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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왕따 안티 현상도 심리 원인있다


“사이버 왕따 안티 현상도 심리 원인있다”

사이버 세계에서 끊임없이 ‘왕따’현상이나 ‘안티’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경북대 심리학과 곽호완 교수는 “최근 사이버상의 집단 따돌림으로 일어난 자살 사건이나 게시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부 그릇된 집단행동의 원인을 단순히 익명성에서만 찾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인터넷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진 ‘심리’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심리현상은 현실의 문제로 비화되기도 하고 광고나 웹디자인에 응용되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과 관련된 심리현상 몇가지를 정리했다.

◇‘인터넷을 하면서 조급증이 생겼다는데...’-조금만 창이 늦게 떠도 마음은 안달복달. 심리학자들은 조급증의 원인을 시각 자극에서 찾는다. 시각 자극은 다른 감각 보다 더 빨리 뇌로 전달된다. 이 때문에 시각이 두뇌에 전달되는 다른 감각 자극의 영향을 줄이는 시각 우세 현상이 일어난다. 시각 자극의 정도가 강화될수록 반응 속도도 빨라져 결국 컴퓨터 성능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참지 못하게 된다. 현란한 영상에 지속적으로 오래 노출될 경우 복합적이고 고차적인 사고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보 검색이 실패한 까닭은 검색기 탓이다?’-여러 웹사이트들을 뒤졌는데도 찾고싶은 보를 못찾고 검색기 탓으로 돌리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과연 검색기만의 문제일까. 전북대 인지심리연구팀이 대학생들의 검색기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불과 1-2개의 검색어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에 실패한 뒤에도 검색어를 바꾸지 않은채 다른 검색기로 옮겨간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반면 연상어나 특이한 구절을 인용한 경우, 중간 검색 결과를 사용하면 검색 성공률이 올라갔다. ‘5대강’의 총길이를 알고 싶다면 ‘강’으로 검색하기 보다 ‘하천’이나 ‘수자원’이란 검색어가 더 바람직하다는 것.

◇‘야후.co.kr과 야후.com 디자인은 왜 서로 다를까?'-이미지와 텍스트로 점철된 한국의 포털. 시원스럽다 못해 ‘썰렁’한 외국의 포털.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국내 포탈사이트는 가급적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 모아놓는 반면 외국 포털은 단순한 형태를 견지한다. 이는 한국인이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하고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을 반영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도 다른 주변 정보를 훑어본 뒤에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웹 검색을 하다가 종종 엉뚱한 사이트에 가 있는 이유’-심리학자들은 인터넷 탐색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실수를 ‘길잃음’과 ‘방향이탈’ ‘미술관문제’로 요약한다. 길잃음 현상은 하이퍼텍스트로 된 웹구조에 익숙하지 않을 때 겪게 된다. 메뉴 디자인이 잘못 설계됐거나 인간의 기억인지기능이 저조할 때 일어난다. 방향이탈은 원래 목적을 망각한 채 검색 방향에서 벗어난 경우. 이 오류 역시 인간 기억력의 한계, 의사결정 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정보가 주어졌을 때 일어난다. 여러 페이지를 돌아다녔음에도 득이 될만한 자료를 못찾는 경우가 바로 미술관 문제이다. 디자인에 문제가 있어 페이지 내용 구성이 잘못됐거나 정보가 너무 많아 대충 훑어 읽게 될 때 일어난다. 심리학에서는 단기 기억 용량과 장기 저장에 필요한 주의력 부족 때문에 일어난다. 특히 정보는 많지만 짜임새가 허술한 경우 발생한다.

◇‘인터넷 언어는 글보다 말에 가깝다?’-품사의 사용 비율로 알 수 있다. 최근 중앙대 심리학과가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언어는 일상 언어에 비해 명사의 사용 빈도가 12% 줄어든 대신 대명사의 사용 횟수는 7% 늘어났다. 용언의 사용에서도 동사의 사용빈도는 6% 줄어든 반면 형용사는 7% 늘어났다. 보통 일상적인 대화에서 우리는 대명사를 많이 쓰지만 글을 쓸 때는 명사를 많이 쓴다. 이는 인터넷 언어가 글을 바탕으로 하지만 말의 특성을 보인다는 뜻. 특히 동사는 행위나 사건을 표현하지만 형용사는 어떤 상태를 기술하는 품사이므로 정서나 감정 표현에 충실하다는 것을 뜻한다.





◇‘광고 성공하려면 웹페이지 오른쪽을 노려라’-전통적으로 웹페이지 오른쪽 끝은 인간의 주의가 잠시 쉬어 가는 공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가다가 줄을 바꾸기 직전 그 동안 집중됐던 주의력에 잠시 공백이 생긴다. 여기에 다른 정보를 집어넣으면 주의가 환기되면서 광고 효과가 올라간다. 아주대 인지심리연구팀과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인 다음 연구팀이 올해초 공동 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엽기 동영상 왜 더 보고 싶나?’-심리학자들은 이를 탈억제(disinhibition)현상에서 찾는다. 탈억제란 심적 부담을 주던 환경이 사라지면서 억제되고 눌려있던 감정과 욕망이 자유롭게 드러나는 심리 현상. 봐서는 안된다는 지나친 자제는 오히려 ‘보고 싶다’라는 욕망을 강화시킨다. 특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안전지대인 사이버 공간에서 이런 욕망은 쉽게 분출된다. 탈억제 현상은 종종 사이버 테러나 술먹고 하는 주사로 표출되기도 한다. 술 먹고 하는 말이 진심이라는 속설은 심리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사이버 공간 ’왕따‘, ’안티‘ 현상에도 이유 있다’-심리학자들은 그 원인 가운데 하나를 ‘동조’와 ‘감정전이’라는 심리현상에서 찾는다. 심리학에서 동조란 힘있는 사회적 규범이나 대다수의 의견 등에 개인의 의견이나 행동을 동화시키는 경향.





1988년 미국 심리학자 스밀로위츠는 사이버 공간에서 동조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을 처음 발표했다. 온라인 대화창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틀린 답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답하면 틀릴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 집단의 의견을 좇아 정상적인 자신의 감각을 부정한 셈이다. 여기에 분노를 다른 대상에 감정을 풀어버리는 ‘감정전이’까지 겹치면 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공격이나 집단 따돌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보확산이나 여론형성이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인터넷에서 이런 현상은 극대화된다.

◇‘게임,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성공한다’-게임은 웹디자인과는 다른 쌍곡선을 그린다.’ 웹사이트는 원하는 정보를 쉽도록, 게임은 좀더 어렵고 복잡해야 성공이라는 말이다. 게임에 빠져는 원인은 ‘강화’(reinforcement)에서 찾을 수 있다. 강화란 조건형성의 학습에서 자극과 반응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작용이다. 파블로프가 개를 대상으로 한 조건반사(條件反射) 실험에서 유래됐다. 그 가운데 게임과 관련된 것이 부분강화. 스키너 상자안에서 실시된 쥐의 반응 시험에서 발견했다. 예측하기 어렵거나 풀기 힘든 상황을 단계적으로 올려가면 성취욕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게임 도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좀더 어려운 단계로 나가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과학동아 9월호는 ‘사이버 시대 마음이 진화한다’라는 주제로 이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심리현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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