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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김 라일락을 아시나요?

미스김 라일락

우리나라의 털개회나무가 미국으로 가서 미스김 라일락으로 변신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 by David J. Stang CC-BY-SA 4.0 (Wikimedia Commons)


일제 강점기가 끝난 한반도는 강대국에게는 무주공산이었습니다. 남한은 미국이 북한은 소련이 점령하게 되고 군인들이 들어왔습니다. 군인뿐만 아니라 학자들도 들어오게 되는데, 그 중에 식물학자들과 식물채집가들은 전국을 돌며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조사하고 채집했습니다.


미국의 식물채집가 엘린 미더는 북한산에서 수수꽃다리라고도 부르는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집해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미더는 털개회나무를 개량해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게 됩니다. 막대한 로열티를 받고 말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수입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미스김 라일락은 하나의 예일 뿐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 우리도 모르게 외국으로 반출되었다가 남의 나라 식물로 둔갑해 비싼 값으로 다시 수입되고 있습니다.

 


목화에서 감자까지


사람들은 땅에 경계선을 긋고 각 나라별로 나누어 살지만, 식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흙, 물, 햇빛이 있는 것이라면 식물에게 국경선은 없습니다. 따라서 식물들은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거나 사람들에 의해 여기저기 옮겨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용 가치가 큰 식물 즉, 작물들은 함부로 국경선을 넘는 것을 통제해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목화입니다.

목화

중국에서 가져온 목화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되었다 .


목화는 인도가 원산지로 작물로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1800년경부터 인도에서 목화를 이용했고, 불교와 함께 중국에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 원나라 사신으로 갔던 문익점(1329~1398)이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목화는 아주 중요한 식물 자원이었으므로 외국으로 반출되는 것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익점이 붓대 속에 넣어 몰래 가지고 온 것이지요. 중국 입장에서는 도둑을 맞은 것이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목화 종자가 들어와 재배되기 시작했고, 옷이며 이불에 솜을 이용하면서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된 것입니다.


목화 이외에도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작물들은 여러 가지 시기와 경로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많습니다. 고추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따라 들어왔습니다. 워낙 자극적이기 때문에 고초(苦椒, 쓴 후추라는 의미)라고 불리던 것이 고추가 되었습니다. 토마토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임진왜란 직후 명나라로부터 들어왔습니다. 고구마는 중앙아메리카 원산으로 영조 때 일본 통신사 조엄이 대마도에 가져왔습니다. 감자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1825년 경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래서 고구마는 남감, 감자는 북감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고구마와 감자는 흉년이 들었을 때 백성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준 아주 중요한 작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구황작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식량이었지요. 그런데 20세기가 되면서 우리나라의 식물 자원이 아무런 통제 없이 외국으로 반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추 토마토 감자 고구마

고추, 토마토, 고구마, 감자 등 우리 식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물들이 외국에서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공짜로 들어온 것이 많다.



구상나무에서 비비추까지

일제시대 일본의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은 10년 동안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식물 조사를 하고 학명에 본인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식물의 체계적 연구가 이루어지 않았고 따라서 학명이 제대로 붙여지지 않았습니다. 미선나무의 학명은 아벨리오필룸 디스티쿰 나카이, 금강초롱꽃의 학명은 하나부사야 아시아티카 나카이처럼 나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특히 금강초롱꽃의 학명 속의 하나부사야는 경술국치의 주역인 초대 일본 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의 이름을 넣은 것입니다.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여 우리의 특산식물을 일본으로 가져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일제강점기니 일본은 그렇다 쳐도 미국에서도 우리 식물을 반출해 갔습니다. 20세기가 되면서 영국, 미국, 네덜란드 등 강대국들은 생물자원의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보고 전 세계를 누비며 특이한 동식물을 가져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 외국으로 반출된 사례는 너무 많아 정리조차 안 될 정도입니다.


구상나무

제주도에서 자라는 구상나무. by Eggmoon CC-BY-SA 3.0 (Wikimedia Commons)


1917년 영국 출신 미국의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은 제주도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하여 미국으로 가져갔습니다. 이 구상나무는 개량을 거쳐 크리스마스트리로 둔갑하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 전까지 크리스마스트리로 가문비나무를 많이 썼는데 너무 큰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윌슨은 구상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랄 수 있도록 개량한 것이지요.


비비추

광택이 나는 잎을 가진 유일한 비비추 종류로 인기가 많은 잉거비비추. / by David J. Stang CC-BY-SA 4.0 (Wikimedia Commons)


1982년 미국의 식물학자 잉거리 존슨은 홍도에서 특이한 비비추 종류를 발견하고 역시 미국으로 가져갔습니다. 전 세계에 비비추 종류는 아주 많지만 광택이 나는 잎을 가진 비비추는 홍도에 사는 비비추가 유일했던 것입니다. 이 홍도비비추는 우리나라에서만 나는 특산식물입니다. 홍도비비추 역시 잉거비비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튤립축제, 장미 축제, 백합 축제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전국에서 꽃 축제가 열립니다. 매화축제, 산수유축제, 벚꽃축제를 시작으로 튤립축제, 장미축제, 백합축제가 여름까지 이어집니다. 매화, 산수유, 벚꽃은 일정한 장소에 한꺼번에 많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즐기는 축제입니다. 그에 비해 튤립, 장미, 백합 등은 여러 가지 품종을 한꺼번에 보여 줌으로써 꽃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만큼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수많은 품종이 개발된 것이지요.


튤립

아름다운 튤립 품종 속에는 품종보호권으로 인정받는 로열티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예쁜 꽃을 심고 가꾸려면 종묘상이나 묘목상에서 사와야 합니다. 그런데 식물이 외국에 수입한 것이라면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에 로열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없던 물건을 만들면 특허권을 인정해 주듯이 새로운 품종을 만들면 품종보호권을 인정해 줍니다. 그 품종을 사거나 수입하려면 정해진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지요.


앞서 말한 미스김 라일락, 구상나무, 잉거비비추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져갔다고 해서 공짜로 받을 수는 없습니다. 튤립, 장미, 백합의 아름다움 속에는 품종보호권에 의한 로열티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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