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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전 미라 내시경 검사 -고대 김한겸교수팀 국내최초 시도


21일 오전 11시40분 고려대 안암병원 병리과.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목관이 도착했다. 김한겸 교수 연구팀이 관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자 바싹 마른 검붉은 피부의 시신 1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라였다.

5월 20일 대전 중구 목달동 송절마을 뒷산에서 이장작업 도중 4구의 시신이 부패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비교적 보존이 잘된 1구에 대해 고려대 연구팀이 이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바로 내시경검사.

김 교수는 “7월 초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관찰한 결과 전신의 장기가 잘 보존된 점을 확인했다”며 “특이하게도 기관지가 정상보다 넓다는 사실이 드러나 내시경을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발견된 미라는 34구인데 이 가운데 Ⅹ선촬영이나 부검 등 의학적 연구가 시도된 것은 5구이며 내시경을 이용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미라의 주인공은 600여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발견 당시 머리카락과 수염, 치아가 생전 모습대로 남아 있었다.

고려대 연구팀이 21일 내시경을 기도로 삽입해 미라의 기관지와 폐를 관찰하고 있는 모습. 이날 식도와 항문을 통한 내시경 삽입은 이뤄지지 못했다. -김훈기기자

내시경검사는 부검에 비해 시신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고 사망 원인과 연령 등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연구팀은 미라 전신의 크기(168cm)를 잰 후 치아상태를 점검했다. 턱과 코에 흰 수염이 길게 나 있어 중년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치아는 매우 건강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연령을 알아내기 위해 치아 2개를 뽑아 마모 정도에 대한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이제 본격적인 조직검사 단계. 해당 장기별로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외과 등 전문의들이 번갈아 가며 내시경 삽입을 시도했다.

먼저 기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기관지와 폐를 관찰하면서 조직을 떼어냈다.

이후의 목표는 복부에 위치한 장기. 하지만 식도와 항문이 막혀 있어 일반인이 흔히 병원에서 받는 ‘위내시’와 ‘장내시’는 일단 포기했다. 위와 장 내부의 조직을 검출하면 병으로 사망했는지를 좀더 확실히 밝힐 수 있다. 연구팀은 대신 배에 작은 구멍을 뚫고 복강에 내시경을 삽입해 내장의 겉모습을 촬영했다.





오후 4시30분경 1차 내시경작업이 완료됐다. 다음 주 초 위와 장에서 조직을 검출하는 일을 다시 시도할 계획. 검사결과는 한 달 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왼쪽 폐로 통하는 길이 막혀 있어 내시경이 들어가지 않았다”며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사망 원인이 폐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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