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랜드

전체메뉴보기 검색 과학상자

드라마 ‘싸인’의 안티몬보다 위험한 건 천연 독? 목록

조회 : 6762 | 2014-01-29

커피를 마시고 나간 남자가 30분도 채 안 돼 사망했다. 20년 전 살해당했던 시체 한 구는 현재까지 전혀 부패가 일어나지 않았다. 20년 전 5명의 의문사,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또 다시 5명이 차례로 죽임을 당하는 의문의 사건들…. 과연 이들을 죽인 살인자는 누구인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살인 사건을 파헤쳤던 SBS 드라마 ‘싸인’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 내용은 국과수 법의관들이 시신 부검을 통해 사인(死因)을 밝혀내는 것. 도입부에 소개한 살인자의 정체는 드라마 에피소드 중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일으킨 독극물, ‘안티몬’이었다. 안티몬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때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자들은 실제 상황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등장해 일반인과 범죄자에게 안티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만 유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간에게 직접 독을 먹여 본 적 있나? 체질, 식습관, 지병을 다 고려한 정확한 치사량…, 모르지?” 라는 드라마 대사처럼 독극물로 사람이 사망하려면 독의 양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상태도 중요하다.



그림 1 안티몬은 휘안석에서 산출된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안티몬이 독성을 갖고 있는 중금속임은 확실하다. 드라마에서 ‘모차르트가 안티몬으로 독살됐다’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유럽 화가들 중 안티몬에 중독돼 죽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안티몬(antimon)은 어떤 물질일까? 안티몬은 주기율표 제5족에 속하는 은백색의 금속원소로 원소기호 Sb, 원자번호 51, 원자량 121.75, 녹는점 630.5℃, 비중 6.684이다. 안티몬은 도금, 의약품, 안료, 에나멜취약 등에 사용되며 냉각용 반도체금속으로도 사용된다.

안티몬 중독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일어날 수 있다. 값이 싼 법랑 그릇에 과일주스를 따라 마실 경우 법랑 그릇 유약에 함유돼 있는 산화안티몬이 산성인 과일주스에 섞여서 녹아나올 수 있다. 극미량이 몸에 계속해서 축적되면 안티몬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주요한 안티몬 중독 장애는 위장관(위와 창자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소화 계통의 한 부분) 질환이다. 안티몬을 섭취해 급성 중독이 될 경우 오심, 구토, 점액질이나 혈액이 섞인 설사가 유발되고 출혈성 신장염 및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안티몬을 흡입할 경우 두통, 구토, 황달, 빈혈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중독되면 피부 가려움증이나 결막염, 후두염, 두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안티몬은 발암물질로도 의심 되고 있다. 작업자가 안티몬 가스와 먼지를 흡입할 경우 폐의 양성 종양, 피부염 및 심장과 신장에 경미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토주석에 들어 있는 안티몬에 노출돼 중독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토주석은 기생충류나 균류의 감염을 치료하고 구토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외국의 경우, 850~2,500mg의 토주석을 사고로 복용한 4명의 성인에게서 비정상적인 경련, 오심, 지속적인 구토와 설사 증세가 나타났다. 이들 중 3명은 살았으나 나이가 가장 많았던 한 명은 3일 만에 여러 장기 손상으로 사망했다. 현재 알려진 토주석의 중독량은 0.01g 이고, 치사량은 0.5~1.0g이다.

드라마와는 달리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안티몬에 중독되거나 그로 인해 사망한 예는 드물다. 실제로 필자가 국과수에 근무한 10여 년 동안 안티몬에 중독돼 사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처럼 안티몬은 수은과 비소에 비해 거의 거론되지 않던 중금속이다.

비소는 독성을 가진 비금속 원소로 안티몬과 독성이 비슷하다. 1998년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 카레에 비소를 넣은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일본에 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와 유사한 범죄, 즉 각종 음식에 중금속을 넣는 사건이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에는 ‘천연 독’도 있다. 천연 독은 말 그대로 천연에 존재하는 독성 성분으로 독물성, 식물성으로 분류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천연 독으로는 복어 독이 있다. 동물성 독으로, 그 성분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다. 이 독은 복어의 간과 난소(알)에 주로 함유돼 있으며 한 마리의 복어 간에서 추출된 테트로도톡신이 32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강력하다.


그림 2 천연독을 가진 동식물. 맨 위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을 가진 복어. 아래 왼쪽부터 두꺼비알, 독버섯, 투구꽃 뿌리부분을 말린 부자(附子).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김포주변 주민들이 두꺼비 알을 식용개구리 알로 오인해 날것으로 먹고 설사와 복통증세를 일으켜 병원에 후송됐다가 3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동물성 독인 ‘부포톡신(bufotoxin)’에 중독된 사례였다. 부포톡신은 두꺼비의 침샘, 피부 등에서 분비되는 독성물질이다.

2006년 3월 경기도 연천에 사는 마을 주민 20명이 투구꽃(초오)으로 담근 술을 나눠 마셨다가 집단 중독 증세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이는 식물성 천연 독 ‘아코니틴(aconitine)’에 중독된 경우였다. 아코니틴은 투구꽃(초오)에 함유된 독으로, 뿌리>꽃>잎>줄기 순으로 독성물질이 분포돼 있다. 특히 뿌리부분은 독성이 강해 과거에는 독화살 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투구꽃의 뿌리부분을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부자(附子)’라고 부르며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식물성 독을 말하자면 독버섯도 빼놓을 수 없다. 독버섯에 함유돼 있는 ‘무스카린(muscarine)’이나 ‘아마니틴(amanitine)’은 대표적인 독성물질이다. 산을 타는 사람들이 가끔 독버섯을 생김새가 유사한 다른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먹었다가 중독을 일으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드라마에서는 안티몬이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실제로는 천연독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 독은 독성이 강한 편이고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헤치는 독이 되기도, 사람에게 이로운 약이 되기도 하는 독(毒). 정확한 과학지식만 있다면 독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

글 : 이상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약독물과장

출처 :KISTI과학향기

주제!
물질 ,생물
관련단원 보기
*초등5학년 2학기 작은 생물의 세계
나 잡아 봐라~ - 곤충의 겹눈
*초등5학년 2학기 작은 생물의 세계
황태찜
*초등3학년 1학기 우리 생활과 물질
사과도넛
사진올리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