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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유인원이 아니다


원숭이와 침팬지는 같을까 다를까. 평소 관심을 가지고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멘터리를 지켜보지 않은 이상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학문적으로는 엄격히 다르다. 모두 영장류에 속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은 별도로 유인원으로 분류해 원숭이와 구분짓는다. 신체 특성상 큰 차이는 꼬리의 유무.
과학자들은 최근 원숭이 ‘일족’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숭이해를 맞아 재주 많은 동물로 알려진 그들에게 숨겨진 과학 얘기를 살펴보자.




∇원숭이는 아무리 진화해도 원숭이=2001년 개봉된 영화 ‘혹성 탈출’은 지적으로 진화한 영장류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사회를 그렸다. 물론 실현 불가능한 얘기다.

우선 원숭이나 침팬지는 우리의 조상이 아니다. 인간과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침팬지는 약 500만년∼800만년 전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분리돼 독자적으로 진화했으며 원숭이는 이보다 훨씬 전에 갈라졌다. 사람과 침팬지를 사촌간으로 표현한다면 원숭이와 사람은 사돈의 8촌쯤 되는 셈.




먼 훗날에도 원숭이가 사람보다 지능이 높아질 일은 없다. 나무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몸통(공통 조상)에서 각 가지들이 하나씩 뻗어나와 원숭이 침팬지 그리고 인간으로 분화됐다. 즉 오늘날의 영장류는 각자 다른 길을 따라 진화해 온 마지막 산물이기 때문에 다른 종으로 둔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손오공은 복제되기 어렵다=복제술은 흔히 손오공의 분신술에 비유되곤 한다. 털 한 움큼을 뽑아 입으로 불면 수백마리의 똑같은 손오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손오공의 복제 소식은 당분간 듣기 어려울 듯하다. 지난해 4월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새튼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서 현재 기술로는 원숭이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복제된 배아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비정상적으로 나눠졌기 때문.

그런데 새튼 박사는 여전히 원숭이 복제에 매달리고 있다. 다만 복제원숭이의 탄생이 목표의 전부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말 새튼 박사는 한국의 복제 권위자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 실험실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복제 배아에서 몸의 모든 장기로 자라는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며 “이 실험이 성공하면 같은 영장류인 사람에게 적용돼 각종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튼 박사는 부친으로부터 선천적인 심장병을 물려받았다. 그는 “나의 체세포로 복제 배아를 만들고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어 심장세포로 분화시키면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침팬지 생명의 설계도를 작성한다=지난해 4월 인체의 설계도를 작성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됐다. 그런데 연구를 주도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가 이번에는 침팬지의 유전자 지도 초안을 완성했다고 12월 10일 밝혔다.

과학자들은 영장류 가운데 유독 침팬지의 유전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게놈의 99%가 인간과 동일해 지구에 사는 150만종의 생물 가운데 유전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선적인 관심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1%의 차이’를 규명하는 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박홍석 박사는 “예를 들어 언어의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FOXP2를 비교해 보니 놀랍게도 단지 하나의 염기서열이 달랐다”고 말했다. 유전자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등 4개의 염기가 복잡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수만개의 염기로 이뤄진 FOXP2에서 알파벳 하나의 차이가 사람과 침팬지의 언어구사능력의 차이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 멈추지 않는다. 박 박사는 “침팬지가 사람과 달리 에이즈나 말라리아에 걸려도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그 이유를 유전자 차원에서 규명한다면 사람이 각종 질병에 내성을 가질 수 있는 비법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고의 실험동물=영장류는 해부학적이나 생리학적으로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신하는 실험동물로 많이 쓰인다.

지난해 10월 13일 온라인저널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는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원숭이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듀크대 신경공학센터 연구팀은 붉은털원숭이에게 모니터를 보면서 조이스틱을 움직임으로써 로봇팔을 뻗어 물건을 잡는 방법을 가르쳐 팔을 뻗고 붙잡는다는 생각에 해당하는 뇌파를 알아냈다. 나중에는 조이스틱 없이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실 원숭이는 인체가 무중력상태에서 받게 될 생리적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우주선에 실어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머큐리 발사에 앞서 1961년 1월 네살짜리 침팬지 햄을 우주로 보냈다. 지구로 무사 귀환한 햄의 건강을 진단한 다음 유인우주비행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반면 1997년 1월 러시아의 바이온 11호를 타고 14일간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원숭이는 지구로 돌아온 지 4일 만에 죽기도 했다.





▽그들만의 의사소통=영장류는 소리 동작 표정을 동원해 나름대로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김수일 교수는 “하지만 사람이 보기에는 잘못 생각하기 쉬운 행동이나 얼굴 표정도 많다”고 말했다.

비비원숭이는 화가 났을 때 쭈그려 앉은 자세에서 눈을 반쯤 감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정면을 향하게 한 채 입을 크게 벌린다. 사람의 눈에는 하품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쉽다.

침팬지는 입을 벌려 송곳니를 드러내고 눈을 치켜뜨면 성난 표정이라고 판단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두려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또 미소를 짓는 것과 같은 표정 역시 공포감을 표현하는 경우다. 침팬지가 상대를 위협하려 한다면 입을 굳게 다물고 눈을 부릅뜨는 게 보통이다. 무리의 우두머리가 항상 근엄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침팬지가 우두머리에게 도전하고 우두머리가 이를 응징하는 모습은 사랑 행위처럼 보인다. 젊은 수컷 침팬지는 가끔 우두머리에게 접근해 장난을 치는 것처럼 하다가 엉덩이를 들고 도망치는 행위를 반복한다. 발정난 암컷의 구애 행위와 비슷하지만 사실 우두머리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다. 이때 우두머리는 도망치려는 젊은 침팬지를 붙잡아 하체로 눌러버린다. 짝짓기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대를 제압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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