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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지구, 사막화를 막아줘! 목록

조회 : 2033 | 2014-03-19

봄이 되면 따뜻한 기운이 공기를 감싼다. 이 시기에는 나무가 싹을 틔우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도 기지개를 켠다. 봄은 단단하게 얼어 있던 겨울의 땅도 녹인다. 사막 지역에서 겨우내 얼어 있던 건조한 토양은 녹으며 잘게 부서진다.

그런데 건조한 토양이 녹을 때 크기가 20㎛ 이하인 모래먼지도 생겨난다. 이 모래먼지들은 강력한 바람을 타고 3000~5000m 상공에 올라간다. 이때 모래먼지를 이동시키는 바람은 땅에서 생긴 상승기류다. 사막처럼 땅이 메마른 지역에서는 햇빛이 땅에 반사되면서 공기가 뜨겁게 가열돼 위로 오르는 바람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래 바람의 발원지에서는 바람의 높이가 1km를 넘기도 하고, 그 면적이 한반도 전체를 덮을 정도로 큰 경우도 있다. 2010년 3월 20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중국 상공의 위성사진은 거대한 황사의 위용을 거침없이 보여줬다.

비교적 큰 입자들은 발원지와 인근에 떨어지지만 작은 입자들은 초속 30m의 제트기류를 타고 먼 여행을 시작한다. 제트기류를 탄 황사는 1만 5000km를 날아 캘리포니아 연안에 도착한 뒤 다시 캘리포니아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또 로키산맥을 넘어 미국의 동부까지도 날아간다.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가는 것이다. 중국의 황사만 이처럼 멀리 여행하는 건 아니다. 아프리카의 ‘황사’철은 5~10월.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먼지는 며칠 만에 대서양을 건너고, 카리브해 연안과 미국 남동부까지 날아간다.

황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나 나타나는 기후 현상이다. 그 역사도 오래 됐다. 우리나라는 삼국사기에 신라 아달왕(174년) 때 우토(雨土)라는 기록이 최초이다. 중국의 황사 기록은 그보다 훨씬 전인 기원전 1150년의 것이 남아 있다. 황사가 꼭 악역만 맡아온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황사 속에는 농작물의 성장에 꼭 필요한 무기물이 있어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그런데 근래 황사가 더욱 빈번해지고 강도도 세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황사를 연구하는 대다수 학자들의 의견은 사막화로 모아진다.사막화가 일어난 대표적인 지역은 아프리카의 사헬 지방이다. 사헬은 사하라 사막 남쪽 북위 14~20도에 걸친 거대한 초원지대다. 이곳이 사막화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인구가 늘고 가뭄이 겹치면서 1972~73년에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고, 1982~85년에는 수백만 명이 사망하는 재난을 겪었다.

사헬 사막화는 경작지 확보를 위한 화전, 벌채, 가축 방목으로 인한 초원의 훼손이 원인이었다.초원의 수목이 사라진 지표면은 바람과 물의 침식을 견디지 못하고, 영양분과 수분을 품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황량한 땅이 되며, 대기 중의 산소와 먹이 부족으로 동물들이 사라지게 된다.

애초에 존재하는 사막이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 사막은 빙하, 열대우림, 습지 등과 마찬가지로 지구 고유의 환경으로 보존되어야 할 가치를 지닌 생태계다. 하지만 인간은 ‘사막은 농작물이 자라지 않고 인간이 살 수 없는 나쁜 땅’이라고 인식했고 건조지를 개척해 사막이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했다. 그 결과는 오히려 사막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쪽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황사의 진원지인 중국 서북지역도 이러한 인간의 자연 개입 때문에 사막화되는 지역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혁명 이후 건조지역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토지를 개간해 농경을 시작하니 일견 비옥한 땅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댐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물줄기를 막아 사막의 면적만 늘리게 되었다.

지난 50년간 사막으로 변한 곳이 65만㎢ 더 늘었다. 최근엔 사막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해마다 6~10㎢씩 느는 추세다. 지금도 건조 지역에서 사막화가 진행 중이며 피해를 당하는 인구는 2억 5000만 명에 이른다. 사막화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심하지만, 중국, 미국 서부, 유럽 남부, 호주 등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가 더욱 강력해지는 요인에는 기후 변화도 있다. 국립기상연구소 김지영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칼호 부근 한랭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내몽골 동부 지역과 만주 지역에서 강한 바람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동부에서도 황사가 빈번하게 생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한반도까지 빠르게 이동하므로 예보가 어렵고, 황사 농도가 높아 피해는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살랑 봄바람이 불면 황사 걱정부터 한다. 황사는 야외활동의 지장 수준을 넘어 기관지 질환, 결막염 등의 질병을 유발시키고 정밀 전자제품의 고장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제 손실을 입히는 실질적인 문제가 된 셈이다.

2006년 일본 기상연구소는 황사에 포함된 카본블랙 같은 물질이 태양열을 강하게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립기후자료센터와 스크립해양학연구소도 2007년부터 PACDEX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황사 속 중금속과 각종 탄소화합물이 기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인간이 지구 환경에 개입해 점차 심각해지는 사막화와 그 결과물인 황사. 그리고 황사가 다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우리는 목격하는 중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KISTI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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