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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반응하는 눈, 양자역학을 이해하면 보인다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1

 

우리가 보는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합니다. 따라서 눈도 이런 변화에 맞출 수 있어야 하지요. 먼저 낮과 밤은 우리 눈이 느끼는 가장 큰 혼란입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세기가 아주 크게 차이가 나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이 속한 영장류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낮과 밤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잘 인지할 수 있는 눈을 지녔습니다. 과연 우리들 눈에는 어떤 메커니즘이 숨어있는 걸까요?

 

 

 

 

 


늘리고, 줄이고, 두꺼워지고, 얇아지고...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2


사람의 홍채
 

환경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우리 눈에는 홍채가 있습니다. 홍채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도넛 모양의 원판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데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있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막아주는 가림막 구실을 합니다. 또 머리끈처럼 둥근 모양의 환상근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방사형 모양의 종주근이라는 두 가지 근육이 있어 홍채를 늘리고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환상근은 늘어나고 종주근은 바깥쪽으로 수축하여 동공을 확장하고, 밝은 곳에서는 반대로 환상근이 줄어들고 종주근이 안쪽으로 늘어나 동공을 줄여줍니다.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3

 

초점을 맞추기 위한 수정체의 역할 by Erin Silversmith CC BY-SA 2.5 (Wikimedia)

 

우리는 가까운 곳도 보고, 먼 곳도 보지요. 이때 가까운 곳의 물체는 상이 크게 맺히고 먼 곳의 물체는 상이 작게 맺히는데 그에 따라 상이 맺히는 위치가 달라집니다. 이를 조절하여 정확하게 망막에 상이 맺히게 해야 사물의 형태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를 조절하는 것이 수정체입니다. 가까운 곳을 볼 때 수정체가 두꺼워져서 빛의 굴절률을 크게 하여 상이 망막 뒤에 맺히지 않고 망막에 맺힐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먼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얇아지면서 상이 망막 앞에 맺히지 않게 조절을 해주지요. 이런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근시나 원시가 됩니다.


 

 

 

 

 

 

빛을 느끼는 두 가지 세포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4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구조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구조 @Blueconemonochromacy.org/how-the-eye-functions
간상세포의 구조 by Madhero88 CC BY-SA 3.0 (Wikimedia)
원추세포의 구조 by Ivo Kruusamägi CC BY-SA 3.0 (Wikimedia)

 

물체에서 반사되거나 나온 빛은 앞에서 다룬 것처럼 홍채, 수정체를 조정하여 망막에 맺힙니다. 망막에는 이런 빛을 느끼는 두 가지 종류의 시각세포가 있습니다. 간상세포원추세포지요. 그중 간상세포는 광자(빛 알갱이) 하나에도 반응할 만큼 민감도가 높습니다. 간상세포는 빛에 느리게 반응하는데 이런 느린 반응 자체가 적은 양의 빛에도 반응할 수 있게 해주지요. 또 간상세포는 여러 개가 하나의 시신경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빛의 세기가 약해도 그를 모아서 시신경에 전달할 수가 있지요.

 

반대로 원추세포는 세포 하나당 시신경이 하나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빛의 세기가 어느 정도 되어야 신경에서 그를 감지하여 뇌로 연결할 수 있지요.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는 원추세포를 통한 시각 기능은 활성화되질 않습니다. 대신 원추세포는 세 종류가 있는데 종류에 따라 주로 받아들이는 빛의 파장이 다릅니다. 이를 통해 색을 감지할 수 있지요. 어두운 밤에 사물을 볼 때 형태는 볼 수 있지만, 색을 잘 구분할 수 없는 것은 빛의 세기가 약해 원추세포는 반응하지 못하고 간상세포로만 빛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을 감지하는 로돕신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5

 

로돕신 구조


 

원추세포와 간상세포 안에는 얇은 막들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마치 여러 개의 원반이 원통 모양으로 쌓여있는 모습이지요. 그 얇은 막에는 로돕신이라는 화합물이 박혀 있습니다. 옵신이라는 거대 단백질과 레티넨(레티날)이라는 생체 분자 두 물질이 결합한 형태의 화합물입니다. 빛이 망막의 시각세포 속의 로돕신을 비추면, 로돕신의 레티넨은 빛의 자극에 의해 구조가 바뀝니다. 어두울 때는 같은 쪽으로 굽어 있다가 빛을 받으면 서로 대칭적 형태가 되는 것이지요. 그에 따라 레티넨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이제 홀로 남은 옵신의 구조가 바뀝니다. 이런 옵신의 변화는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 축색돌기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중단시키게 됩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연결된 신경세포들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차단되면 신경세포들이 빛이 왔다는 정보를 뇌로 보내게 되지요.

