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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우주센터 외나로도에 건설 박차

한국 최초의 우주센터 외나로도에 건설 박차
시원하게 펼쳐진 남해바다. 멀리 퍼져나가는 하얀 연기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진동음. 우리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우리 우주발사체(KSLV-I)가 마침내 하늘로 솟구친다. 지구 대기를 뚫고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도는 궤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는 대략 초속 10km다. 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시속 3백km로 달리는 초고속열차의 1만4천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발사대를 떠난 로켓(우주발사체)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분출한 연기와 수증기에 둘러싸여 잠시 공중에 떠있는 듯하더니 속도를 더하며 힘차게 수직으로 올라간다. 로켓 발사 초기의 가속과 방향이 임무의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사통제센터의 과학자들은 로켓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우주센터가 건설될 외나로도의 부지 전경. 공사에 사용될 건설기기들이 눈에 띈다.

교신팀은 직접 로켓과의 통신으로 로켓의 전기계통·추진계통·연료계통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관측팀은 광학추적망원경으로 발사 궤도를 수시로 점검한다. 만일 로켓이 정상 궤도를 이탈하면 민간인의 안전을 위해 로켓을 폭파해야 한다.

로켓이 예정된 계획에 따라 안정된 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를 보내오자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은 비로소 환호성을 터뜨린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축하도 잠시, 로켓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낙하하기까지 여수와 제주의 추적소, 그리고 낙하지점 근처의 해외 추적소로부터 도달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로켓의 궤도를 점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2005년이면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완성될 우리 우주센터에서 벌어질 만한 가상시나리오다. 오는 7월 초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기공식을 가진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전진기지가 건설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우주센터를 미리 만나보자.




북한 대포동 쇼크로 앞당겨져
우리나라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 따르면 외나로도에 건설되는 우주센터에서 2005년까지 인공위성을 실은 국내 최초의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도록 돼있다. 1996년 처음 계획에는 2010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2005년으로 계획이 앞당겨졌다. 마치 1957년 옛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는데 성공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이 인간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계획을 추진한 것과 비슷하다.

5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 따르면 2005년 1백kg급 소형위성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1.5t급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모두 9기의 인공위성을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발사하려고 한다. 물론 2005년까지 우주센터에는 1백kg급 위성용 발사대만 들어서기 때문에 1.5t급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2005년 이후 발사체 규모에 적합한 새로운 발사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일본 규슈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일본의 남서쪽에 위치한 이 우주센터는 외나로도 우주센터와 위치나 규모가 비슷하다.

국내에 우주센터를 건립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2015년까지 인공위성 9기를 발사하는데, 만일 외국 발사장을 이용한다면 약 1천20억원의 경비가 들지만, 외나로도 우주센터를 이용하면 상당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우주과학기술의 발전과 우주센터 주변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수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위성을 제작하고 로켓을 발사·운영하는 기술을 확보해 세계 소형위성 발사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또 외국 발사장을 이용하면 원하는 발사시기와 발사체를 선정하기 어렵다. 발사장의 발사 계획과 맞춰야 하고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과 함께 발사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인공위성을 외국 발사장에 인도하면 인공위성에 관련된 기술을 남에게 제공하는 셈이다. 실제로 다목적실용위성 2호의 경우 원래 값싼 중국의 장정로켓을 이용하려다가 미국의 반대로 발사장소를 중국에서 러시아로 변경했던 배경에도 이같은 이유가 숨어있었다. 다목적실용위성 개발에 참여한 미국은 위성에 실리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비롯한 원천기술이 중국 측에 넘어갈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많은 수의 위성을 발사한다. 미국은 군사적, 상업적 용도를 제외하고도 과학적인 목적으로 매달 1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한다. 최근 이라크전에서는 보유하고 있던 지상관측위성의 궤도를 변경해 전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얻음으로써 이라크전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국내 발사장 건설은 필요한 인공위성을 적절한 시기에 보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남해안이 유리한 이유
우주센터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여러 조건이 고려됐다. 인접국가와의 간섭, 로켓 낙하지점의 안정성, 인접지역의 안정성, 발사가능 방위각, 기반시설 등의 기준을 갖고 후보지 11곳을 평가했다. 중국과 일본으로 둘러싸인 우리 여건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후보지는 대부분 남해안에 위치했다. 중국과 일본에 간섭을 받는 후보지를 먼저 제외하고, 안정성과 방위각이 양호한 두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최종 결정과정에서는 접근로와 같은 기반시설이 우수한 외나로도가 선정됐다.

