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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생성의 비밀 ‘힉스’ 밝혀질까…高大개발 뮤온입자검출기


고려대 아산이학관 441호 입자물리학 연구실. 물질의 근원을 다루는 곳이라 책이 가득 쌓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에 들어서자 분주한 ‘공장’ 분위기다. 사다리꼴의 시커먼 합금판이 윙윙거리는 프레스에서 계속 찍혀 나온다.

“우주의 생성 비밀을 밝히는 입자검출기예요. 이번 주말부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본격적으로 보낼 토종 제품이죠.”

1997년부터 6년간 연구에 몰두해 만족스러운 완제품을 만들어낸 고려대 물리학과 박성근 교수의 말이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위치한 CERN은 2007년 4월 완공을 앞두고 벌써부터 전 세계 물리학자를 흥분시키고 있다. 이곳 지하 100m에 설치 중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태초의 환경을 재현해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사진에 그려진 원을 따라 지하 100m에 둘레 27㎞로 지하터널이 건설됐는데 이 터널 내에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2007년 들어선다. -사진제공 CERN

10의 15제곱분의 1m 크기의 양성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서로 부딪치게 한다. 충분한 가속을 위해 무려 27km의 원형 터널이 필요하다. 이때 발생하는 미세 입자들이 우주가 처음 만들어질 때의 주역이다.

LHC의 주요 임무는 이 가운데 ‘신의 입자(God Particle)’로 불리는 힉스를 찾는 일. 만물에 질량을 부여하는 근원입자로 스코틀랜드 출신 과학자 피터 힉스가 그 존재를 주장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힉스가 없다면 우주의 질량은 제로다. 하지만 아직 이론적으로만 존재가 예측될 뿐이다.

힉스는 양성자가 충돌할 때 아주 짧은 순간(10의 25제곱분의 1초) 존재했다가 4개의 뮤온 입자로 붕괴된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뮤온을 검출하는 기기 개발에 매달려 왔다. 간접적으로나마 힉스의 존재를 감지하기 위해서다.





고려대에서 개발한 한국형 LHC가 이런 검출기 가운데 하나다. 정식 명칭은 ‘전방저항판 검출기’. 양성자가 양쪽에서 진입한 가장자리 부분(전방)에서 뮤온을 감시한다.

2개의 검출판이 2mm 간격을 두고 붙어 있고 여기에 특수 혼합기체가 채워진다. 한쪽 판에 1만V의 전압을 걸어놓는데 뮤온이 이곳을 통과하면 기체분자로부터 전자가 떨어져 나와 눈사태처럼 불어난다.

이 전자가 다른 쪽 검출판(저항판)에 도달하면 갈 곳을 몰라 잠시 머뭇거린다. 이때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분석하면 뮤온이 지난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선진국들은 양성자가 부딪히는 중앙부에 설치할 검출기에만 골몰했어요. 충돌하는 곳과 가까울수록 잘 감지된다고 여긴 거죠. 하지만 연구 결과 양쪽 전방에서도 이에 못지 않게 뮤온의 출현을 알 수 있다고 밝혀졌어요.”



과학기술부는 국제공동연구의 일환으로 이 분야에 20억원을 지원했다. 2002년에 대량생산체제가 갖춰졌고 관련 국내특허만 10개에 달한다. 올해와 내년 각 450개의 검출기를 CERN에 보내는 일에 아무런 차질이 없다.

3년 뒤 ‘힉스, 한국산 검출기에서 최초로 감지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될 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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