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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공격도 막아주는 첨단 방탄차


테러와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일으킨지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전쟁 자체는 미국측의 일방적인 승리로 한달도 안돼 막을 내렸다. 그러나 황폐해진 그 땅에 평화는 찾아오지 상원의원회관에서 맹독물질 라신이 발견됐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듯 테러집단의 공격목표 1순위는 한 나라의 지도자다. 고대 로마제국에서 빈번했던 황제 암살에서, 중세 십자군전쟁 중 계속된 국왕 암살, 그리고 현대 미국 케네디 대통령 암살까지…. 지도자를 제거했을 때 사회적 파장은 엄청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테러는 계속 되리라 예측된다.






각국 정부는 테러공격으로부터 지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하고 자신의 생명을 내놓을 수 있는 우수한 경호요원을 배치한다. 이와 함께 첨단 과학기술로 지도자의 생명을 지킨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방탄차다.






케네디 죽음에서 얻은 교훈
19세기 말부터 육상교통의 주축으로 떠오른 자동차는 편리하고 안락해 오늘날 널리 보급돼 있는 교통수단이다. 대중 앞에 나서고 대외활동을 해야만 하는 특성상 지도자는 안전한 성안에서만 지낼 수 없다. 지도자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고, 바로 그 순간이 테러집단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황태자비는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를 방문했다. 그런데 세르비아의 한 청년이 오스트리아의 최고급차 ‘그뤼프 운트 스티프트’를 타고 이동하던 황태자 부부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탄을 맞은 황태자비는 바로 절명했고 황태자 역시 15분 뒤 사망했다.

황태자 부부의 비극적인 죽음을 접한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는 곧바로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했다. 그 결과 러시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강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모이면서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이 발발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죽음은 자동차로 이동하는 일이 테러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총탄을 막아줄 수 있는 방탄차 개념이 등장했다.





방탄차를 처음으로 이용한 사람은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였다. 3선에 성공해 12년 동안이나 재임했던 루스벨트는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발생한 저격사건에서 운좋게 살아남았다. 이후 루스벨트는 링컨 컨버터블을 개조한 방탄차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선샤인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루스벨트의 방탄차는 오늘날 방탄차의 기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자동차는 총탄을 막을 수 있는 특수 강판과 2cm 두께의 방탄유리, 총격에 강한 타이어, 대응무기 등을 장착하고 있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링컨 컨티넨탈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방탄차다. ‘프레지덴셜 컨티넨탈’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케네디의 방탄차는 사실 주인의 목숨을 지키지 못해 더 유명세를 탔다. 이 차는 방탄 덮개를 벗겼다 씌웠다 할 수 있었는데, 케네디는 댈러스 방문 중 덮개를 벗기고 군중에게 답례하다 오스왈드의 저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덮개가 완전히 열리는 방탄차는 자취를 감췄다.





지도자를 보호하는 방탄차는 기본적으로 3가지 임무를 지닌다.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고, 안전한 곳으로 재빨리 탈출해야 하며, 적절한 대응공격을 해야 한다. 방탄차의 3가지 임무를 모두 만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방탄성능을 향상시키면 필연적으로 자동차가 무거워진다. 무거우면 기동력이 떨어져서 테러공격을 당할 때 신속히 탈출하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총기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공격당하면 거의 대부분 정확히 명중된다. 이 때문에 요즘 방탄차는 탑승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이어 터져도 고속주행 가능
현재 전세계 국가원수들은 뛰어난 방탄차를 소유하고 있다. 국가원수가 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차량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국가원수의 방탄차 중 첨단과학이 가장 많이 적용된 방탄차는 미국 대통령인 조지 W. 부시가 소유하고 있다. 부시의 방탄차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캐딜락 드빌 리무진인데, 움직이는 요새라 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도 항상 비행기로 싣고 다니면서 애용할 정도다.

부시의 방탄차는 전체적인 모습이 캐딜락 드빌 리무진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차다. 테러공격에 대비해 특별히 제작된 차량으로, 판매되지도 않는다. 차량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새 나가면 약점이 노출될 수 있어서다.

