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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는 이를 때울 때 비싼 금을 쓰는 진짜 이유는?

 

한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99%가 치과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비단 젊은 여성뿐만이 아닙니다. 치료할 때의 극심한 고통에 특유의 기계음과 냄새까지 더해져 많은 사람이 치과를 떠올리기만 해도 무서움을 느끼지요.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치과에 가기 싫은 이유에는 치료에 드는 만만치 않은 비용도 한몫하지 않을까요? 충치 때문에 치과에 가면 썩은 부분을 파내고, 그 부분은 다른 재료로 채워 넣게 됩니다. 아말감, 레진, 세라믹, 금 등 사용되는 재료에 따라 치료비도 천차만별이라 치료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치과에서는 도대체 왜 비싼 금을 사용하는 걸까요?

 

치과

 

 

 

 

 

 

열팽창계수 - 치과용 재료의 주요 요건

 

의료용 재료들의 첫 번째 요건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치아 복구용 재료는 침에 의해 부식되지 않아야 하고, 마모되거나 깨져서 체내로 흡수되어도 독성 반응 일으키지 않아야 하지요. 보통 치과에서 금을 사용하는 이유가 안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금을 제외한 다른 재료들도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안정성 때문이 아니라면 왜 꼭 금이어야 할까요? 치아 복구 재료의 또 다른 중요한 조건들로 기계적·열적 성질, 가공성, 심미성 등을 고려하게 되는데,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열팽창계수입니다.

 

대부분의 고체 재료는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늘어나고, 온도가 내려가면 부피가 줄어듭니다. 고체를 구성하는 원자들 사이의 평균 거리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열팽창(thermal expansion)이라고 불러요. 늘어나는 정도는 물질마다 다르지요. 온도가 증가할 때 물질이 팽창하는 정도를 열팽창계수(thermal expansion coefficient)로 정의합니다. 열팽창계수가 클수록 온도에 더 민감하게 늘어나거나 줄어듭니다. 모든 물질은 각각 고유의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어요.

 

열팽창계수

 

고체 내의 원자는 스프링에 연결된 공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고체 속 원자들은 고정된 위치에서 진동 또는 회전 운동을 하고 있지요. 스프링이 느슨해져서 원자들이 고정된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를 액체, 스프링이 끊어져서 원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태를 기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금과 치아는 비슷한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다

 

치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늘어나고, 아주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줄어들게 됩니다. 물론 그 변화가 너무 작아서 우리가 눈으로 보거나 느끼지는 못합니다. 문제는 충치 치료를 받은 치아예요. 만약 치아와 열팽창계수가 많이 차이 나는 재료로 이를 때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치아보다 열팽창계수가 큰 물질을 사용하게 되면 충전재가 들뜨거나 깨지고, 또 때에 따라 채워 넣은 부분이 떨어져 나가기도 할 것입니다. 미세하게 들뜨거나 깨진 부분으로 세균이 침투하면 2차 충치가 발생할 수 있어요. 저렴한 가격의 아말감과 치아와 색이 유사해서 선호도가 높은 레진은 치아의 법랑질보다 큰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말감이 2배, 레진이 5배 정도 크지요. 그에 비해 금(또는 금합금)은 법랑질과 비슷한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재료 대비 들뜨거나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적습니다. 금은 앞서 언급했던 생체안전성이나 기계적 성질, 성형성 측면에서도 우수합니다. 눈에 띄는 누런 색깔과 비싼 금액 때문에 사용이 꺼려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요.


치아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열팽창을 시각화한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부피변화는 그림과 같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열팽창계수 크기 비교: 레진 > 아말감 > 금(금합금) ≒ 법랑질)

 

 

 

 

 

 

 


철근 콘크리트 - 비슷한 열팽창계수 갖는 재료들을 응용한 사례

 

재료의 열팽창계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주요 건축 자재인 철근 콘크리트도 치과용 재료처럼 비슷한 열팽창계수를 갖는 두 재료를 응용한 사례입니다. 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래, 자갈, 물로 구성된 세라믹 재료예요. 결합제 역할을 하는 시멘트에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모래와 자갈을 분산시킨 후에 굳혀서 만들지요. 도자기 같은 세라믹 재료는 충격을 받으면 쉽게 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콘크리트 역시 충격에 취약한 것이 단점입니다. 콘크리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공기구멍으로 물이 침투해서 얼었다가 녹는 과정이 반복되면 균열이 발생하게 되지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굳히기 전에 철근을 심어 놓으면, 강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수분에 의해 부식되기 쉬운 철근은 콘크리트로 보호를 받게 되고요. 아주 놀랍게도 철강재와 콘크리트는 거의 비슷한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철근 콘크리트로 세운 건물을 오랜 시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철근 콘크리트 두고 공학계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합니다.

 

 철근 콘크리트

 
철근 콘크리트

 

 

 

 

 

 


온도조절기- 열팽창계수의 차이를 응용한 사례

 

온도조절기는 철근 콘크리트와는 달리 열팽창계수의 차이를 이용합니다. 같은 금속이지만 놋쇠가 강철보다 더 큰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온도가 올라가면 놋쇠가 강철보다 더 많이 늘어나게 됩니다. 열팽창계수가 다른 두 금속을 얇고 긴 조각으로 만들어서 위아래로 접착시키면 바이메탈(bimetal)이라는 장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두 개(bi-)의 금속(metal)이라는 뜻입니다. 바이메탈을 가열하여 온도가 올라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강철이 놋쇠보다 덜 늘어나기 때문에 바이메탈은 강철 방향으로 구부러지게 됩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서 일정 온도보다 뜨거워지면 전원 연결을 끊고, 식으면 다시 전원을 연결하는 온도조절장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이메탈은 가정용 보일러나, 다리미, 전기 포트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지요.

 

바이메탈

바이메탈을 사용한 온도조절장치의 원리 (참고문헌 [1] 이미지 참조)


이처럼 치과에서 금을 사용한 치료를 권유하는 이유는 금이 여러 측면에서 다른 재료들보다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충치가 발생한 위치나 범위에 따라서, 그리고 심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면 좋겠지요?
 

 

 

 

 

 

 

[참고문헌]

[1] JEWETT & SERWAY 지음, 물리학교재편찬위원회 옮김, 대학물리학 (상), 청문각 (2008).
[2] William D. Callister, Jr 지음, 박인규, 이재갑, 김용석, 김형준 옮김, 재료과학과 공학 제 7판, 시그마프레스 (2007).
[3] Lopes, Murilo Baena, et al. "Evaluation of the coefficient of thermal expansion of human and bovine dentin by thermomechanical analysis." Brazilian dental journal 23.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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