담가서 아삭아삭한 김치를 먹다가 맛이 적당히 배어들어도 좋고, 시어서 신 냄새가 폴폴 나는 김치도 김치찌개를 끓여 끝까지 먹을 수 있으니 김치만큼 처음과 끝까지 다양한 맛으로 우리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도 없을 거예요.

 

 

 -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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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담글 때는 배추를 큰 것은 4등분, 작은 것은 반으로 갈라 물에 적셔 배춧잎을 한 장씩 들춰가며 소금을 켜켜이 뿌려둬요. 집집마다 방식은 다른데, 소금물이나 바닷물에 배추를 담가두는 집도 있어요. 반으로 자른 배추에 소금을 뿌려 하룻밤 정도 두면 배춧잎 속의 수분이 빠져나와 오른쪽 사진처럼 쭈글쭈글해 진답니다. / 이미지 출처 : 둠벙

 


김치를 담글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잘 씻어 조각을 낸 배추나 무에 소금을 켜켜이 뿌려 절여두는 거예요. 하룻밤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싱싱했던 배추나 무가 물이 빠져 쭈글쭈글 해지는데, 바로 삼투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랍니다.
삼투현상이란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물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소금을 뿌려두면 배추의 세포막 내부에 있던 수분이 소금으로 인해 농도가 짙어진 세포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랍니다.

고기에 소금을 뿌릴 때보다 배추 같은 식물을 소금에 절일 때 훨씬 수분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식물세포에 대해 배울 때 ‘액포’라는 것을 배운 적이 있지요? 이 액포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기관으로 성숙한 식물세포에 잘 발달되어 세포 안에서 수용액(세포액)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액포는 식물 세포 내부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소금을 뿌리게 되면 이 액포 안의 수분이 바깥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고기 등을 소금에 재울 때보다 훨씬 많은 수분이 빠져 나오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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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만년초(자금란)에 들어있는 액포(왼쪽). 원형질분리가 일어난 후 쪼그라든 액포(오른쪽)가 더 잘 보인다./ 이미지 출처 : by Mnolf-BY-SA-3.0(wikipedia.org)

 
절이지 않고 김치를 담글 경우 양념한 후 보관 중에 수분이 빠져 나오면 김치의 맛도 없어지고, 식감도 좋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배추를 절인 후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소금을 쓰는 데에는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식초나 설탕을 이용해도 배추는 삼투현상을 일으키니까 절여지지만, 소금을 써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유해한 미생물과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없애기 위한 것이기도 해요. 김치를 담근 배추가 부패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미생물도 생물이기 때문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 적절한 온도 그리고 에너지원이 필요해요. 소금에 절여 삼투현상을 통해 물이 제거되면 이 유해세균과 미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지요. 혹시 살아남은 유해세균과 미생물이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바로 발효 과정 중에 유해 세균과 미생물은 살아남기가 어렵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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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절인 배추는 잘 씻은 후 하룻밤 정도 수분을 최대한 빼낸 후 김치를 담가야 맛있는 김치가 오래 유지된답니다. / 이미지 출처 : by mushman1970-BY-NC-ND-2.0(flickr)

 

