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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하는 ‘구름의 씨앗’ 식물플랑크톤


한여름 바닷가. 더위를 피해 물놀이에 몰두하는 일이 즐겁긴 하지만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인간은 무력하기만 하다. 특히 피부세포를 손상시키는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크림이나 선글라스 등 온갖 장비를 동원해야 한다.

그런데 태양과 당당히 맞서며 스스로 ‘자외선 차단 물질’을 뿜어내는 생명체가 있다. 바다 수면 가까이에 살고 있는 원시생물인 ‘식물플랑크톤’이다. 태양의 위력이 강렬해지면 이 녀석들은 놀랍게도 하늘에 구름을 불러 모아 자외선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작은 생명체들이 어떤 재주를 부려 구름을 만드는 것일까.


바다 수면 얕은 곳을 떠도는 방랑자 식물플랑크톤이 구름을 불러모아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점이 밝혀졌다.-사진제공 한국해양연구원

사실 식물플랑크톤은 단순히 바다의 1차 생산자에 머물지 않고 지구의 기후를 안정화시키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살기 때문이다. 흔히 아마존 같은 열대우림을 ‘지구의 허파’라 부르며 이산화탄소의 효과적인 제거 장소라 인식한다. 하지만 바다의 플랑크톤이 지구 이산화탄소의 50% 이상을 처리한다는 것이 정설.

그런데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 아래 우즈홀해양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팀은 1998년부터 조사한 결과 바하마제도의 동쪽 앞바다인 사르가소 해에서 식물플랑크톤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밝혔다.

태양빛이 강해지는 한여름 자외선은 인간뿐 아니라 식물플랑크톤의 생존에도 위협을 가한다. 이 위협을 피하기 위해 식물플랑크톤은 황(S)이 포함된 화합물(DMSP)을 생산한다. 몸을 감싸고 있는 세포벽을 두껍게 만들어 안쪽의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흥미진진한 얘기는 여기부터다. 이 화합물이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돼(DMS) 대기로 들어가면 산소와 반응해 새로운 황화합물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 물질이 주변 수분을 흡수해 구름을 만드는 ‘씨앗’ 역할을 한다는 것.





연구팀에 따르면 수심 25m 이내의 따뜻한 물에 살고 있는 식물플랑크톤의 경우 6월부터 9월까지 DMS의 분비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그 77%는 순전히 자외선 때문에 발생했다. 반응속도도 빨라 DMS가 만들어져 구름 씨앗으로 변신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3∼5일 정도에 불과했다. 태양이 작열하면 순식간에 구름을 만들어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물플랑크톤이 이런 역할을 한다고 해서 마냥 흥미로워 할 일은 아닌 듯하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강성호 박사는 “오존층 파괴가 심한 남극의 경우 자외선 차단 물질을 분비하는 식물플랑크톤의 종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차단 물질이 끈끈해서 플랑크톤끼리 서로 가까이 붙어 있게 돼 생태계의 질서가 교란된다는 점. ‘보통 크기’의 식물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던 남극의 크릴이 도저히 잡아먹을 수 없도록 몸집이 커진 것이다. 크릴이 굶어죽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 천적인 펭귄이나 고래 역시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한편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16일자 표지기사를 통해 식물플랑크톤의 ‘운명’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펼친 국제공동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해 이산화탄소의 양이 너무 많아져 바다 속에서 탄산칼슘(CaCO3)의 생성을 억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물질은 일부 식물플랑크톤을 비롯해 조개 산호 등 수중 생물의 껍질이나 골격을 형성한다. 식물플랑크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먹이’였던 이산화탄소가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변한 셈. 그렇다면 식물플랑크톤은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난화를 늦추는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강 박사는 “수온이 섭씨 15∼20도로 따뜻한 지역에서 해당되는 얘기”라며 “남극과 북극에 사는 식물플랑크톤의 대부분은 탄산칼슘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은 전체적으로 별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플랑크톤▼
‘플랑크톤(plankton)’이란 말은 ‘방랑자’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물결 가는 대로 떠돈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는데 우리말로는 물에 떠서 산다고 해서 ‘떠살이 생물’이라 불린다. 대부분 현미경에서나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작으며, 어떻게 ‘먹고사느냐’에 따라 식물성과 동물성으로 나뉜다. 육지의 식물처럼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함으로써 스스로 영양분을 만드는 것이 식물플랑크톤, 그리고 이를 먹고사는 것이 동물플랑크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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