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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주지 않고 닭 잡는 기계


‘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닭장 밖에 있던 배고픈 여우 옳거니 하면서 물고 갔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어린 시절 한번쯤 불러본 동요다. 그런데 양계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소나 양을 키우는 것과 닭을 키우는 것의 큰 차이는 동요 속의 꼬마처럼 닭을 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데 있다. 소나 양이야 목동이 이끄는 대로 따라 움직이지만 닭들은 풀어놓으면 한군데로 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닭을 출하하는 날이면 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일일이 한 마리씩 잡아 이동 닭장에 넣어야 한다. 해마다 8십억 마리의 닭이 이런 식으로 출하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장치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저널‘은 지난 6월 4일 영국의 농업전문연구소인 실소연구소의 폴 베리 박사가 사람 대신 닭을 잡아주는 기계를 개발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계는 1분당 1백50마리의 닭을 잡을 수 있는데 이는 여덟 명의 숙련된 기술자가 손으로 잡을 때 가능한 숫자다.





PH2000이란 상품명으로 출시된 이 기계는 무게가 9톤에 12미터의 길이를 갖고 있다. 기계의 뒷편은 출하용 트럭에 연결돼 있다. PH2000은 일단 닭장 안에 들어가면 마치 커다란 낫처럼 이곳저곳을 천천히 휘저으면서 입구로 닭을 인도한다. 기계 속으로 들어간 닭은 일정한 공간에 한 마리씩 나눠져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출하용 트럭까지 이동하게 된다.




사람이 잡으려 할 때는 닭은 날갯짓을 치면서 심하게 저항한다. 이 과정에서 닭과 사람이 다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계 속에 들어간 닭은 얌전히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고 한다.





사람이 닭을 잡을 때는 발을 잡은 뒤 거꾸로 든 채 이동한다. 미국 조지아대 축산과의 마이클 래시 교수에 따르면 이런 상태를 닭을 매우 흥분시키게 된다고 한다. 게다가 닭 잡는데 지친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닭을 다루다보니 25%의 닭이 날개 등을 다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때 진공펌프가 닭을 잡는데 이용되기도 했다. 이 펌프는 진공청소기처럼 닭을 빨아들여 트럭에 ‘쏘아’ 주는 기계다. 문제는 이때 닭이 거꾸로 처박히는 경우가 많아 많은 수가 이동 중에 죽는다는 사실이다.





동물보호운동 영향 받은 식품업계서 환영
이에 비해 ‘동물보호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독일에서 PH2000과 같은 기계식 닭 잡는 장치를 도입한 결과 닭을 잡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닭이 입는 부상을 절반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PH2000을 개발한 베리 박사는 정부로부터 연간 20만 달러의 연구비를 받고 닭 잡는 장치를 개발해왔다. 그 역시 닭에게 빛이나 공기를 쏘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던 중 기계 입구에 부드러운 고무로 된 일종의 인도용 팔을 설치해 닭을 이동시켰더니 순순히 따라주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양계장의 닭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알을 낳는 닭과 달리 고기를 위한 닭은 정상 나이보다 훨씬 빨리 자라게 한다. 그래서 다 자란 것처럼 보이는 닭도 사실은 아직 어린 나이다. 당연히 나이에 비해 비대해진 몸무게 탓에 움직이길 싫어하는 것이다. PH2000은 움직이기 싫어하는 닭을 우리로 보내는 것처럼 해서 자발적으로 컨베이어벨트 안으로 유인한다. 일단 컨베이어벨트 안으로 들어가면 공기를 얼굴에 분사해 잠시동안 정신을 잃게 한다. 닭은 선 자세 그대로 정신을 잃고 아무런 상처 없이 출하 차량으로 옮겨진다.





유럽에서는 동물보호론자들이 닭에 대해 스트레스나 상처를 주는 출하방식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이렇게 다룬 닭으로 만드는 패스트푸드에 대해 구매반대 움직임까지 있다. 그래서 대형 식품가공업체들로부터 닭들에게 스트레스나 상처를 주지 않는 이러한 기계식 닭 잡는 장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대형 식품회사들이 앞다퉈 20만 달러 짜리 이 기계들을 구매했으며 현재 미국에서 5%의 닭이 기계식으로 출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제공 www.lewismo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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