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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지능-성격의 메커니즘 :*유전자 영향 나이들수록 막강:*


멘델의 유전법칙이 나온 이래 한 세기 동안 교육학, 심리학, 의학, 생물학자는 유전이냐 환경이냐를 놓고 긴 논쟁을 벌여왔다. 최근 쌍둥이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지능과 성격까지도 유전의 영향이 의외로 높다는 측정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능과 성격은 30∼50%가 유전에 의해 형성된다고 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성격과 지능 관련 유전자는 점점 더 발현됩니다. 어렸을 적에는 유전적 영향이 20∼40%이지만 어른이 되면 40∼60%가 유전자의 지배를 받습니다.”




국내 유일의 쌍둥이 연구 전문가인 한국쌍둥이연구센터 허윤미 박사(한성대학 겸임교수)는 전세계 쌍둥이 연구 결과를 종합해 이렇게 소개한다. 현재 쌍둥이 연구를 이끄는 양대 산맥은 미국 미네소타 대학과 스웨덴 캐롤린스카 연구소. 허 박사는 미네소타 대학에서 1988년부터 2000년까지 수만 명의 쌍둥이를 조사해오다 귀국해 국내에서도 약 5000쌍의 쌍둥이를 연구하고 있다.





쌍둥이는 일란성과 이란성 두 종류가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똑같고 이란성 쌍둥이는 형제나 자매처럼 유전적으로 절반만 같다. 따라서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를 비교하면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허 박사가 만난 일란성 쌍둥이 제임스 스프링거와 제임스 루이스는 평생 떨어져 살았는데도 행동과 성격이 같은 대표적 사례다. 한살 때 다른 가족에 입양돼 39년 만에 재회했을 때 둘은 모두 결혼 뒤 이혼한 상태였다. 또한 둘 다 기계 디자인과 목공, 수학을 좋아하고 주량과 흡연 양도 비슷했고 하루 중 두통을 느끼는 시간도 같았다.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신체, 성격, 지능도 비슷하다. 일란성 쌍둥이가 눈 색깔이 같을 일치율은 99.5%이지만 이란성 쌍둥이는 28%이다. 쌍둥이가 모두 불안증에 걸릴 일치율은 일란성이 40%이지만, 이란성은 4%에 불과하다. 정신분열증은 일치율이 각각 48%, 17%이다. 일란성 쌍둥이가 같은 암에 걸릴 일치율이 5∼10%인 것과 비교할 때 정신 질환이나 성격의 유전성이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지능(IQ)도 50% 정도가 유전적으로 좌우된다는 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교육학자들은 지능 발달은 양육환경이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믿어왔지만 쌍둥이 연구 결과 환경과 유전의 영향은 거의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능은 나이가 들수록 유전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미네소타 대학의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지능에 대한 유전의 영향은 유아 때는 20%에 불과하지만 아동은 40%, 청소년은 50%, 성인은 60%, 노인이 되면 거의 80%나 된다. 허 박사는 “지능은 가장 유전성이 높은 인간의 심리적 특성”이라며 “요즘에는 똑똑한 고학력자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 지능의 대물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격과 지능은 관련이 없지만 유일하게 개방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지능도 높다. 허 박사는 “관심과 취미가 다양한 성격이 지적 성장에도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의 영향이 큰 지능과 달리 창의성은 유전보다 환경의 영향이 훨씬 크다.

흔히 우리는 자녀의 성격이 삐뚤어지면 가정환경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성격에 대한 가정환경, 즉 부모의 교육 수준, 수입, 양육 태도의 영향은 10% 미만이다. 오히려 또래 집단이나 친구, 직장 같은 개인 환경과 유전이 성격 형성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허 박사는 “인간은 성장하면서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친구를 선택하고, 자신의 유전적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직장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며 “이처럼 개인 환경도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지능과 성격에 대한 유전의 영향을 70%까지 높게 보는 학자도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는 잠재능력…환경이 맞장구 쳐야 나타나 ▼
성격과 지능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발견된 모험 유전자, 스마트 유전자, 우울증 유전자 등이 그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하나의 심리적 특성이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행동유전학자들은 하나의 심리적 특성은 여러 유전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성격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면 발현 현상’도 매우 흔해 유전자 발굴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이스라엘 연구팀이 1996년 동시에 발견한 최초의 성격 유전자인 DRD4는 모험 추구 성향 말고도 주의력 결핍, 마약 중독 성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11번 염색체에 있는 이 D4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는 사람마다 일정한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횟수가 다르다.

도파민은 뇌에서 쾌감을 일으켜 동기를 유발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반복 횟수가 많은 긴 DRD4 유전자를 가진 사람일수록 뇌세포는 도파민과의 결합력이 약해 쾌감을 느끼는 데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한다. 이런 사람은 부족한 쾌감을 보상받기 위해 자꾸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또 충동적이고 성급하며 틀에 박힌 일을 싫어한다. 반면 이 유전자의 길이가 짧은 사람은 모험을 하면 불안해지고 기존 질서나 규칙에 순응적이다.





자살을 기도했던 사람들을 연구하던 중 발견된 COMT 유전자는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의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생긴 사람은 자살 기도율이 높고 화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런던 킹즈 대학 로버트 플로민 박사팀은 1997년 IQ 160의 청소년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들이 6번 염색체의 IGF2R 유전자에 공통적인 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플로민 박사는 이 유전자 외에도 지능과 관련된 ‘스마트 유전자’가 10개 이상 될 것으로 본다.

또 세로토닌 운반 유전자인 5-HTT에 특정한 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 우울증에 잘 걸리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유형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서 성격과 지능이 100%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잠재적 능력일 뿐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 발현이 되는 데는 환경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행동유전학자들은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수줍음을 잘 타는 유형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도 쾌활하고 개방적인 환경에서 자라면 평생 수줍음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는 북, 환경은 북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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