-김장을 담글 때, 찹쌀로 풀을 쑤어 넣는 까닭은?
배추와 무 등 김치 재료의 세포 속 효소의 작용으로 생긴 당분, 아미노산 등이 재료에 묻어 있던 여러 가지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이 미생물들이 번식하면서 발효가 시작됩니다. 발효가 되면서 유산균이라고도 불리는 젖산균이 자라기 시작하는데, 이 젖산균이 만들어 내는 산을 견디지 못하는 대부분의 다른 미생물들(소금에 절일 때도 대부분은 죽고 살아남아 있던 미생물들)은 죽고 염분을 견디는 젖산균만 살아남게 됩니다.
또 하나 김장을 할 때 찹쌀로 풀을 쑤어 넣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러고 보니 고추장을 담글 때에도 그래요. 어떤 집에서는 멥쌀로, 또 어떤 집에서는 밀가루로 풀을 쑤어 넣기도 해요. 그 이유는 다 같은데요, 풀을 쑤어 넣으면 발효시킬 좋은 미생물들이 번식할 수 있도록 하는 먹이가 되기 때문이에요. 배추나 무 그리고 양념에 들어있는 양분으로는 겨우내 그리고 여름까지 먹는 김장김치를 발효시키기 위한 미생물의 먹잇감이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이 먹잇감을 보충해 주는 것이 바로 찹살이나 멥쌀, 밀가루 풀이랍니다.
유해한 미생물이나 세균은 소금으로 절이는 과정에서 한 번 죽고, 혹시 살아남은 유해세균이나 미생물은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젖산균이 내뿜는 산성으로 인해 모두 없어져서 김치를 맛있게 발효시키고 숙성시키는 젖산균만 남게 된답니다.
김장철 막 담근 김치를 차곡차곡 김치통에 넣어 저장하면,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 맛있는 김치로 거듭나게 됩니다. 맛있는 김치를 먹을 때마다 이 김치 한 조각에 들어있는 과학의 힘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길 바랍니다.
발효와 김치의 과학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LG 사이언스랜드 각 코너에서 다뤄본 적이 있어 중복되는 내용은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각 코너를 링크하니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세요.

 

[발효 더 알아보기 1 : 따끈따끈 과학 ‘전통발효식품-선조들의 지혜’]

[발효 더 알아보기 2 : TV속의 과학 ‘김치, 그 맛의 과학 1부 - 제3의 맛, 발효’]

[발효 더 알아보기 3 : 민족과학을 찾아서 ‘과학이 숨 쉬는 첨단 발효음식 김치’]

 


- 김치를 꾹꾹 눌러 담는 이유는 뭘까?
김치를 보관할 때 예전에는 항아리에, 요즘에는 김치냉장고의 보관통에 김치를 단단히 눌러 담습니다. 그 위에 우거지(배추의 겉잎)를 덮어 다시 꾹꾹 눌러둡니다.
왜 김치를 꾹꾹 눌러 담을까요? 주변에 물었더니, 김치를 많이 담으려고 그런다는 대답이 가장 많더군요. 틀린 대답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김치를 꾹꾹 눌러 담고 우거지까지 덮어두는 이유는 바로 김치의 산패를 막기 위함입니다.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야 산패를 막을 수 있으니까 꾹꾹 눌러 김치 속에 있는 공기도 빼주고, 바깥 공기와 접촉하는 것도 막고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김치 속에 사는 유산균들은 혐기성세균이래요. 혐기성, 공기를 싫어한다는 뜻이에요. 나쁜 세균들은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이고요. 공기를 싫어하는 유산균이 김치를 발효시켜 맛있게 익혀주는데, 공기가 많으면 죽어버리니 공기를 꾹꾹 눌러 빼줘야 해요. 그래야 공기를 좋아하는 나쁜 세균들이 자라날 틈도 없애는 거고요.
김치를 맛있게 발효시키는 젖산균은 소금물에는 죽지 않고, 산소는 싫어하고, 낮은 온도를 좋아한대요. 배추를 소금으로 절여 김치를 담그고, 꾹꾹 눌러 통에 담고,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은 모두 이 유산균이 김치를 맛있게 숙성시키기를 기다리는 것이랍니다.
예전에는 김치가 담긴 항아리를 그늘진 곳에 묻어두었는데, 그 온도가 영하 1℃ 내외를 오르락내리락했다고 해요. 요즘에는 겨울이 많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항아리를 묻어둘만한 곳도 없어졌어요. 그래서 그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 바로 김치냉장고랍니다.

 

 

* 생각 키우기
냉장고, 김치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그 많은 김장김치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했을까요?
지금은 집집마다 일반 냉장고처럼 김치냉장고 한 대씩은 거의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이 ‘김치냉장고’라는 것은 1995년 11월에 첫선을 보였답니다. 그 전에는 거의 냉장고에 보관하기도 했지만, 그 양이 많은 집은 선조들이 했던 대로의 전통적인 보관방식이 함께 공존했었답니다. 김치냉장고가 이 전통적인 보관방식을 모방해 만들어진 것인데요, 김치냉장고와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김치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했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주제!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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