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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명령은 알에 있다


개미사회에서 일개미는 여왕개미와 마찬가지로 알을 낳을 수 있는 암컷임에도 불구하고 죽으라고 일만 한다. 간혹 딴 맘을 품은 일개미가 알을 낳기도 하지만 곧 다른 일개미에게 잡아 먹혀버린다. 여왕개미는 어떻게 수만마리의 일개미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수 있을까.

최근 여왕의 명령은 알을 통해 전달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왕개미는 자신이 낳은 알에다 화학물질로 표시를 해둬 일개미가 낳은 알보다 우월한 대우를 받게 한다는 것.

독일 뷔르츠부르그대의 곤충학자인 유르겐 리비히 박사는 일개미들이 일종의 화학표지를 감지해 여왕개미가 낳은 알과 다른 일개미들이 낳은 알을 구별한다고 추정했다.



다른 일개미가 낳은 알을 옮기는 일개미. 일개미는 알에 묻어있는 화학물질로 여왕개미가 아닌 다른 일개미가 낳은 것임을 구별해내 잡아 먹어버린다. 사진제공 독일 뷔르츠부르그대.

연구진은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여왕개미와 일개미가 낳은 알의 표면에 묻어있는 탄화수소 화합물을 분석했다. 추정한 대로 여왕개미가 낳은 알에 있는 탄화수소 화합물은 일개미의 것과는 서로 다른 종류였다. 그리고 이 화합물은 여왕개미의 몸에 묻어있는 것과 매우 비슷했다.

리비히 박사는 좀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두종류의 탄화수소 화합물을 다른 알에 묻혀보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일개미들은 여왕개미의 알이더라도 일개미의 알에 묻어있던 화학물질이 있는 경우에는 주저없이 파괴했다. 반대로 여왕의 흔적이 있는 일개미 알은 신주단지 모시듯 보살폈다.

일개미가 동료가 낳은 알을 파괴하거나 스스로 출산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유전자 셈법에서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개미 암컷들은 사람들처럼 염색체를 한쌍씩 지니고 있는 이른바 이배체 개체들이지만 수컷들은 암컷이 정자의 도움없이 미수정란으로 낳은 것이어서 염색체를 한벌만 지닌다. 그래서 여왕개미가 낳은 암컷은 수컷이 가진 하나뿐인 염색체와 여왕개미의 염색체 한벌 가운데 어느 한쪽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암컷들끼리는 아버지가 준 염색체를 공유하므로 아버지 몫인 50%의 유전자가 동일하다. 어머니 몫인 나머지 50%의 유전자는 여왕개미가 지닌 한벌의 염색체 가운데 어느 한쪽에서 오므로 확률로 봐서 암컷들끼리는 어머니 몫 가운데 절반을 공유하게 된다. 결국 자매들의 유전적 연관관계가 75%가 된다. 이에 비해 암컷 일개미가 자식을 낳으면 50%의 유전적 연관관계만 갖게 된다. 그러므로 일개미의 입장에서는 여왕개미가 낳은 자매를 보살피는 것이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를 후대에 퍼뜨리는 좋은 전략이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과학원회보'(PNAS) 3월 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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