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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공전하는 고리 형태의 천체, 카이퍼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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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퍼 벨트의 상상도by ESA/Hubble CC-BY-4.0(Wikimedia commons) 



태양을 공전하는 고리 형태의 천체, 카이퍼 벨트


생텍쥐페리의 소설에서 ‘어린왕자’는 소행성 B612에서 왔습니다. 소설 속 B612는 1909년 발견돼 1920년 공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소행성 ‘612 베로니카’는 1906년 발견됐습니다. 소설처럼 1909년에 발견된 소행성은 676~695번뿐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왕자의 별은 상상의 별입니다. 




소행성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미처 행성이 되지 못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작은 행성 또는 충돌 파편을 가리킵니다. 띠를 이뤄 태양을 공전하며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포진해 있습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 ‘아스테로이드 벨트’(Asteroid belt)가 있고, 더 먼 해왕성 바깥에 소행성대 ‘카이퍼 벨트’(Kuiper belt)가 있습니다.






제럴드 카이퍼, “혜왕성 넘어, 혜성의 재료가 되는 공급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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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카이퍼 ⓒPublic domain(Wikimedia commons)




태양계의 행성을 연구하던 일부 과학자가 태양계가 명왕성에서 끝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해왕성 바깥에 다른 천체들이 있을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1951년 네덜란드 출신의 미국 천문학자 제럴드 카이퍼(1905~1973년)가 황도면 가까운 곳에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천체가 있다고 제시한 것입니다.



카이퍼가 처음 카이퍼 벨트의 존재를 제안했던 이유는 헬리 혜성처럼 공전주기가 200년보다 짧은 혜성들이 모여있는 재료의 공급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태양에서 거리에 따른 분포를 보면, 혜왕성이 있는 30AU에서 시작해 43AU 근방에서 최대 밀도를 보이다가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100AU까지 이어집니다. 



이 영역 안에 수백만~수천만 개의 얼음과 암석으로 이뤄진 혜성과 소행성들이 모여 있다고 추측한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띠 모양을 한 천체를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카이퍼 벨트’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 천체는 태양계의 해왕성 궤도(태양으로부터 약 30AU)보다 바깥쪽에 있는 구멍이 뚫린 고리 형태의 원반입니다. 카이퍼의 가설은 1992년 지름 320km짜리 천체 ‘1992 QB1’이 발견되면서 입증됐습니다. 



그 뒤 카이퍼 벨트에서 약 670개의 천체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명왕성도 그 언저리에 있습니다. 명왕성이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격하된 것은 카이퍼 벨트의 천체들을 끌어들일 만한 중력을 갖지 못한 탓입니다. 명왕성보다 크고 위성도 있는 왜소행성 에리스, 1호 소행성 세레스도 행성 지위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소혜성에서 혜성으로 탈바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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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퍼 벨트 천체와 태양을 향하는 혜성의 상상도 by ESA/Hubble CC-BY-4.0(Wikimedia commons)





카이퍼 벨트는 소행성대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해왕성 궤도 바깥으로 폭넓게 위치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암석과 금속으로 구성된 소행성과 달리 카이퍼 벨트는 혜성처럼 얼음과 먼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카이퍼 벨트에서 불안정한 궤도를 돌던 천체 가운데 일부는 200년 이하의 주기로 태양에 가까이 다가왔다 멀어지는 혜성이 됩니다. 



소행성은 단단한 반면, 혜성은 푸석푸석한데 어떻게 소행성이 혜성으로 변신하는 것일까요? 사실 멀리서 관측하면 소행성과 혜성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혜성은 기체를 내뿜어 핵 주변에 뿌연 코마를 갖거나 꼬리가 길게 뻗어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행성대와 카이퍼 벨트 사이에서 ‘센타우르’(Centaur)라 불리는 소천체가 100개나 넘게 있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 괴물처럼 센타우르는 소행성도 카이퍼 벨트도 아닙니다. 카이퍼 벨트의 일부가 목성의 영향을 받아 궤도가 교란되면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와 혜성이 될 수 있습니다. 센타우르는 카이퍼 벨트와 혜성의 중간 형태입니다. 



실제로 2005년 12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부 최영준 박사가 소행성으로 알려진 센타우르의 하나인 ‘에쉐클루스’(Echeclus)를 관측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단단한 소행성으로 알려져 있던 이 천체가 뿌옇게 보였던 것입니다. 에쉐클루스에서 기체가 분출되면서 혜성의 특징인 뿌연 코마가 생겼습니다. 최 박사는 이 사실을 바로 국제 소행성센터(MPC)에 보고했고 에쉐클루스에는 소행성 번호(60558)에 주기 혜성을 뜻하는 기호(P)가 붙여졌습니다. 



‘60558 174P 에쉐클루스’. 소행성에서 혜성으로 탈바꿈한 두 번째 사례를 우리나라 과학자가 발견한 것입니다. 첫 번째 사례는 발견된 지 1년 만에 코마를 보인 카이론(Chiron)입니다. 카이론은 기체를 강하게 분출해 혜성처럼 근일점(태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의 위치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인류의 시야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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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에 접근하는 뉴허라이즌스의 상상도 ⓒ Public domain(Wikimedia commons)





카이퍼 벨트가 태양계 끝은 아닙니다. 그 너머에 에리스가 속한 ‘산란 원반’(Scattered Disk), 더 바깥에는 수조(兆)개 핵으로 이뤄진 거대한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 태양계를 감싸고 있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 생성 때의 잔재여서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2006년 카이퍼 벨트를 향해 탐사선 뉴허라이즌스가 발사됐습니다. 뉴허라이즌스는 태양계 바깥을 향하고 있는 다섯 번째 탐사선으로 2017년 12월 지구에서 61억2000만km 떨어진 카이퍼 벨트의 천체 사진을 촬영해 지난 2월 지구에 보내왔습니다. 이 사진은 가장 먼 거리에서 우주 탐사선이 보내온 사진으로 기록됐습니다. 


기존에 가장 멀리서 우주 탐사선이 촬영한 사진은 보이저 1호가 1990년 지구로부터 약 60억km 거리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이었습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 사진에 조그맣게 담긴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탐사선 뉴허라이즌스는 12년 간의 세월을 날아 카이퍼 벨트의 신비를 전해주었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태양계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간이 겨우 알아낸 명왕성까지 거리는 48억km입니다. 태양계 밖 가장 가까운 별은 빛의 속도로 4.3년을 가야 한다고 합니다. 뉴허라이즌스는 인류의 시야를 어디까지 확장시켜주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참고문헌
《과학동아》, 2009년 3월호, 소혜성이 혜성으로 변신한다고요?, 170~171p.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104&cid=47340&categoryId=4734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2162124005&code=6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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