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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역사] 유명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는 누가 만들었을까 목록

조회 : 870 | 2012-09-05

평생 한 번이라도 내 논문이 실린다면!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세계 과학계를 쥐락펴락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이다. 논문 수록 자체가 뉴스에 날 정도로 경사이며, 이들 잡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노벨상 수상의 기본 요건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세계 과학자들의 꿈과 목표가 되고 있는 과학저널은 누가 만들었을까?
 
현재 <사이언스>는 인쇄 잡지 정기 구독자 13만 명, 기관과 온라인을 통해 실제 잡지를 읽는 독자는 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2011년의 영향력지수(임팩트 팩터 IF)는 31.20으로 6천여 종의 국제 학술지 중 6위를 차지했고, 종합과학 분야 50개 저널 중 <네이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저명한 과학 잡지다. 1위인 <네이처>와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다, 두 잡지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이언스>가 시작부터 이런 영광을 누린 건 아니다. 창간 이후 십여 년간은 폐간과 재창간을 반복하며 아슬아슬하게 명맥을 이어왔다. <사이언스>는 1880년 미국에서 창간됐다. 경쟁지 <네이처>가 십여 년 전인 1869년에 영국 맥밀런 출판사에서 창간돼 이미 종합 과학저널로 기반을 닦은 뒤였다. <사이언스>를 창간한 인물은 미국의 언론인 존 미첼스인데, 그보다 오히려 투자자가 더욱 유명하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사이언스> 창간을 위해 1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의 투자가 무색하게도 1882년 3월을 끝으로 파산하고 만다. 다음 투자자로 나선 이는 전화 발명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었다. 벨의 투자로 1883년 곤충학자 사무엘 H 스쿠더가 다시 발행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1년을 넘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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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사이언스>지 초대 투자자였던 발명왕 에디슨(좌)과 그레이엄 벨(우).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발명가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2명이 창간 당시 <사이언스>의 투자자였다는 점은 흥미롭다. 또 이들이 투자한 잡지가 얼마 못 가 파산이라는 수모를 겪은 것도 놀랄만한 일이다. 여기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사이언스>는 창간 당시 영국의 <네이처>와 마찬가지로 전문성이 높은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미국 사회의 특성 탓에 정기구독자를 모으기 어려웠다. 초기 <사이언스>의 편집 방향은 오락가락했는데, 이러한 사정으로 특허와 발명 등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에디슨과 벨이라는 걸출한 발명가를 낳은 미국의 문화가 오히려 <사이언스>의 성공을 가로 막은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사이언스>의 초기 투자자였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사이언스>가 제 궤도에 오른 것은 1900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인수돼 협회 공식 저널로 탈바꿈하면서부터다. 이후 <사이언스>는 20세기 미국이 주도하는 ‘빅 사이언스’를 이끈 대표 과학저널로 자리를 잡았다. 20세기에 <사이언스>가 낸 과학 특종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초파리 실험으로 염색체 지도를 입증한 토머스 헌트 모건의 연구와 흔히 ‘아인슈타인 링’이라 불리는 중력렌즈에 관한 연구, 허블의 나선형 은하 연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이언스>는 매주 발행되며 물리학, 화학, 생물학, 우주과학 등 과학 전 분야의 논문을 다룬다. 해마다 이 잡지에 실리는 논문의 양은 1천여 편에 달한다. 경쟁률은 대략 10대 1. 해마다 1만여 편이 <사이언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게재 여부 심사는 편집자들에 의한 1차 심사와 외부 전문가들의 2차 심사를 거치는데, 심의 과정에 1~2달이 걸린다. 이렇듯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는 모양이다. <사이언스>는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끈 스캔들을 일으켰다.
 
2002년 벨 연구소 헨드릭 쇤 사건 (Jan Hendrik Schon) 박사가 일으킨 논문 조작 사건과 서울대학교 황우석 교수가 2004년 2월과 2005년 5월에 게재한 인간 줄기세포 복제 논문이 그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2002년 9월 헨드릭 쇤 박사는 유기분자 하나로 구성된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데이터를 거짓으로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사이언스> 뿐 아니라 <네이처> 등 유명 과학저널에 20여 편의 허위논문을 발표한 베테랑 과학사기꾼 이었다. 결국 벨 연구소는 논문조작 보고서를 받은 당일 쇤을 해고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이언스>와 <네이처>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에는 황우석 박사의 논문 진위 논란도 있을 것이다. 2004년 황우석 교수는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만든 인간 배아 줄기세포 관련 논문과 2005년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든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수록했다. 하지만 논문 속 사진과 DNA 핑거프린트 관련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들 때문에 <사이언스>의 검증 시스템에 대한 회의가 일었고, 최신 연구 성과를 경쟁지보다 빨리 발표하려는 과학저널 사이의 ‘논문 속보’ 경쟁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네이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사이언스>가 조금 더 모험적으로 논문 특종을 노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지적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이들 저널에 국적을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21세기 과학의 좌표를 제시하는 양대 저널의 경쟁은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까?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 과학자들을 비롯한 구독자들이 매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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