덮개를 열 수 있는 방탄차 프리지덴셜 컨티넨탈을 타고 군중에 답례하고 있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

이 때문에 대략적인 정보만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부시의 방탄차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두꺼운 지붕과 필러(유리창 사이의 기둥)가 눈에 띈다. 특히 전면 유리창과 옆 유리 중간에 위치한 프런트 필러, 앞뒤 문을 연결하는 센터 필러, 뒤에 있는 리어 필러는 무식하게 느껴질 정도로 두껍다.

필러와 지붕이 두꺼운 이유는 차량 전체가 12.7cm 두께의 강판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 두께면 각종 총기류는 물론 요즘 전쟁 중 대전차무기로 많이 사용하는 휴대형 로켓무기(RPG) 공격에도 끄떡없다. 차체 강판은 화염방사기나 화염병 공격에 대비해 방화처리가 돼 있다.

차량 밑바닥 역시 똑같이 두꺼운 강판으로 만들어져 있어 지뢰나 수류탄이 터져도 견딜 수 있다. 차량 밑바닥의 방탄에도 신경쓰게 된 것은 국제적인 범죄조직인 마피아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판사의 죽음에서 비롯됐다. 마피아 척결로 유명한 이탈리아 지오바니 팔콘 판사는 1992년 5월 부인과 경호원들과 함께 방탄차로 이동하던 중 도로표면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서 폭사했다.





방탄차의 외부 중 가장 취약해 보이는 유리창은 무려 6cm나 되는 방탄유리로 돼 있다. 방탄유리는 강화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에틸렌 등을 여러겹으로 쌓아 만들어서 소총, 기관총,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다.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옆 유리창도 열 수 없다.

강판과 방탄유리로 만들어진 차 문짝은 워낙 무겁다보니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지레장치가 마련돼 있다. 물론 실제 문짝을 열고 닫는 일은 경호원의 몫이다. 손잡이는 예전에 많이 사용된, 손잡이가 겉에 드러나 있는 그립타입이다. 카퍼레이드 등을 할 때 경호원들이 손잡이를 붙잡고 뛸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다.

운전사 바로 앞 전면 유리창에는 적외선 감지 영상을 보여주는 나이트 비전이 설치돼 있다. 덕분에 총격으로 헤드라이트가 모두 부서져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암흑 속에서도 물체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곳을 찾아 재빨리 빠져나갈 수 있다.

라디에이터와 엔진 등 차량을 구성하는 부품들은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특히 연료탱크는 공격당해 폭발하면 자동차 자체가 공중분해되기 때문에 총격에 잘 견디고 외부의 열을 차단시키도록 설계가 돼 있다.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그 안의 장갑 타이어와 쇠로 된 바퀴만으로 시속 80km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방탄차의 실내는 생화학공격에 대비해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 있다. 대신 실내공기는 모두 독자적인 산소공급 시스템에 의해 공급된다. 좌석은 3열로 이뤄져 있으며 7명이 탑승할 수 있다.





운전석의 위치한 1열에는 2명이 탑승하는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콘솔 박스에는 첨단 통신장비가 들어있다. 대통령의 이동 집무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다. 운전석과 뒤에 위치한 자석은 방음 유리벽으로 완전히 격리돼 있어, 스피커폰을 통해서만 대화할 수 있다.

유리벽 바로 뒤에 위치한 2열에는 3명이 탑승한다.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게 돼 있지만 차체가 워낙 길다보니 상당히 떨어져 있다. 대통령이 앉는 마지막 3열에는 동반자까지 2명이 앉을 수 있다. 대통령석과 동반자석은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최고급 리크라이닝 시트로 안락함을 제공한다. 좌석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있으며, 개인 조명, 오디오, 냉난방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기지개 펴는 방탄차 시장
방탄차의 승차감은 최고급 리무진에 비해서는 한참 뒤떨어진다. 차체가 워낙 무겁다보니 노면의 미세한 충격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다. 또 방탄유리가 워낙 두껍기 때문에 밖을 내다보기도 수월치 않다. 하지만 지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 예로 1998년 그루지야 전 대통령 예두아르트 셰바드드나제는 10여명의 무장괴한으로부터 로켓무기까지 동원한 무차별 공격을 당했지만 서방에서 선물받은 방탄차 덕분에 아무런 부상 없이 살아남았다.

