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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넣어도 터지지 않는 부탄가스? 목록

조회 : 1426 | 2013-11-06

“아빠, 아빠!! 대형 사고에요! 오늘 실과 시간에 오므라이스 만들기를 했는데, 말자네 모둠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빵~ 하고 터졌거든요. 그래서 말자가 너무 놀라가지고 그만 오줌을 쌌지 뭐에요. 우하하하~ 생각해 보세요. 천하에 모범생 말자가 친구들 다 보는데서 오줌을 싸다니 정말 대박이잖아요!”



“뭐?? 그래서 다친 데는 없었니? 친구가 큰일을 당할 뻔 했는데 넌 지금 웃음이 나와? 그러고도 네가 말자 친구라고 할 수 있어?”

생각 없이 깔깔대던 태연은 전에 없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아빠 얼굴을 보고 웃음이 쏙 들어간다.

“그게 아니라, 그게…, 음…, 하나도 다치진 않았어요. 에잇~ 부탄가스는 왜 터져갖고 날 혼나게 만드는 거야, 부탄가스 미워!”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참에 안전교육을 제대로 해야겠어. 부탄(butane)은 4개의 탄소원자를 갖는 메탄계 탄화수소인데, 강한 압력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서 캔에 넣은 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부탄가스란다. 그런데 그 캔에 열을 가한다고 생각해 봐. 가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부피도 팽창하지 않겠니? 그러다 캔이 압력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부피가 팽창하면 순간적으로 빵! 하고 터져버리는 거지. 아빠 생각엔 지나치게 넓은 불판을 이용했거나, 불 옆에 부탄가스 캔을 두는 실수를 했을 것 같은데, 어땠니?”



“와! 진정 울 아빠는 족집게셔. 말자가 엄청 넓은 철판구이 전용 프라이팬을 갖고 와서 썼거든요. 그런데 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음…, 우리 딸은 가끔 아빠의 유식함을 무시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는 게 탈이야. 암튼,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너무 큰 불판을 올려놓으면 불판 밑에 모여진 열이 가스 캔에 반사돼. 그렇게 되면 복사열이 생겨서 가스 캔이 마구 뜨거워진단다. 삼발이를 빼놓고 사용하거나 알루미늄호일을 감은 석쇠를 이용해도 복사열이 생기지. 이렇게 부탄가스 캔이 복사열을 받으면 점점 온도가 높아져 가스 부피가 늘어나면서 터져버릴 수 있는 거야. 또 부탄가스 캔을 화기 옆에 두거나 다 쓴 캔을 구멍 내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매우 위험하단다.”

“엥? 다 쓴 캔은 왜 위험해요? 캔은 텅 비어있을 거고, 태울 일도 없잖아요.”

“둘 다 틀렸어. 다 썼다 하더라도 부탄가스 캔에는 약간의 가스가 남아있게 마련이고, 이것을 소각장에서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태우면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는 거지. 또 가끔 가스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물에 넣고 끓이거나 라이터로 가열하는 무식~~~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걸 바로 자살행위라고 하는 거야. 이렇게 부탄가스 캔은 상당히 위험한 물건이란다. 그래서 요즘엔 아무리 가열해도, 심지어는 섭씨 1,000도까지 주변 온도를 높여도 터지지 않는 부탄가스 캔이 출시됐단다.

“와~, 어떻게요?”



캔 뚜껑에 여러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서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가스를 저절로 배출해 폭발하지 않도록 한 거지. 압력밥솥과 같은 원리인데, 완전 밀폐된 압력밥솥에 밥을 하면 끓는점이 높아져 밥이 빠르게 잘 익지만 반면 계속 그대로 두면 압력을 버티지 못해 터져버리고 말거 아니겠니? 때문에 밥이 다 되면 뜨거운 수증기를 빼서 압력을 내리는 작업을 해야 하거든. 안 터지는 부탄가스 캔도 압력이 지나치게 올라갔다 싶으면 알아서 미리 가스를 배출해 버리는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거란다.

“쩝, 압력밥솥 얘기 하시니까 갑자기 배가 고픈걸요. 그런데요 아빠, 오늘 진짜 이상한 현상도 하나 발견했어요. 가스레인지를 다 쓰고 가스 캔을 꺼내는데 깜짝 놀랄 만큼 차가워져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멀쩡하던 캔이 불을 잔뜩 뿜어내고 나서 차가워진다니, 이건 또 뭔 요상한 일일까요?”



“좋은 지적이야. 우리 태연이가 간만에 아주 근사한 질문을 했구나. 그건 바로 기화열 때문이야. 앞에서 부탄가스가 기체를 액체 상태로 압축해 놓은 거라고 말했는데 기억나니? 그런데 우리가 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때는 그 액체를 다시 기체를 바꿔 밖으로 조금씩 내보내는 거란다. 다시 말해, 액체가 기체로 기화(氣化) 되는 거지. 모든 물질은 기화될 때 주변에 있는 열을 강하게 흡수하는데 이걸 기화열이라고 해. 열을 흡수하니까 주변 온도는 뚝 떨어지게 마련이지. 부탄가스 캔에서 가스가 나올 때도 기화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캔이 차가워지는 거란다.



“아, 뭐가 이렇게 복잡해~. 기체를 압축해 액체로 만들어서 캔에 넣었다가, 다시 기체로 만들어서 불을 붙이는데, 이때 액체가 기체로 변하면서 주변의 열을 몽땅 빼앗기 땜에, 정작 가스 캔은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는 거라구요?”

태연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입을 막는다. 자신이 부탄가스의 원리를 이토록 명확하게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 놀란 것은 아빠도 마찬가지다.

“태연아! 네 머리엔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 거니. 자동 내용정리 머신이라도 들어있는 게야? 너, 혹시 지금까지 바보를 위장한 천재였던 거 아니니?”

“어쩜 좋아. 정말 저 천재 맞나 봐요. 아바마마~ 소녀를 천재로 낳아주셔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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