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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기발한 여름나기]햇빛에 약한 하마 “땀이 약”


본격적인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아무리 틀어도 좀처럼 시원함을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밝혀지고 있는 동물들의 기후 적응 양상을 살펴보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기발한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

▽꿀벌, 다단계 에어컨 시스템=꿀벌의 여왕벌은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한 여왕벌에서 태어난 일벌들의 아버지는 제각각이다. 그런데 최근 여왕벌의 외도가 벌집의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꿀벌은 벌집 내부의 온도를 바깥 기온과 상관없이 섭씨 32도에서 36도 사이에서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애벌레가 정상적인 변태를 거쳐 성충이 될 수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주위 온도가 올라가면 일벌들은 날갯짓을 시작해 벌집의 열을 식힌다.

최근 호주의 연구자들은 벌이 날갯짓을 시작하게 만드는 기준이 되는 온도가 꿀벌마다 유전적으로 결정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날갯짓을 시작하는 벌들이 있는 반면 어떤 벌들은 아주 더워야 날갯짓을 시작한다는 것. 따라서 주위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날갯짓에 참여하는 일벌의 수도 많아진다. 마치 선풍기의 ‘약’ ‘중’ ‘강’ 버튼처럼 단계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날개가 다단계 선풍기

연구자들은 꿀벌의 유전자가 다양할수록 날갯짓을 시작하는 기준 온도도 다양해져 단계적인 반응이 좀더 매끄럽게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실제 여왕벌을 한 종류의 유전자만을 가진 수컷과 교미시켜 만든 군집의 경우 벌집의 온도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 온도에서 한꺼번에 날갯짓을 시작하거나 멈추기 때문에 내부 온도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 줄리아 존스 박사는 “일벌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는 여왕벌이 얼마나 많은 수컷들과 교미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여왕벌은 정밀한 실내 온도 조절 시스템 구축을 위해 불가피하게 여러 수컷들을 불러들이는 셈이다.

▽하마, 땀이 선스크린 화장품=육상 동물로는 코끼리 다음으로 무겁다는 하마. 그래서인지 그 육중함을 덜 수 있는 물 속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하마는 보통 해가 진 뒤 먹이를 먹으러 나오지만 때로는 한낮에도 배를 채우기 위해 땡볕에서 몇 시간씩 돌아다녀야 한다. 그런데 하마의 피부는 수중생활에 맞게 적응돼 있기 때문에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갈라져 상처를 입게 된다.


자외선 차단제 바르고

최근 일본 연구자들은 하마가 땀과 비슷한 점성이 높은 액체를 분비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부 깊숙한 곳에서 분비되는 이 액체는 처음에는 색이 없다가 점차 붉게 변하면서 하마 피부에 점막을 형성한다. 붉은색이 생기는 이유는 액체에 함유된 특정 성분이 햇빛을 받으면 반응을 일으켜 빨강과 주황 색소로 바뀌기 때문.

연구를 이끈 게이오대 하시모토 교수는 “이렇게 만들어진 색소는 피부에 유해한 파장의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보호한다”며 “게다가 붉은 색소는 살균작용도 뛰어나 잦은 싸움으로 생긴 상처가 감염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살찐꼬리여우원숭이, 7개월간 내리잔다=아프리카 동부의 큰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이곳에는 원시 영장류인 여우원숭이류가 많이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중 한 종인 살찐꼬리여우원숭이는 4월이 되면 자취를 감췄다가 10월이 다 지나서야 슬슬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독일의 연구자들은 이 녀석들이 이 기간에 어디서 무얼 하는지 밝혀냈다. 뜻밖에도 7개월 내내 나무의 비어 있는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

마다가스카르는 남반구에 위치하므로 이 녀석들이 잠자는 기간은 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에 이른다. 즉 ‘겨울잠’인 셈이다. 그러나 열대지방이므로 낮에는 여전히 섭씨 30도를 웃돈다. 혹한의 추위를 피해 동면하는 포유류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열대지방에서 동면을 하는 종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필립스대 캐서린 다우스만 교수는 “이들이 잠을 자는 시기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혹독한 건기에 해당된다”며 “따라서 안전한 곳에서 몸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물과 먹이가 부족한 시기를 버텨내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7개월 내내 잠만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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