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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높이 전자현미경 대덕에 등장


“와! 이게 도대체 몇m나 됩니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대덕 본원 전자현미경동에 들어선 순간, 기자는 높이 9.5m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의 위용에 깜짝 놀랐다. 거대한 몸체를 떠받친 지하 기둥까지 합하면 자그마치 14.5m. 아파트로 치면 4층 높이다. 이를 이용하면 놀랍게도 원자 하나하나까지 관찰할 수 있다고.






파장 짧은 전자빔이 물체 투과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은 렌즈에 빛을 통과시켜 물체를 관찰한다. 따라서 가시광선의 가장 짧은 파장인 3백60nm(나노미터, 1nm=10-9m)보다 작은 물체는 볼 수 없다. 이런 물체는 빛 대신 파장이 짧은 전자빔을, 유리렌즈 대신 전자렌즈를 쓰는 전자현미경을 사용해야 관찰 가능하다.

전자현미경은 주사전자현미경과 투과전자현미경의 2종류가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초점이 잘 맞춰진 전자빔을 물체의 표면에 주사하기 때문에 물체의 겉모양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곤충의 미세구조 확대 사진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얻은 것이다. 반면 투과전자현미경은 높은 진공 상태에서 가속된 전자빔을 물체를 투과시켜 상을 얻고, 이를 형광판에 비추거나 사진으로 찍어 관찰한다. 따라서 물체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포 내 소기관의 단면도 같은 사진은 바로 투과전자현미경의 작품이다. 투과전자현미경은 빛을 물체에 투과시켜 물체를 관찰하는 광학현미경과 원리가 비슷하다. 그러나 광학현미경이 약 1천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데 비해 투과전자현미경은 1백만배 확대 가능하다.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본체 부분만 해도 사람 키보다 훨씬 크다.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이 장비를 이용하려고 반도체와 신경과학 등 여러 분야의 국내외 연구진들이 벌써부터 앞다퉈 신청하고 있다. 사진은 전자현미경팀 연구원들이 현미경을 조작하고 있는 모습.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총에서 발사된 전자빔은 수백kV의 전압으로 가속돼 에너지를 얻어 전자렌즈를 통과한다. 전자렌즈는 코일을 감은 자석이다. 코일에 전류를 흘려주면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전자빔의 방향이 정리돼 평행하게 물체를 투과한다. 전류를 바꾸면 자기장이 변하므로 초점거리나 배율을 조절할 수 있다. 전자빔의 에너지가 높을수록 파장이 짧아져 좀더 작은 물체까지 관찰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고에너지의 전자빔을 이용한 현미경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1965년 일본 히타치사가 5백kV의 높은 전압으로 전자빔을 가속시키는 현미경을 개발한 이후 본격적으로 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속전압이 2백kV 정도인 일반 투과전자현미경은 0.2nm 크기까지 구별할 수 있는 분해능을 가진다. 이에 비해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설치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전자를 1천kV 이상의 초고전압으로 가속시켜 0.12nm 크기도 구별할 수 있다. 원자 간 간격이 보통 0.1-0.2nm이므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하면 원자 하나하나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0.12nm 분해능은 일본의 도호쿠대와 도쿄대,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에 설치된 동급 장비의 0.1nm 분해능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 그러면 연구원에 설치된 장비가 일본이나 독일보다 못하다는 뜻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일본과 독일의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물체를 ±40° 이상 각도로 기울이지 못한다. 물체를 넣는 공간의 너비를 1cm 이하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넓히면 물체를 더 기울일 수는 있지만 분해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이 공간의 넓이는 유지하되 모양을 약간 개조함으로써 물체를 ±60°까지 기울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일본이나 독일에서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이다. 즉 0.12nm의 원자 수준 분해능과 ±60°의 고경사각을 갖춘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한 장비인 셈이다.





