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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기를 거부하는 10가지 기술


미 매사추세스공대(MIT)에서 발행하는 과학잡지 테크놀로지리뷰 2일자는 기술의 비약적인 진보에도 불구하고 결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기술 10가지를 소개했다. 테크놀로지리뷰는 이 불멸의 10대 기술은 때론 최신 기술이 놓치고 있는 틈새를 매꾸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잡지가 소개한 10가지 기술들을 살펴본다.

△도트매트릭스 프린터-찌직찌직 거리는 소리로 유명한 이 기기는 1980년대 등장, 이제는 PC사용자들의 추억속에나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마치 디노사우루스가 새로 진화한 듯 충격형프린터라는 멋진 이름을 달고 업무용 기기로 공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회사나, 은행, 약국 등 빠른 속도, 신뢰성, 경제적 효율성을 요구하는 곳에서 인기 만점. 최신형 모델은 분당 2천줄, 한달에 250만장 이상을 불과 장당 1센트의 비용만으로 찍어낸다.






△타이프라이터-이 원조 충격형 프린터야말로 PC세대에겐 그저 낯선 존재일 뿐.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있다. 미 전자소비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미국인들은 모두 43만4천대의 워드프로세서와 전자타이프라이터를 사들였다. 수동기기가 틈새를 장악한 것. 구형 타이프라이터를 만드는 올림피아사와 올리베티사도 여전히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다. 타이프라이터의 건재 이유로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이 없고 하드디스크나 소프트웨어 고장, 배터리 소모에 따른 작업 중단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라디오-이 매체는 1940년대 TV상업 방송이 시작되면서 이미 사망선고를 받아놓은 상태. TV는 라디오로부터 톱프로그램과 광고주들을 차례로 빼앗아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닥다리는 다음 10년의 사회적 기술적 변화를 민첩하게 반영해 나갔다.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재기의 열쇠였다. 특히 트랜지스터와 자동차의 발전은 휴대성이 강조되는 라디오의 확산에 기여했다. 교외에서나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출근길에서 라디오는 애용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더불어 청년문화와, 디스크자키, 발랄한 농담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날로 영역을 넓히는 TV와 달리 라디오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전하는 보다 친숙한 존재로 남아있다. 물론 휴대 인터넷 게임, MP3 그리고 메시지서비스들이 라디오의 입지를 점점 좁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삐삐-1990년대 초반 이 작은 기기를 유행시켰던 젊은이들은 이제 모두 휴대폰을 목에 걸고 다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2002년 전세계 삐삐 판매량은 당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증가했다. 몇몇 대기업들은 여전히 업무의 상당 부분을 삐삐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커다란 휴대폰을 착용하기 힘든 경찰관이나 의료장비에 오류를 유발시켜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병원 의사들도 주 애용층이다. 자그마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수신율을 자랑해 휴대폰 통화가 불가능한 지역에서 애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운전 중 통화로 인해 일어날지 모를 교통 사고와 통화중 지나친 목소리로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무뢰한'으로 불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카세트 테이프-1960년대 처음 등장한 골통품. 지금은 CD플레이어와 각종 레코드에 자리를 빼앗겼다. 그렇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는 결코 아니다. 2트랙방식의 63cm 테이프에서부터 24트랙 5cm짜리 테이프까지 다양한 크기의 테이프들이 여전히 절찬리 생산중이다. 오디오파일(음악광)들이 1만달러짜리 CD플레이어보다 턴테이블을 선호하듯 음향기술자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테이프 녹음 방식을 신뢰한다. 더불어 아날로그 카세트 테이프에 담긴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플레이어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진공관-오디오광들이 떠받들고 있는 또다른 '올디스벗구디스'(oldis-but-goodies). 1970년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인 트랜지스터가 나오자 강판 당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가 몇몇 기타리스트와 하이파이 마니아들을 만족시키지 못하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낮은 왜곡율을 가진 트랜지스터는 실험실용 오실로스코프에 어울릴 뿐 음향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진공관 소리는 그만큼 인간적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부에선 미국 정부가 중요한 통신 장비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막기 위해 상당량의 진공관을 비축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메인프레임 컴퓨터-1백만 달러 이상 나가는 이 큼직한 기기는 PC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이상 쓸모없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윈도와 유닉스 서버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대용량 정보를 처리해야만 하는 은행과 기관에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그리고 새천년을 맞아 작은 재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89년 이래 처음으로 지난 2001년 IBM의 메인프레임컴퓨터 생산량이 늘어난 것. 처리속도와, 보안성, 신뢰성이 밑거름 됐다. 최신 모델 Z990은 30년간 단 한번 오류를 허용하도록 고안됐다.

△포트란-IBM이 처음 배포한지 47년 된 프로그램 언어 가운데 고어(古語)로 통한다. 그러나 과학 계산용으로 아직도 넓게 통용된다. 어떻게 이처럼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대에 존재했던 기기가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일까. 한스 봄 미국컴퓨터연구협회 전 부회장은 학습 곡선(learning curve)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에게는 뭔가를 배울 때 한번 좋다고 생각한 것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1960년대와 1970년대 프로그램언어를 배운 연구자들에게 포트란은 그만큼 친숙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또 여러차례 업그레이드를 통해 효율성과 기능들이 꾸준히 추가돼 왔다는 점도 포트란이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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