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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대칭인데 내장은 왜 비대칭?


방송국에서 뉴스 진행자를 채용할 때 중요하게 보는 ‘관상’의 하나는 얼굴의 대칭성이다. 코나 입이 어느 한쪽으로 몰려 있으면 시청자들이 호감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이 대칭적인 외모를 선호한다. 한 예로 제비는 짝짓기를 할 때 한 쌍의 꼬리 길이가 서로 비슷한 상대를 더 좋아한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외모가 비대칭이면 유전자가 불량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대를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뱃속 사정은 전혀 다르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척추동물의 심장과 위는 왼쪽, 간과 맹장은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다. 외모는 대칭성을 추구하며 진화한 반면 내면은 비대칭성을 지향해온 것이다. 왜 그럴까.





8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는 척추동물의 내장이 비대칭으로 분화된 원인을 알려주는 논문이 게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솔크생물연구소 후안 벨몽트 연구팀은 닭의 경우 심장을 왼쪽으로 분화시키는 요인이 뼈의 주성분인 칼슘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내장의 비대칭성을 유도하는 유전자는 6종류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닭의 수정란에서 심장 분화 유전자를 조절하는 부위에 칼슘이 합성되지 않도록 약물을 처리했다. 그러자 수정란들의 4분의 1에서 심장이 등쪽으로 자라는 기형 현상이 발생했다. 다시 칼슘을 공급하자 심장이 제자리를 찾았다. 유전자에게 작동 지령을 내리는 신호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이 발표되자 진화생물학자들의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왜 인간의 심장은 왼쪽으로 자라났을까. 내장 기관이 몸의 한가운데 늘어서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설득력 있는 해답은 기능적인 효율성. 내장은 짝짓기 상대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양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주어진 공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쪽으로 발달하는 것이 최선이다.





상명대 생물학과 이성호 교수는 “장기가 몸의 정중앙에 일렬로 놓이면 몸 안에 불필요한 공간이 생긴다”며 “예를 들어 고등동물일수록 양분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소장이나 대장이 길어지는데 뱃속에서 일직선보다는 나선형으로 배치돼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심장의 경우 오른쪽은 혈액을 펌프처럼 힘차게 뿜어내고 왼쪽은 조용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양쪽 힘의 차이로 몸에서 왼쪽으로 밀려나게 됐다는 설명. 심장의 이런 ‘자리침범’ 탓에 왼쪽 폐가 오른쪽 폐보다 크기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심장이 굳이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있어야 할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다. 실제로 수만 명에 한 명 꼴로 오른쪽에 심장이 달린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 전문킬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 ‘니키타’에서 이런 사례가 발견된다. 자신의 애인을 죽이라는 조직의 지시를 받은 니키타는 애인의 심장이 오른쪽에 있다는 점을 알고는 ‘안심하고’ 왼쪽 가슴을 향해 총을 쏜다. 남들이 볼 때 성공적으로 저격한 것으로 속이기 위해서다.



심장을 비롯한 몸의 각종 장기 위치가 정상인에 비해 다르게 배치된 경우를 의학적으로 ‘내장 역위증’이라 부른다. 가장 흔한 형태는 모든 장기가 거울을 보듯 정상인과 반대 위치에 놓인 경우. 보기에는 이상하지만 생리기능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각 장기들이 여전히 조화를 이루며 제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의사가 청진기로 진찰하기 전에는 본인도 모르고 지내는 일이 많다. 일란성 쌍둥이인 경우에 가끔 발견된다.

하지만 내장의 일부만이 다른 위치에 놓이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즉 몸의 모든 장기가 어느 한쪽으로 몰려 있는 사례가 있다. 또 위 간 소장 대장 등 복부에 있는 장기의 위치는 정상이지만 흉부의 심장만 오른쪽에 놓인 사람도 있다. 어떤 경우든 심장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돼 생명을 위협한다.

네이브키즈 연세소아과 이종균 원장은 “심장이 오른쪽에 위치한 환자비율은 전체 심장병 환자의 1% 미만으로 드문 편”이라며 “방치하면 위험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율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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