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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꽃피울 시기를 안다!

튤립

해마다 봄이 되면 꽃샘추위를 이겨낸 식물들은 자신들이 꽃을 피워야 할 시기에 맞춰 형형색색의 꽃을 피운다.

- 식물은 어떻게 자신이 꽃피울 시기를 알까?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 목련, 산수유, 히어리 등은 이른 봄부터 피어나고 장미는 조금 더 따뜻한 5월부터 여름까지, 일부는 늦은 가을까지 만개한다. 무궁화는 한여름인 7월부터 늦게는 10월까지 피고, 국화는 9월부터 11월까지 핀다.

꽃들은 어떻게 계절을 알고 때맞춰 꽃을 피우는 걸까? ‘개화’는 바로 ‘기온과 낮의 길이(광주기)’에 따라 결정된다. 식물 들은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고 최적의 조건이 되면 꽃을 피우는 매우 정교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 꽃을 피우는 호르몬이 있다?

1900년대 초기부터 식물이 꽃을 피우는 비밀을 풀기 위해 개화 연구를 하던 이들이 있었다. 당시의 식물생리학자들은 식물이 광주기와 온도에 맞춰 꽃을 피우는데, 이에 맞춰서 개화를 유도하는 식물의 호르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러시아 과학자인 미하일 차일라키얀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며 개화호르몬에 대해 확신을 했고, 1930년 이 가상의 호르몬에 ‘플로리겐(Florige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그 후로도 꽤 오래 플로리겐은 드러나지 않았고, 무려 70년이 훌쩍 지난 2007년 정체를 드러냈다.

개나리

전국 각지에서는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낸 식물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피웠다. 사진은 봄꽃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벚꽃(왼쪽)과 멸종위기 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히어리(오른쪽).

 

- 플로리겐을 찾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이처럼 플로리겐을 찾아내는데 오래 걸린 이유는 바로 식물에서 이 호르몬을 분리해 내는 방법에 있었다. 식물생리학자들은 이 플로리겐도 동물에서 호르몬을 찾아낼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을 믹서에 갈아 물에 녹는 수용성 물질과 기름에 녹는 지용성 물질로 추출해 낸 후 나머지 조직 덩어리를 버렸다. 일반적인 호르몬은 분자량이 작은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 크로마토그래피로 분리해 낸 각각의 물질에서 호르몬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따로 골라 화학구조를 알아내는 식이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나도 플로리겐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끔씩 플로리겐을 찾았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모두 거짓임이 확인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식물학자들은 플로리겐은 단일 물질이 아니라 다양한 물질이 결합된 복잡한 구조의 다인자 가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고 더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 끝에 이 물질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플로리겐을 플로리겐이라 말하지 못했다고?

결과적으로 말하면 2007년 플로리겐으로 최종 확인된 FT유전자는 1995년 독일의 바이겔 교수와 일본의 아라키 교수의 연구진이 FT(Flowering Locus T) 유전자를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이 FT 유전자가 플로리겐인지 몰랐고 그렇게 약 12년의 시간이 지난 2007년 쿠플랜드 교수와 시마모토 교수가 FT 단백질이 플로리겐임을 밝히면서 플로리겐을 찾는 70여 년이 넘는 연구를 끝맺을 수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호르몬보다 거대한 분자의 FT 단백질은 식물의 잎에서 낮의 길이를 감지해 만들어진 후 생장점으로 이동해 개화를 유도한다.

 

- 플로리겐 외에도 개화 시기를 조절하는 단백질들이 있다!

이후에도 개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는데, 2008년에는 식물이 생체리듬을 24시간 주기로 맞춰 광합성 시간과 개화 시기를 결정하는 유전자인 피오나1(FIONA-1)가 발견됐다. FT단백질의 후속 연구결과도 있었는데, 2012년 4월 17일자 생물학회지(PloS Biology)에 싱가포르 유하오 교수팀이 식물의 잎에서 만들어진 FT단백질은 FTIP1이라는 이동단백질을 만나야 생장점으로 이동해야 개화가 유도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2013년에는 개화시기를 조절하기 위한 GI(Gigantia, 자이겐티아) 단백질이 낮에는 골고루 퍼지고 밤에는 핵체에 밀집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또 곧이어 발견된 FLM(Flowering Locus M) 유전자는 대기의 온도를 감지해 개화시기를 조절하하는데, 기온이 20℃이하로 낮아지면 이 유전자가 대기의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SVP(Short Vegetative Phase)단백질과 결합해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촉진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꽃이 피는 시기를 늦춘다고 한다.

 

벚꽃과진달래

벚꽃과 함께 피어있는 진달래.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현상으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개화시기가 비슷해져 먼저 피던 산수유와 목련부터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까지 함께 어우러진 장관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진달래 축제 1~2주 후 진행되던 벚꽃축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이 많다. / 이미지 출처 : By Republic of Korea-CC-BY-SA-2.0(Flickr)


- 꽃 피는 시기가 뒤죽박죽이라고?

예전에는 목련이 피고 진 후에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피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같이 피어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현상으로 봄, 가을이 짧아지면서 개화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기도 하고 개화시기를 놓치면서 이렇게 뒤죽박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겨우내 앙상한 가지로 추위를 이겨내면서 주변 환경을 읽으며 기다려 수많은 물질들을 만들면서 꽃 피울 시기만을 기다렸을 식물을 생각하면서 이 봄꽃들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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