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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지혜- 땅 속의 김장독이 김치냉장고로 목록

조회 : 1329 | 2013-04-03

매년 늦가을이나 초겨울이 되면 일반 가정에서는 김장 담그기에 여념이 없어진다. 고추 가루, 젓갈,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을 섞어 만든 빨갛고 매콤한 김치 속을 배추나 무에 맛나게 버무려 땅속의 김장독에 보관해 놓으면 반찬 걱정 없이 한 겨울을 넉넉히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신라시대의 역사기록을 담고 있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문왕편’에 혜(醯:김치무리)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김장독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돌로 만든 독이 법주사 경내 현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김치와 김장독은 천년 이상을 함께 한 한민족 음식 문화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하지만 몇 년 전부터 우리의 김치 문화에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김치를 큰 항아리(김장독)에 담아 땅 속에서 보관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김치 냉장고라는 새로운 김치 저장고를 활용하게 된 것. 이로 인해 우리 고유의 김장독 저장 방식인 땅속 보관 방법은 김치 냉장고에 그 자리를 하나 둘씩 넘겨주고 있다.

그렇다면 김치 냉장고는 어떤 원리를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땅속 김장독과 마찬가지로 김치 냉장고는 온도 변화를 최소화 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김장독을 70cm 정도 땅을 파고 그 안에 항아리를 묻어 사용해 왔다. 이는 겨울철 70cm땅속의 온도가 섭씨 0~1도로 유지되며 김치의 발효를 억제 시켰기 때문. 여기에 옹기로 만들어진 김장독이 순환 기능이 있어 싱싱한 김치를 몇 개월, 길면 1년 이상 맛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김치 냉장고도 이 원리를 이용해 내부 온도를 섭씨 0도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싱싱한 김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김치 냉장고는 이를 위해 직냉방식으로 냉장실 자체를 통째로 냉각시킴으로써, 한겨울 김장독을 땅속에 묻은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김치 냉장고 내부의 표피를 보면 살얼음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김치 냉장고의 문도 김장독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대부분의 김치 냉장고는 위에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는 차가운 냉기가 공기보다 무거운 원리를 이용, 위에서 열고 닫을 경우 냉기의 증발을 막아 온도의 차이를 최소화 시켜준다. 일례로 일반 냉장고가 30분 문을 열어놓으면 온도차가 섭씨 20도 이상 나지만 김치 냉장고는 같은 시간 동안 섭씨 2~5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김장독인 항아리의 주둥이를 작게 해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온도차이를 최소화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어느 호기심 많은 사람이 항아리를 땅에 묻어 저장하는 김장김치가 어떻게 오랫동안 그 맛을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해 김장독에 온도계를 심어놓고 관찰해본 결과로 김치 냉장고가 개발되었다는 설이 있듯이, 김치 냉장고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의 발전이 만들어낸 문명의 산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추운 겨울 언 손을 불어가며 김장독의 김치를 꺼내 아침을 준비해야 했던 우리 여인네들의 수고와 정성은 그 어떤 과학으로도 담아 낼 수 없을 것이다. (과학향기 편집부)

 

글 :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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