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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고래들-소음 탓? 지구 자기장 교란 탓? 목록

조회 : 2224 | 2014-02-26

최근 들어 고래들이 해변으로 몰려와 떼죽음을 당하는 일들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은 호주, 뉴질랜드, 코르시카, 그리스, 캘리포니아, 북아프리카 등 태평양-대서양 해변 어디에서나 발생하는데 많게는 1백 여 마리 가까운 고래들이 해변으로 몸을 던지기도 한다. 왜 고래는 스스로 해변으로 올라와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로 강렬한 햇빛에 피부가 타고 심장혈관이 파열되어 사망하는 무모한 행동을 할까?

초기에는 가족 중 한 마리가 뭍에 갇힌 것을 다른 구성원들이 구하려다 참사를 당했다는 해석이 지지를 받기도 했다.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의 하나로 평가되는 고래는 신비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초음파를 통해 서로간에 의사소통을 하는데다 갓 태어난 새끼가 호흡을 하지 않을 때에는 어미 돌고래나 그 동료들이 수면까지 새끼 고래를 끌어올려 호흡을 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동료나 가족이 그물에 걸리면 주변을 떠나지 않고 슬퍼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고래들이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동물들 중 침팬지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가 아프리카 곰베의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관찰할 때, ‘플로’라 불리는 어미 침팬지가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그 침팬지에게는 ‘피피’라는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식음을 전폐하며 어미의 시체 곁에 머물다 결국 한 달 만에 어미의 뒤를 따라 죽고 말았다고 한다. 돌고래도 침팬지처럼 그럴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해양학자들은 그보다 다른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강력하고 다중적인 바닷속 소음’ 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그 중 하나다.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선박의 엔진 소리와 물고기를 더 많이 잡기 위해 사용하는 음파탐지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증가가 고래에게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미국의 켄 발콤 같은 해양학자들이 대표적인 주창자인데, 그는 바하마 해안에 하루에만 14마리의 고래가 떠밀려 온 사건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인근에서 군함들은 대략 235dB(데시벨) 정도의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인간으로 따지자면 지진에 버금가는 소음이라는 것.



실제로 그는 자살한 고래의 머리 부분을 해부해 보기도 했는데, 고래의 귀 주위에 상처가 나 있었고 이 때문에 뇌출혈이 일어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바닷속 소음이 바다생물의 생존에 치명적이라면, 작은 물고기부터 고래까지 모두 해안가로 떠밀려와 자살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을 설명해 줄 수 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방향감각에 이상이 생긴 탓’이라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살하려는 고래들을 어렵게 바다로 되돌려 보내도 대부분 다시 해변으로 되돌아 오는데, 이것은 고래들의 의지라기보다 방향감각의 이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자살을 감행하는 일부 고래의 경우, 방향감각 기관이 있는 귀 부근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적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고래들이 방향감각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 격인 고래가 해변으로 향하면 다른 건강한 고래들도 그 뒤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고래가 방향감각을 상실하는 것이 ‘지구 자기장의 교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킬 대학 클라우스 판젤로브 교수 팀이 1712∼2003년 사이에 북해 해변으로 몸을 던진 향유고래를 조사했는데, 흥미로운 결과를 찾아냈다. 고래들의 자살 중 상당 수가 8~17년의 일정한 주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즉 지난 3백년간 북해에서 자살을 선택한 97마리의 향유고래 중 87마리가 태양활동이 왕성해진 시기에 자신의 몸을 해안으로 던졌다는 것이다.



판젤로브 교수는 이를 고래가 비둘기처럼 자기장을 감지해 이동 경로를 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향유고래가 장거리를 이동할 때 시각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만큼 자기장 감각 기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둘기의 경우에도 태양활동이 활발할 경우 길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고래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도 북해의 향유고래에 한정되어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결국 몇 년을 주기로 지구촌 대양의 해변 이곳 저곳에서 고래들이 집단적인 죽음을 선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쾌하게 그 원인을 설명해 주는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할 지도 모른다. 한가지 분명하고도 중요한 점은 이러한 연구들이 산업혁명 이전에 대양의 주인으로 군림해 왔던 고래들이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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