우주센터의 선정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사실 최종 결정요인이었던 접근로는 처음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외나로도에 불리한 요인이었다. 지도로 검토했을 때는 고흥과 내나로도,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다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지 선정과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직접 외나로도를 방문했을 때 다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외나로도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요인이 오히려 유리하게 바뀌었던 것이다.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왕복선이 발사대로 옮겨지고 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는 우주왕복선을 위한 두대의 발사대 외에도 10여개의 로켓 발사대가 있다.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방위각은 정남에서 동쪽으로 15°다. 이 방향으로는 남해안에서 태평양을 지나 적도 근처 뉴기니 섬까지 거침없이 이어진다. 물론 로켓을 발사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적도다. 로켓은 발사될 때 지구자전의 영향을 받는다. 즉 로켓 발사장의 위도에 따라 로켓이 얻는 지구자전속도가 달라지는데, 적도에서 지구자전속도가 가장 크다. 적도에서 자전방향인 동쪽을 향해 발사하면 가장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위도 5.2°에 위치한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발사장에서는 로켓이 초속 4백60m의 자전속도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한편 적도에서 34.3° 떨어진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전속도는 초속 3백80m다. 그럼에도 이 속도는 미국에서 5백회 이상의 발사가 이뤄진 반덴버그 공군기지와 같은 조건이며, 우리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러시아의 발사장들보다는 유리한 조건이다.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는 적도를 향해 정남 방향으로 발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로켓을 발사했을 때 추진이 끝난 기체는 어디에 떨어질까. 소형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한 3단 로켓을 발사한다면 가장 먼저 추진이 끝난 1단은 남해안 50km 연안에 떨어진다. 2단은 5백km를 더 비행해 일본 오키나와 북쪽 해상에 떨어지고 3단 로켓은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3천5백km 거리에 있는 필리핀 남동쪽 공해에 떨어진다. 발사체에 따라 떨어지는 위치가 바뀌지만 오키나와 근처와 필리핀 동쪽의 공해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독수리와 악어의 서식지
외나로도 우주센터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1백50만평 부지에 건설된다. 토지 이용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사방 2km의 안전반경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인데, 오히려 개발이 제한된 국립공원이 우주센터 부지로는 적절한 셈이다. 그러나 첨단기술의 집합체인 우주센터가 청청지역의 자연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면 또 다른 문제다. 다행스럽게 우주센터는 자연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건립된다.

1백50만평의 부지 중 시설부지는 8만평에 불과하다. 각 시설물 주변에만 울타리를 치고 나머지 부지는 녹지로 보존된다. 로켓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로켓의 경우 연료와 함께 산화제도 같이 공급돼 자동차보다 연료효율과 완전연소율이 높다. 발사시 소음도 1km 밖에서는 92dB로 고속도로 주변의 소음 수준에 불과하다.

케네디 우주센터 내에서 평화롭게 둥지를 튼 흰머리독수리의 모습. 오른쪽 위의 뒤편에 우주왕복선 조립동이 보인다.

또 로켓이 발사되는 순간 흔히 하얀 연기가 발사대를 감싸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사실 로켓에서 나오는 열기를 낮추기 위해 뿜어내는 물이 수증기로 바뀐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로켓이 그리 자주 발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15년까지 9기의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므로 1년에 1회 정도의 발사가 예정돼 있는 셈이다.

오히려 우주센터의 건립을 계기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잘 보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미국에서 우주왕복선 발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의 경우 부지 전체가 국립야생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독수리와 악어가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올해 2월 필자는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했는데, 우주센터의 시설물이 녹색의 자연에 섬처럼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필요한 시설만 구비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우주센터 초입에 있는 방문자단지에는 우주센터의 시설물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뿐만 아니라 플로리다만의 자연환경을 관찰하는 투어까지 마련할 정도로 자연보존이 잘 돼 있었다. 버스를 타고 우주센터 곳곳을 둘러보는 동안 심심찮게 악어를 발견할 수 있었고 독수리와 독수리 둥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오히려 방문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구역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10배가 넘는 나머지 구역에서 야생동물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다. 푸른 바다와 녹색의 자연에 묻혀 간간이 보이는 발사시설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외나로도 우주센터의 미래모습이 절로 그려졌다.





