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동물도 눈치로 단어 배운다


사과, 참외, 아보카도.

테이블 위에 3가지 과일이 놓여 있다. 열대과일인 아보카도는 처음 사본 것이다.

“아보카도를 갖고 오렴.”

3살짜리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잠깐 머뭇거리다 처음 본 과일인 아보카도를 집는다. 이처럼 새로운 이름을 낯선 대상에 연결시켜 어휘력을 늘리는 과정을 ‘재빠른 연결짓기’(fast mapping)이라고 부른다.

엄마가 “이건 아보카도다”라고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이는 엄마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둘을 연결짓는다. 사람은 2살 무렵부터 매일 10여개의 단어를 습득해 20세 무렵에는 약 6만 어휘를 알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재빠른 연결짓기, 즉 ‘눈치’로 배우는 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런 단어습득력이 인간만의 능력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발달 및 비교 심리학과 쥴리아 피셔 박사팀은 ‘리코’(Rico)라는 이름의 영리한 개가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사이언스’ 6월 11일자에 발표했다.


2백개가 넘는 물체의 이름을 기억하는 영리한 개 ‘리코’(사진제공 막스-플랑크연구소)

보더 콜리종인 리코는 생후 10개월부터 물건을 집어오는 훈련을 받았는데 뜻밖에 놀라운 단어암기력을 보여 10살인 현재 2백가지가 넘는 물건의 이름을 기억한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먼저 이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리코가 이름을 알고 있다는 대상 2백개를 10개씩 20세트로 나눈 뒤 세트별로 두 개씩 이름을 불러 개가 물어오게 했다. 리코는 40개 항목에서 37개를 맞췄다. 정말로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연구자들은 리코가 아이들처럼 재빠른 연결짓기로 단어를 습득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방안에 리코가 익숙한 7가지 대상과 낯선 물체 하나를 함께 둔 뒤 낯선 물체의 이름을 말했다. 10회에 걸친 시험에서 리코는 7번을 맞췄다. 즉 처음 듣는 단어가 낯선 물체의 이름일거라고 추측하고 물어온 것.

4주 뒤 연구자들은 리코의 기억력을 시험해 봤다. 4개의 익숙한 물체와 4개의 새로운 물체가 있는 방안에 4주 전 처음 본 대상을 함께 둔 뒤 그 이름을 말했다. 리코는 6번 가운데 3번을 맞췄다. 단 한번 본 물체의 이름을 4주가 지난 뒤에도 절반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피셔 박사는 “이 정도의 기억력은 3살짜리 아이에 해당한다”며 “단어습득력은 인간의 고유한 언어학습능력이 아니라 동물도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인지능력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즉 사물이 이름을 가질 수 있음을 동물도 깨달아 임의의 음향 패턴, 즉 발음된 단어를 특정 대상에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듣기가 말하기보다 먼저 진화한 셈이다.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