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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요리하는 엄마는 과학자! 목록

조회 : 930 | 2012-11-07

엄마는 아침 식사 준비로 분주하다. 공부하는 자녀들을 위해 어떤 요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출근하는 남편에게는 어떤 음식을 차려 주는 것이 좋을지 항상 고민이다. 무엇보다도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균형 있게 포함돼야 하며 비타민의 결핍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의 아침 메뉴가 선정되면 엄마는 잠시 과학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우선 실험재료인 식재료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이를 화학반응을 위한 용기인 뚝배기에 넣는다. 압력은 1기압, 온도는 섭씨 100도에서 반응 식재료를 넣는다. 식재료의 영양소가 용매에 충분히 우러나도록 하려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용매의 증발을 막기 위해 뚜껑을 닫아 원하는 염분의 농도를 유지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맛있는 쌀밥을 만들기 위해 압력조절이 가능한 밥솥을 준비한다. 밥솥으로 고효율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아주 꼬들꼬들한 쌀밥을 준비했다. 모든 요리가 준비된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음식 맛의 향연에 흠뻑 빠진다. 엄마의 정교한 손은 오늘도 재현성 있는 실험을 통해 기존과 같은 맛을 재현했다. 오늘의 음식은 동일한 영양소들로 구성됐고 이는 엄마의 정성과 함께 인체 내부에 원활히 흡수돼 가족들의 건강을 지킬 것이다. 이렇듯 엄마는 가족을 위한 과학자다.

요리는 실제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실험과 유사하다. 연구실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실험장비들은 주방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는 조리 도구와 일맥상통한다.요리를 하는 동안에는 흥미로운 물리, 화학적 현상이 일어난다. 실제로 요리에서 배울 수 있는 화학반응은 다양하다.

한국인의 식탁이라면 빠질 수 없는 반찬, 김치는 배추에 양념을 해서 만든다. 하지만 같은 김치라도 맛은 가지각색이다. 맛있는 엄마표 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배추를 잘 절여야 한다.엄마들이 ‘배추 숨 죽이기’라고 표현하는 이 단계는 깨끗이 씻은 배추의 반을 갈라 굵은 소금을 뿌려서 한동안 재워둔다. 이 과정에는 삼투압의 비밀이 숨어있다.

삼투압 현상은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만나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액이 이동하는 현상이다.반투막이란 용액에서 특정 성분만 통과시키고 나머지 성분은 통과시키지 않는 막이다. 때문에 배추에 고농도의 소금을 뿌려 놓으면 농도가 낮은 배추 속 수분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이 과정을 통해 배추가 부드러워진다. 우리의 세포막도 반투막인데, 이 반투막을 통해 세포는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한다.

화학반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온도(Temperature)와 압력(Pressure)이다.압력은 온도에 비례한다. 고효율의 화학반응을 위해서는 고온․고압 반응기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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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배추를 소금으로 절일 때 일어나는 삼투압 현상.

 

옛날 어머니들이 밥을 지을 때 사용했던 무거운 뚜껑을 가진 솥은 훌륭한 고온․고압 반응기다.이는 높은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압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반응시스템을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물의 끓는점 상승효과가 일어나 물이 끓는 속도가 빨라진다. 결과적으로 이런 솥으로 밥을 하면 밥알이 씹히는 맛이 좋아진다.

젤리나 도토리묵, 두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말캉말캉한 이 음식들은 액체라고 하기에는 흐르지 않고, 고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말랑말랑하다. 이들은 액체와 고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외력에 의해 변형되거나 복원된다. 일례로 젤리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젤라틴과 설탕을 냄비에 담고 약한 불로 가열하며 녹인다.
2. 모양을 만들 주형에 1을 붓는다.
3. 2를 냉장고에 넣고 1시간 정도 굳힌다. 

 

이 요리는 온도가 상승하다가 다시 온도가 하강하는 과정을 거친다. 도토리묵이나 두부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가열을 해 액체 상태로 만든 물질을 다시 식히면서 굳히는 과정을 거친다. 이들은 모두 물리적인 현상인 젤화(gelation)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온에서는 졸(sol) 상태의 액체로 존재하다가 온도가 낮아지게 되면 교차결합으로 인해 3차원 그물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높은 탄성을 가지게 됨으로써 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라면을 끓일 때도 흥미로운 물리현상들을 관찰할 수 있다.라면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면 쫄깃한 면발과 물의 양, 불의 세기를 들 수 있다. 라면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면을 넣기 전에 스프를 넣어야 한다.끓는 물에 스프를 넣으면 순수한 물의 끓는점인 섭씨 100도보다 끓는점이 높아진다. 물의 끓는점보다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기 때문에 면이 빨리 익게 되고 스프의 향도 더 잘 배어들게 된다. 두 번째로 면을 넣은 후 식초를 반 숟가락(15mg)을 넣는 것이다.식초를 넣으면 면의 탄수화물 조직이 치밀해져 보다 쫄깃한 면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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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라면에 식초를 첨가했을 때 면발에서 일어나는 현상. 면의 주성분인 전분과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이 만나면 면의 조직이 치밀화되면서 면발이 더욱 탱탱해 진다.

 

끓는 물에 스프를 넣으면 용액의 끓는점이 순수한 용매의 끓는점보다 높은 ‘끓는점 오름’ 현상이 일어난다.때문에 끓는점이 섭씨 107.6도로 상승한다. 식초를 넣으면 면발이 탱탱해 지는 이유는 식초의 유기산(아세트산) 때문이다. 면의 주성분인 전분과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이 만나 면의 조직이 치밀화되면서 물의 수화작용을 억제시킨다.수화작용은 수용액 속에서 용질 분자나 이온이 용매인 물 분자와 결합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작용이 억제되기 때문에 탱탱한 면발이 오래 유지된다.

이렇듯 요리를 할 때 발견되는 다양한 현상들은 당연한 것이 아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발생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요리의 맛과 향에 영양을 주는 다양한 물리․화학적인 변수들을 조절하면 우리의 식탁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 전문적인 요리개발 연구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창수 충남대 화학공학과 교수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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