“여기서 우주과학자가 될 수 있다”
일반인은 우주센터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대부분의 우주센터는 방문하는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센터 체계관리그룹장인 민경주 박사는 “일본은 홍보에, 프랑스는 교육에 중점을 뒀으며 미국은 홍보와 교육을 적절히 섞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한다. 일반인에게는 우주과학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체험적 요소로 흥미를 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외나로도 우주센터 내에도 우주체험관을 건립해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우주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우주과학에 대한 기본지식과 함께 로켓, 인공위성, 우주공간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휴스턴 미션통제센터 내 우주왕복선 비행통제실 전경.

일반인이 직접 우주센터 내부를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통제실, 발사장 주변, 조립동 등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방식이다.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케네디 우주센터는 방문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직접 연구에 참여했다가 은퇴한 과학기술자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 이야기에 생동감이 넘쳤다.

일반인을 위한 외나로도 우주센터의 프로그램은 일본과 미국의 우주센터에 비하면 어떨까.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는 방문이 어려운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일반인에 대한 개방에 소극적이다. 방문자센터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울타리를 쳐 방문객의 접근을 막았다. 반면 케네디 우주센터는 방문자들을 정해진 구역으로 인도하며 우주센터 내부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비록 가깝게 다가간 곳에서도 건물 내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방문객의 우주과학에 대한 인식은 달라진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로켓 발사 준비에만 3개월
지금까지 자국의 로켓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8개국뿐이다. 2005년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건립돼 국내에서 최초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한국도 전세계적인 우주개발의 대열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우주센터에는 2005년까지 1백50만평의 부지에 발사대, 비행 및 안전통제시설, 조립 및 시험시설, 지원 및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비행 및 안전통제시설은 발사 당일 로켓발사를 통제하고 추적하기 위한 발사통제동과 광학장비동이다.

케네디 우주센터 방문자 단지의 화성을 주제로 한 전시관. 방명록에 적힌 이름을 추첨해서 화성으로 발사하는 탐사선에 새겨준다

가이드가 우주센터를 찾은 어린이에게 친근하게 건네는 말, “여기서 너도 우주과학자가 될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농담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조립 및 시험시설은 발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기 위한 시설로 단별조립동, 고체모터동, 위성시험동, 추진기관시험동이 해당된다. 지원 및 부대시설은 우주센터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기초시설인 지원장비동, 발전소, 숙소동과 일반인을 위한 우주체험관, 프레스센터다.

발사대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건물들과 떨어져 있다. 로켓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빠른 시간에 자폭시키는데, 발사대와 함께 파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연료와 산화제는 발사 직전에 주입되기 때문에 저장시설은 발사대 근처에 있다. 로켓은 발사 한달 전부터 발사대에 설치된다. 발사대에 조립타워가 결합된 상태로 1단부터 조립되며 발사를 앞두고 조립타워가 분리된다. 발사가 가까워지면 로켓 자체뿐만 아니라 기상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은 발사 당일의 차가운 기온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단별조립동, 위성시험동, 고체모터동, 지원장비동은 안전거리를 두고 발사대와 가장 가깝게 위치한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발사체의 경우 1단의 크기만 10m가 넘는다. 따라서 로켓은 3개월 전부터 부분별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다. 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단별조립동에서는 각 단을 동시에 조립한다.

로켓에 실릴 인공위성은 로켓과 비슷한 시기에 도착하지만 조립이 끝난 완성된 형태로 우주센터에 들어온다. 인공위성의 임무수행이 로켓발사의 가장 큰 목적이다. 따라서 위성시험동에서는 운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요소에서부터 인공위성이 우주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상황까지 모든 단계를 점검한다. 발사대에 로켓의 설치가 끝나면 인공위성 탑재부를 조립한다.

로켓 발사장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시설인 발전소, 숙소동, 지원장비동은 안전성, 편의성, 효율성을 고려해 임무수행에 적합한 위치에 건설된다. 일반인을 위한 서비스 시설인 우주체험관은 이용이 편리하도록 우주센터의 입구에 배치되며 프레스센터는 안전하면서 발사장이 잘 보이는 위치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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