 

 

 

 

 

 


빛은 파동이지만 입자이다

 

흔히 우리가 빛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입니다. 전자기파는 진동수에 따라 감마선에서부터 X선, 자외선, 가시광선(빛), 적외선, 전파 등으로 나뉘는데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지요.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우리 눈은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볼 수 없습니다. 또 전파나 엑스선 감마선도 볼 수 없지요. 그러면 왜 우리 눈의 시각세포들은 특정한 전자기파에만 반응을 하는 걸까요? 시각세포의 레티넨이 모양을 변화시키는 것은 레티넨의 전자 일부가 빛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서 들뜬 상태가 되기 때문인데 왜 자외선이나 적외선 등 파장이 다른 영역의 빛은 레티넨의 전자에 흡수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6

 

광전 by Wolfmankurd CC BY-SA 3.0 (Wikimedia)

 

 

빛은 원래 파동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다양한 실험이 빛이 파동임을 증명했지요. 그런데 20세기 초 아인슈타인광전효과라는 현상에 대해 빛이 입자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 이론이 받아들여져 노벨물리학상을 탑니다.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빛의 색이 다른 것은, 즉 진동수가 다른 것은 빛 입자 한 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의 이론에 따르면 파란색 빛은 빨간색 빛보다 입자 한 개가 가지는 에너지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론만으로는 앞서 제기한 의문에 전부 답할 수가 없습니다. 가시광선보다 빛 입자 한 개의 에너지가 적은 적외선이나 전파는 그렇다고 치고,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더 많은 자외선이나 엑스선은 왜 레티넨의 구조를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요?

 

 

 

 

 

 

 

전자는 편식쟁이

 

시각의 성립과 양자역학_7

 

“전자는 특정한 양의 에너지만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보어의 원자 모형 by JabberWok CC BY-SA 3.0 (Wikimedia)

 

 

여기에 대한 답은 닐스 보어가 내놓았습니다. 전자는 받아들일 수 있는 에너지 값의 영역이 정해져 있어서 딱 그 값에 맞는 에너지를 가진 빛이 올 때만 흡수하고 그 외의 빛이 오면 외면해버린다는 것이죠. 이때 전자가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는 그 전자가 어느 원자핵에 붙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또 어떤 분자의 어디에 놓여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지독한 편식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레티넨의 특정 부위에 있는 전자가 왜 가시광선 영역의 빛만 흡수해서 모양을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추세포

 

각기 다른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세 가지 원추세포 @Public Domain

 

 

원추세포가 세 종류라는 것은 결국 세 가지 종류의 레티넨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 각각의 레티넨은 구조가 조금씩 달라서 서로 흡수할 수 있는 파장의 영역이 다른 것이죠. 어느 레티넨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흡수하는 빛이 달라지고 이를 통해 우리는 색깔을 구분합니다. 양자역학의 시작이 된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와 보어의 이론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이 정해진 이유를 말해주지요.

 

 

 

 

 


원추세포는 왜 세 개일까?

 

영장류

세 가지 종류의 원추세포로 더욱 다양한 색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영장류


 

인간이나 원숭이 호랑이 늑대 등을 포유류라고 합니다. 털이 나고 알 대신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동물이지요. 그런데, 이 포유류의 대부분은 원추세포의 종류가 두 가지입니다. 원추세포를 세 종류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정도 빼고는 별로 없지요. 왜 영장류만 원추세포를 한 종류 더 가지고 있는 걸까요?

원래 공룡이 지상을 호령하던 중생대에 포유류의 선조들은 대부분 야행성이었습니다. 즉 밤에만 돌아다녔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니 색을 굳이 여러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시광선의 양쪽 끝인 빨간색과 파란색을 받아들이는 적원추세포와 청원추세포만 있어도 되었던 거지요.

 

그러나 공룡의 시대가 끝나고 포유류가 여러 다양한 무리로 진화를 했는데 그 중 숲에서 사는 영장류는 주로 열매나 꽃의 꿀을 먹었지요. 온통 녹색인 숲에서 빨갛고 노랗고 파란 열매와 꽃을 찾으려면 아무래도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더 좋은 편이 유리하지요. 그 와중에 적원추세포의 일부가 구조가 바뀌어 초록색 부분의 빛을 주로 받아들이는 녹원추세포가 된 돌연변이가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불리하지만 이 돌연변이는 아주 유리하지요. 이 돌연변이를 가진 영장류의 자손들이 더 많이 번성하고 현재의 영장류와 우리의 조상이 되었지요. 그래서일까요? 녹원추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옛 조상과 비슷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적녹색맹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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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톤


팬톤의 2020년 올해의 색 classic blue와 2019년 올해의 색 living coral @Pantone

 

지금 우리가 이처럼 다양한 색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이유도 결국 영장류 시절의 선조가 이뤄낸 진화의 결과인 거죠. 팬톤은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합니다. 2020년은 classic blue라고 하더군요. 2019년은 living coral이었습니다. 우리 선조가 녹원추세포를 가지지 않았다면 두 색깔은 아마 구분할 수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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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C%88%98%EC%A0%95%EC%B2%B4#/media/%ED%8C%8C%EC%9D%BC:Focus_in_an_eye.svg
https://ko.wikipedia.org/wiki/%EA%B0%84%EC%83%81%EC%84%B8%ED%8F%AC#/media/%ED%8C%8C%EC%9D%BC:Cone2.svg
https://ko.wikipedia.org/wiki/%EC%9B%90%EC%B6%94%EC%84%B8%ED%8F%AC#/media/%ED%8C%8C%EC%9D%BC:Cone_cell_en.png
https://en.wikipedia.org/wiki/Rhodopsin#/media/File:Bovine_rhodopsin.png
https://ko.wikipedia.org/wiki/%EB%B3%B4%EC%96%B4_%EB%AA%A8%ED%98%95#/media/%ED%8C%8C%EC%9D%BC:Bohr_atom_model.svg
https://en.wikipedia.org/wiki/Cone_cell#/media/File:Cone-fundamentals-with-srgb-spectrum.s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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