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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타고 마다가스카르로 간 동물들 목록

조회 : 1037 | 2013-01-16

영화 ‘마다가스카’에는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살다가 하루아침에 마다가스카르 섬에 표류하게 된 사자 알렉스와 얼룩말, 기린, 하마가 등장한다. 야생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얼룩말 마티가 부린 소동 때문에 동물 4인방이 나무상자에 갇힌 채 아프리카 케냐행 배에 오르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배를 탄 펭귄들이 남극으로 항로를 돌리기 위해 난동을 부리자 나무 상자는 바다로 떨어진다. 배를 타고 가다 해류에 휩쓸려 마다가스카르에 정착한 동물 4인방, 이들은 여우원숭이 등 기이한 동물을 만나 모험을 시작한다.

영화처럼 마다가스카르에는 몸길이가 16mm에 불과한 세계 최소 크기의 카멜레온부터 7cm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하루살이까지, 독특한 생물종이 모여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생물의 80%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종들이다.

지구상에서 4번째로 큰 섬인 마다가스카르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400km 떨어져 있다. 마다가스카르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완벽하게 분리된 것은 8000만 년 전이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가 섬으로 고립되고 난 이후에도 새로운 동물들은 생겨났다. 화석 등의 자료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동물이 갑작스레 특정 시기 이후에 다수 발견됐다면, 이들은 과연 어디서 온 걸까?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는 독특한 생물종의 기원이 어디인지는 그동안 많은 학자들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영화 ‘마다가스카’에서처럼 동물들이 나무 등을 타고 이동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림]최근 과학자들이 영화 ‘마다가스카’에서처럼 동물들이 나무 등을 타고 마다가스카르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 출처 : CJ엔터테인먼트

호주 퀸즐랜드대 캐런 새먼즈 박사 연구팀은 현재 마다가스카르에 살거나 최근에 멸종한 동물 81종을 분석해 이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과 지금은 사라진 곤드와나 대륙 등에서 바다를 건너 마다가스카르로 이주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에 정착한 동물들을 나뭇더미를 타고 온 뗏목형, 몸속 지방을 에너지로 삼아 헤엄쳐 온 수영형, 쉬엄쉬엄 날아온 비행형으로 구분했다.

뗏목형 동물에는 여우원숭이, 게코도마뱀붙이, 카멜레온 등의 포유류와 양서류가 속한다. 태풍이 휘몰아치면 나무가 뽑히고 각종 식물들이 엉켜 ‘자연 뗏목’이 만들어진다. 이 뗏목에 우연히 내려앉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동물들이 해류를 만나면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할 수 있다. 실제로 1995년에는 녹색 이구아나 15마리가 길이 100m에 이르는 나무 뗏목을 타고 12일 만에 240km나 떨어진 다른 섬으로 이주한 사례가 있다.

짠물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양서류가 바다를 건너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사례는 하나 더 있다. 최근에 생성된 화산섬에 양서류가 살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화산이 폭발한 후에 양서류가 도착했을 것이므로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바다를 건넜다는 얘기가 된다. 이를 보면 동물들이 직접 뗏목을 만들어 항해한 것은 아니더라도 자연 뗏목에 휩쓸려 대륙을 이동했다는 추론은 일리가 있다.

2012년 3월 21일자 ‘영국왕립학회보 B: 생명과학’에는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원주민의 조상들 역시 1200년 전 난파된 배가 해안으로 떠밀려 와 정착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5,600km나 떨어진 인도네시아 여성이 500인승 정도 되는 배를 타고 왔을 거란 얘기다. 연구자들은 원주민 300명과 인도네시아인 3,000명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해 인도네시아인 28명 등 30여 명의 여성이 마다가스카르인의 모계조상이라고 밝혔다.

수영형 동물은 악어와 거북이, 하마처럼 수영을 할 수 있는 양서류와 포유류다. 이들은 거리상 문제 때문에 아시아 출신보다는 아프리카 출신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동물이라도 400km 이상을 헤엄쳐 오기는 힘들다. 연구자들은 수영형 동물이 성공적으로 마다가스카르에 입성하려면 수영실력보다 체내 지방량의 정도가 중요하다고 봤다. 아무리 수영을 잘한다 한들 도중에 에너지원이 떨어지면 끝까지 바다를 건널 수 없기 때문이다.

수영형 동물이라고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마다가스카르를 건너는 도중에 다른 섬에 안착한 동물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있는 유로파 섬에는 마다가스카르에 도달하지 못하고 정착한 코끼리 뼈가 남아 있다.

잉꼬, 올빼미, 박쥐 등의 조류와 포유류는 비행형이다. 이 방식은 뗏목형, 수영형과 비교할 때 가장 성공률이 높은 방식이다.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44종의 박쥐 중 적어도 24종은 날아서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거리 비행 대신 징검다리 비행을 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출발지에서 마다가스카르까지 한 번에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경유지에서 쉬어 가는 것이다. 인도에서 출발한 박쥐는 마다가스카르 북동쪽에 있는 세이셸 제도를 거쳐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꽤 먼 거리를 비행하는 동물들에게 바람과 태풍은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날아가는 도중에 뒤에서 밀어주듯 바람이 불면 훨씬 빠른 시간 내에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중생대와 신생대 사이에 남동쪽에서 무역풍이 불어와 호주나 동남아시아 동물들이 좀 더 수월하게 마다가스카르에 입성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여름에는 인도양 남서쪽에 사이클론이 형성돼 새들이나 박쥐들이 수백 km까지 이동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나 박쥐들이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은 정착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연구진은 정자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박쥐들의 정착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면 짝짓기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수월하다.

마다가스카르 동물들의 유래가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뭘까. 환경부 국립생태원 건립추진기획단의 안정화 환경연구관은 그 의미를 ‘붉은 박쥐’에서 찾았다. 우리에게 황금박쥐로 잘 알려진 붉은 박쥐는 우리나라에 사는 박쥐의 한 종류다. 그런데 붉은 박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다른 박쥐들과 달리 동면 기간이 유달리 길다. 붉은 박쥐가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조상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의 연구 결과도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아마도 이것은 과거 모든 대륙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던 것처럼, 과거의 모든 생물이 연결돼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글 : 김수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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