오늘날 강대국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대부분 자국에서 생산된 방탄차를 사용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눈을 번뜩이고 있는 경호원. 지도자를 노리는 테러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예상된다.

영국은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독일은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프랑스는 시트로엥, 러시아는 질 리무진, 이탈리아는 피아트, 일본은 닛산 로얄에서 만든 방탄차를 이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통령은 벤츠, 링컨 컨티넨탈, 캐딜락 등 외국에서 들여온 방탄차를 사용하고 있다. 몇몇 중소기업이 기존 차량에 방탄소재와 방탄유리를 장착해 개조하는 수준이다. 현재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에 올라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전세계에 테러 위협이 확산된 가운데 국가원수의 전유물로 알려진 방탄차의 수요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대중적인 스타에서 기업인이나 정치가, 그리고 사회적으로 불안한 중동이나 남미의 중산층에게까지 방탄차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세계 방탄차 시장이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로, 앞으로 연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탄차 자체도 탑승자를 보호하는 첨단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차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방탄차가 부가가치가 큰 상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전세계 자동차 회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처럼 일반인에게 방탄차를 판매하던 기존 회사는 물론 포드, GM 등 거대 자동차회사들이 일반인을 위한 방탄차 모델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이라크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타고 가던 차량이 테러공격을 당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앞으로 이라크에 한국군 파병이 예상되는데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한국군에 우호적인 입장에 설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첨단과학을 바탕으로 우리 손으로 만든 근사한 첨단 방탄차가 위험한 곳에 파견되는 우리 국민들을 보호한다면 멋지지 않을까.






이라크 파병 한국군 수호하는 방탄헬멧
이라크 파병부대를 시작으로 한국군 전체에 신형 방탄헬멧이 보급될 예정이다. 웬만한 총알은 모두 막아준다는 방탄헬멧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육군사관학교 무기공학과 김희재 교수를 찾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방탄공학 전문가인 김 교수는 이 분야 연구만 15년 이상 해온 베테랑 과학자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답게 군복을 멋지게 차려 입고 기자를 맞이한 김 교수는 한 손엔 신형 방탄헬멧을 들고 친절하게 방탄공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김 교수는 “방탄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라며 “전투 중 머리나 목에 총알을 맞을 확률은 12%에 불과하지만,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에 방탄헬멧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실제 전투 중에는 탄환보다 수류탄 파편에 공격당할 확률이 3배 가량 더 높다”면서 “방탄헬멧은 이처럼 다양한 공격에 뚫리지 않아야 하고, 우그러져 머리에 충격을 줘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방탄헬멧의 경우 권총 탄환은 모두 막지만 직각으로 날라오는 소총 탄환은 막기 힘들다. 그러나 헬멧이 구형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빗겨 맞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방탄헬멧에 사용하는 방탄소재는 튼튼하면서 가벼워야 한다. 군인이 활동할 때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신형 방탄헬멧은 방탄섬유와 폴리에틸렌 등의 소재를 여러겹 겹친 후 압축해 9mm 두께로 만들어진다”며 “무게가 1.1kg 정도로 미군 헬멧(1.45kg)이나 프랑스군 헬멧(1.3kg)보다 훨씬 가볍다”고 말한다.




신형 방탄헬멧의 겉모양은 제2차세계대전 독일군 헬멧처럼 뒷부분이 내려와 있다. 이런 헬멧을 프릿츠형 형상이라고 하는데, 귀와 뒷덜미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아래로 내려온 뒷부분은 귀와 뒷덜미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 소리 전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높이가 결정됐다.
방탄헬멧을 썼을 때 시야각도와 무게중심도 중요한 요소다. 전투 중에는 시야가 넓을수록 유리하고, 또 무게중심이 제대로 잡혀있어야 전투 중 헬멧이 흔들리거나 벗겨질 염려가 적기 때문이다. 끈으로 조여 헬멧을 쓰면 13mm 정도 공간이 뜨는데, 공기가 순환해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머리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신형 방탄헬멧은 초속 6백m로 날아오는 파편의 90% 이상을 막을 수 있는 방탄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첨단 방탄헬멧 덕분에 이라크 파병부대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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