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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산맥서 한민족 흔적 찾는다…서낭당같은 성소, 신라양식 古墳


시베리아의 알타이산맥은 한민족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 동쪽으로는 몽골과 만주를 잇는 초원길에 있는 이 산악지방은 수만 년 동안 많은 유목민의 피난처이자 동서 문화의 교차로가 된 곳이다. 동아사이언스 취재진은 지난해 여름 바이칼호 탐사에 이어 올해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정신세계사의 후원으로 고고학자인 목포대 이헌종 교수 등과 함께 ‘한민족의 기원’을 찾아 알타이산맥을 답사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한민족의 시베리아 기원설 흔적을 소개한다.

흰눈으로 모자를 쓴 듯한 4000m 이상의 산봉우리와 빙하. 수정처럼 맑은 물과 코발트빛 호수. 난공불락의 절벽 사이로 흐르는 급류. 햇빛조차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울창한 삼림. 풍부한 날짐승과 약초. 활주로처럼 펼쳐지는 고원 분지의 초원.

알타이고원에 오면 이곳이 ‘아시아의 진주’란 말이 실감난다. 이 산맥은 러시아에서 시작해 중국, 카자흐스탄, 몽골의 국경지대를 따라 2000km에 걸쳐 남동 방향으로 뻗어 있다.





이 산악지대는 ‘시베리아 고고학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5만년 전 이곳에 현생인류가 정착한 뒤 만든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등 다양한 도구와 함께 암각화, 고분, 미라, 매머드 뼈, 동굴 유적, 유골이 수없이 발굴됐다. 또 50만년 전 구인류의 석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까지 비행기로 5시간. 다시 버스로 10시간을 달려 취재진은 러시아과학원 시베리아고고학연구소의 데니소바 발굴 캠프에 도착했다.

발굴 책임자 아나톨리 데레비안코 소장은 “이곳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먼저 현생인류가 정착한 곳”이라며 “산악지대에 유난히 석회암 동굴이 많아 빙하기에도 안식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해발 1000m의 고원지대 초원에 있는 알타이자치공화국 멘드로사콘 마을로 향했다. 서울에서 5000km나 떨어진 여기에서 낯익은 닮은 꼴 얼굴을 보니 반갑기만 하다.

여기서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투르계 알타이어를 배운다. 놀랍게도 이곳 말로 ‘믈’은 우리말로 물이다. ‘아빠’는 아버지, ‘마늴’은 마늘, ‘말’은 말(馬)이다. 투르크어, 몽골어, 만주퉁구스어를 비롯해 한국어와 일본어도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게 실감난다. 흰 천을 매달고 제사를 지내는 성소도 우리의 서낭당과 빼닮았다.




이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파지리크 무덤은 한국 문화와의 관련성으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무덤 발굴을 참관했던 서울대 최몽룡 교수(고고학)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타이 유적인 파지리크 봉토분은 적석목곽분으로 고신라의 것과 비슷하다”며 “알타이 지역에 사는 투르크계와 몽골계 원주민은 우리 민족과 사촌관계다”고 밝혔다.

한민족의 기원을 추적해온 강원대 주채혁 교수(역사학)는 2년 전부터 한민족의 ‘알타이-사얀산맥 기원설’을 주장하고 있다. 알타이와 그 동쪽의 사얀산맥에 살면서 순록을 키우고 숭배했던 유목민족이 만주 싱안(興安)령 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고, 고조선의 ‘선’은 순록의 먹이인 ‘선(蘚·이끼)’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에는 아메리카 인디언도 알타이-사얀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모스크바대 일리아 자하로프 교수(유전학)가 미국 학자와 함께 러시아 내 유목민족과 아메리카 인디언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해 ‘러시아과학원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한 것. 이 논문에 따르면 아메리카 인디언의 조상은 15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기원해 2만5000년∼4만년 전 시베리아 사얀지방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알타이, 동쪽으로는 바이칼호 일대에 살다가 베링해를 건너간 투바족 등 투르크계 유목민족이다.

만일 한민족의 발상지도 알타이와 사얀지방이라면 우리는 아메리카 인디언과 선조가 같은 셈이다. 알타이어 문화권은 지난 2000년 동안 흉노제국, 고구려제국, 돌궐제국, 몽골제국, 금, 청, 오스만 같은 대제국을 건설해 유라시아를 동서로 연결하며 대륙의 주인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멀리 아메리카 대륙까지 개척한 것이다.





한민족의 기원을 찾아 20차례나 북방지역을 답사한 정신세계사 정재승 편집주간은 “알타이인은 말을 타고 사얀산맥을 거쳐 바이칼호나 몽골 초원까지 일주일이면 갔고, 여기서 고구려 만주 땅까지는 다시 일주일이면 갔다”며 “불분명했던 과거의 국경과 유목민의 빠른 기동력으로 볼 때 알타이와 한반도 사이의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해발 1000m의 고원 분지에 있는 우스트칸의 동굴 유적. 바위 한 가운데 동굴이 보인다. 수십만년 전의 구석기 유적 발굴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알타이 설화-민담▼

알타이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설화와 민담 가운데는 우리 것과 원형이 같은 게 많다. 국내 최초로 알타이 민담과 설화를 모아 최근 발간한 ‘알타이 이야기(370쪽, 정신세계사)’는 이곳의 설화가 우리 이야기와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준다.

알타이 민담인 ‘하늘로 간 별이, 즐드스’는 한 여자애가 새엄마와 언니의 구박을 받다 죽지만 환생한다는 줄거리가 ‘콩쥐팥쥐’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알타이 설화 ‘소원을 들어주는 댕기’는 우리의 ‘나무꾼과 선녀’, 부여의 시조설화인 ‘금와왕 이야기’를 합쳐놓은 것 같다. 이 설화의 줄거리는 탄자왕(개구리왕이란 뜻)이란 이름의 노인이 개구리의 생명을 구해주고 보답으로 아내를 얻어 알타이의 후손을 넓게 퍼뜨린다는 것.

저자인 부산대 노문학과 양민종 교수는 “알타이는 ‘황금’을 의미하는 단어로 금와왕=황금 개구리왕=알타이 개구리왕=탄자왕으로도 유추해 해석할 수 있다”며 “한반도 북부지역과 알타이는 문화적 상징과 이야기의 내면에 흐르는 모티브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알타이산맥을 거쳐 몽골과 만주, 한반도로 이어지는 알타이 문화권에서 말로 전해오는 구비문학의 유사성에 주목해 자료를 수집하고 원주민을 만나 채록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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