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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사람을 올려 보낸 최초의 인물, 몽골피에 목록

조회 : 1044 | 2012-11-28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기 6년 전인 1783년 11월 21일, 수도 파리 서쪽에 위치한 불로뉴 숲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가 위치한 숲속 뮈에트 성에서 ‘사람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행사장의 발사대에는 지푸라기와 양털이 타오르며 회색 연기를 내뿜었고, 그 위로는 직경이 18m에 달하는 대형 열기구가 밧줄에 묶인 채 공중에서 하늘거렸다. 열기구에 매달린 바구니에는 모험을 좋아하던 물리학자 장 프랑수아 필라트르 드로지에(Jean François Pilatre de Rozier)와 그의 친구 프랑수아 로랑(François Laurent)이 올라탔다. 

신호에 따라 밧줄을 끊자 열기구는 천천히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다. 구경꾼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인류가 최초로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한 ‘유인비행’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열기구는 900m 상공에서 9km를 날아가던 중 천에 불이 붙는 바람에 베르사유 궁전 인근의 밀밭에 내려앉아야 했지만 탑승자는 무사했다. 

기구를 만든 사람은 조제프 미셸 몽골피에(Joseph-Michel Montgolfier, 1740-1810)와 동생 자크 에티엔느(Jacque-Etienne Montgolfier, 1745-1799) 형제였다. 호기심 많은 성격 덕분에 많은 발명품을 만들던 형 조제프는 남부 도시 아비뇽에서 살던 1777년, 빨래를 말리느라 피워놓은 연기를 보고 표정이 밝아졌다. 열기와 연기에 바지 주머니가 부풀어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려 한 것이다. 

그 당시 물에 적신 종이봉지에 수소 가스를 가득 채워 공중으로 날리는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되고 있었지만 실험에 성공한 이는 드물었다. 조제프는 나무로 사각 틀을 짜고 비단 천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덮은 뒤 연기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기구가 천천히 움직이며 천정까지 닿았다.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열기구’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그림 1]몽골피에 형제가 발명한 열기구.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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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프는 과학지식이 풍부한 동생을 찾아갔다. 동생은 프랑스 동남부의 대도시 리옹에서 남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아노네(Annonay)에서 가업으로 종이공장을 운영하던 중 형의 이야기를 듣고 기구 개발을 시작한다. 

1782년 12월 14일, 몽골피에 형제는 마을 인근의 들판에서 열기구를 하늘로 띄웠다. 추운 겨울하늘을 가로지른 열기구는 2km 거리를 비행하다가 내려앉았다. 자신감을 얻은 형제는 이듬해 6월 4일 공개 비행실험을 벌였다. 열기구는 2,000m 상공까지 날아올랐다. 비행에 성공한 소식은 전국을 뜨겁게 달궜고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가 초청을 하기에 이른다. 

1783년 8월 19일에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왕과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비행실험이 진행됐다. 수탉, 오리, 양 등 여러 마리의 가축을 실은 열기구는 역시나 3km를 날아갔고 무사히 착륙했다. 이 열기구는 제작에 참가한 벽지 제조업자의 이름을 따 ‘레베이용(Réveillon) 호’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11월에는 최초로 사람을 태우고 비행에 성공해 명성을 드높였다.지금도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형제의 이름을 따서 ‘몽골피에 국제 열기구 축제’를 열고 있으며, 1783년 공개비행 당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것처럼 지금도 매년 4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축제를 찾아 열기구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구경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고소공포증 때문인지 몽골피에 형제가 기구에 직접 올라타 하늘을 날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형 조제프만이 밧줄에 묶인 열기구에 잠깐 탑승했다가 내렸을 뿐이다. 반면에 형제의 라이벌이었던 자크 알렉상드르 세자르 샤를르(Jacques-Alexandre-César Charles, 1746-1823) 교수는 자신이 만든 열기구에 조수와 함께 올라타 3,000m 상공까지 날아오르며 담력을 과시했다. 다만 몽골피에 형제보다 10일 늦은 12월 1일에서야 유인비행에 성공해 큰 조명을 받지 못했다. 

샤를르 교수는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 가스를 이용해 비행에 성공했다. 그의 열기구에는 가스 조정밸브가 붙어 있어 조정이 편리해 이륙과 착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다만 폭발 가능성이 높은 수소를 사용하는 바람에 이 방법을 따라하다가 많은 과학자들이 숨지기도 했다. 최초로 열기구에 탑승했던 드로지에도 수소 가스를 사용해서 1785년에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놓인 영국해협을 건너는 시도를 하다가 폭발로 사망했다. 

이후에는 폭발 가능성이 낮은 헬륨 가스를 사용해 열기구를 만들기도 했지만 가격이 비싸 대형으로 제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대부분 놀이동산에서 만들어주는 풍선이나 대기의 상태를 관측하기 위해 하늘로 올려 보내는 라디오존데(radiosonde) 등에만 헬륨이 쓰인다. 

열기구의 원리는 단순하다. 차가운 공기보다 밀도가 낮아 위로 상승하려는 뜨거운 공기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열기구는 풍선, 연소장치, 바구니라는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지금은 수소 가스 대신 가정에서도 취사용으로 쓰이는 프로판 가스를 이용한다. 바구니에 사람이 탑승해 연소장치를 켜면 강력한 불꽃이 피어오르며 열기를 내뿜는다. 나일론 섬유로 만든 풍선에 뜨거운 공기가 가득 차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기분이 좋을 때 우리는 ‘마음이 두둥실 떠오른다’는 표현을 즐겨 쓴다. 현대식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내달려서 하늘로 급속히 날아오르지만, 열기구는 뜨거운 공기의 힘으로 떠올라 잔잔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며 낭만과 여유를 선사해준다. 오늘날 ‘인류 최초의 비행’을 꼽으라면 동력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가 가장 많이 지목되지만,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는 느림의 미학을 즐긴 최초의 비행이었다. 

글 :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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