실제 성능시험 결과 실리콘웨이퍼를 3방향으로 기울여 각각의 이미지를 얻어냈다. 이 이미지에서는 0.136nm 간격으로 조밀하게 보이는 실리콘 원자까지도 구별 가능하다.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 사업을 이끄는 나노환경연구부 전자현미경팀의 김윤중 박사는 “한 시료를 3가지 방향으로 움직여 서로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를 획득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낸다.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3차원 구조를 모르는 단백질을 여러 방향으로 기울여 미세한 원자까지 구별되는 사진을 찍어낸다. 따라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추측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우수한 투과력을 자랑한다. 일반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빔은 0.2-0.3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 이상의 두께를 가진 물체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보다 두꺼운 물체를 분석하려면 절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자가 손상될 경우 정밀한 분석이 어렵다. 그러나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의 고에너지 전자빔은 1.3μm 두께의 물체까지 투과할 수 있어 절단하지 않고도 관찰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소자는 그 크기가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고 3차원 다층 복합구조로 집적 방식이 바뀌는 추세다. 따라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의 우수한 분해능과 투과력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제격인 것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뇌신경세포를 여러 조각으로 절단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뇌 연구의 발전에도 한몫 단단히 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최신 에너지 여과장치가 부착돼 있다. 전자빔은 물체에 부딪히는 순간 그 충격으로 에너지를 약간 잃어 물체의 이미지가 약간 흐려지게 한다. 이때 물체의 성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손실되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때문에 전자빔을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된 물체에 통과시키면 에너지 여과장치에 의해 명암이 여러가지로 분리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마치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여러 색깔로 분리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원자의 위치뿐만 아니라 종류까지도 구별해낸다.
한편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의 고에너지 전자빔을 물체에 투과시켜 파괴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항공우주소재처럼 극한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하는데도 활용 가능하다.





크지만 예민하다
그러나 이 현미경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무척 예민하다. 장비가 설치된 건물을 비롯한 주변 환경이 분해능과 안정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본 동경대에서는 1995년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 설치를 완료한 다음 성능시험을 했더니 전혀 상을 얻을 수 없었다. 1년 동안 그 원인을 알아내려고 수많은 조사를 거듭한 끝에 결국 근처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 때문에 현미경의 자기렌즈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특수실험실을 마련했다. 이 안에는 외부 자기장을 감지해 그와 반대 방향으로 같은 크기만큼의 자기장을 발생시켜 현미경이 자기장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자장차폐장치, 시료가 흔들리면 제대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반으로 전달되는 외부 진동을 막아주는 제진대, 소음을 막기 위한 두꺼운 방음문 등 여러가지 보조시설이 갖춰져 있다. 연구원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이 특수실험실은 장비 제작사인 일본 JEOL사에서 요구한 설치 조건보다 더 나은 환경이다. 실제로 현미경이 일본 공장에서 제작됐을 때보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설치 완료됐을 때 더 좋은 성능을 보였다.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의 설치·운영 사업은 과학기술부 연구기반구축사업의 일환으로 1998년 12월 15일 공식 출범했다. 이 장비는 2002년 11월 JEOL사에서 설계와 조립이 완료돼 성능시험을 마쳤다. 그 후 다시 분해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으로 옮겨졌고 2003년 10월 재조립이 완료됐다. 가속탱크는 2층, 본체는 1층, 이들을 떠받치는 제진대는 지하에 각각 설치됐다.
2003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험가동을 마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4월 2일 오픈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부터 국가 공동연구시설로 운영된다. 연구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장비운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면 이용 시간을 배정받을 수 있다.






청소년과 일반인에게 첨단장비 공개하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해 오는 4월 2일 대덕에 위치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대전지역 초등학교 5학년 학생 1백명을 대상으로 과학캠프를 실시한다. 프로그램은 첨단기기를 이용한 미생물의 운동성 분석, 레이저형광현미경과 생명의 신비, 자연속의 나노세계, 신기한 플라즈마 현상, 초전도현상과 자기 부상열차의 5가지다.

1996년부터 첨단기기와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2001년부터는 초·중·고등학생과 과학교사를 위한 다양한 과학캠프를 운영해왔다. 과학캠프에서는 연구원들이 직접 개발한 실험장치와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했는데, 참가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았다.


대전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캠프가 4월 2일 열린다. 사진은 이 행사를 마련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경.

이에 힘입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그동안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첨단장비 활용 연구 체험프로그램’을 종합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확대시켰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xscience.kbsi.re.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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