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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직선을 좋아할까


최근 그림의 기법을 뇌의 연구와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국내에도 소개되고 있다.

사람들은 직선화된 그림을 더 멋지다고 생각하고, 그림의 중요한 대상이 오른쪽에 있어야 편안하다. 또 사물의 색깔이 윤곽선을 벗어나도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한성대 미디어디자인학부 지상현 교수(심리학 박사)는 얼마 전 신문에서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두 종류의 만화를 놓고 학생들에게 어느 것이 더 잘 그린 것인지를 물었다. 하나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고 다른 하나는 사물을 직선화한 그림이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직선화한 그림을 멋지다고 평가했다.









지 교수는 “사람들이 직선을 선호하는 것은 특정 방향을 선호하는 신경세포들이 대뇌 시각피질에 존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직 방향에만 반응하는 신경세포는 다른 방향의 직선을 만나면 활성화되지 않는다.

영국의 신경심리학자 제마이어 제키는 일부 화가들이 직선을 추구하는 경향도 대뇌 시각피질의 방향 선호와 관련지어 설명한다.

근대회화의 아버지 세잔이 후기에 점점 직선화되고 사각형을 많이 포함한 그림을 그리거나 현대 추상미술의 창시자 칸딘스키가 벽에 거꾸로 걸린 그림에 넋을 잃은 이유도 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현대 모더니즘 화가들의 그림에도 직선이 가득하다.

제키씨는 ‘내부의 시각’이라는 책에서 “사람의 뇌가 방향 선호성을 갖지 않았다면 화가들이 직선만으로 구성된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고, 또 우리도 그런 그림을 감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내용이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신문이나 잡지 광고를 봐도 알 수 있다. 안정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고자 할 때는 자동차의 앞부분이 오른쪽을 향하게 하고, 역동적이고 스피디한 느낌을 주고 싶은 레저용 자동차(RV)나 스포츠카의 경우 왼쪽을 향하게 하라는 게 광고업계의 통념이다.

그림을 보고 오른쪽에 먼저 시선이 가는 이유는 우뇌와 좌뇌의 역할과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다.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강은주 박사는 “보통 우뇌는 전체적 공간정보를 처리하는 데, 좌뇌는 상세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전문화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요한 세부 정보가 오른쪽에 있어 좌뇌로 투사될 경우 많은 사람들은 편안하게 느끼는 것이다.

스페인 화가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이라는 작품은 이런 경향을 역으로 이용한 그림이다. 이 작품에는 처형당하는 민중의 모습이 화면 왼쪽에 배치돼 있는데, 이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특정한 예술적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피카소의 초기 작품인 ‘엄마와 아기’를 보면 사물의 색이 윤곽선을 벗어나도 어색하지 않다. 거장이 과감한 기법을 쓸 수 있었던 이유도 인간의 시각정보처리 구조 때문이다.

인간은 모양, 색, 깊이와 움직임에 각각 반응하는 세 가지 정보처리 채널을 가진다. 모양 정보처리 채널은 밝기 정보에만 민감하고 색 정보처리 채널은 밝기 정보를 처리하지 않는다. 모양 정보처리 채널이 색 정보처리 채널보다 해상도가 높다.

피카소 그림의 경우 사물 색과 배경 색의 밝기 차이가 크지 않아 눈이 명확히 느끼지 못한다. 색 정보처리 채널은 사물과 배경의 색 차이를 처리하지만 해상도가 낮아 두 색의 경계를 정확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경계는 강한 윤곽선에 묶인 것처럼 보인다.

‘회화의 아름다움과 뇌’라는 주제로 얼마 전 한국심리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한 지 교수는 “2년 전 신경미학회가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에서 창립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뇌 연구를 통해 그림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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