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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킹은 왜 자신의 블랙홀 이론을 수정했나


최근 저명한 이론 물리학자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스티븐 호킹 교수가 30년간 견지해온 자신의 이론을 철회했다. 과연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런 결단을 내리게 했을까. 그리고 왜 과학자들은 그의 새로운 이론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1975년 호킹은 현대물리학의 양대 산맥인 상대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해 블랙홀도 빛, 즉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로 불리는 이 현상의 발견으로 호킹은 일약 이론물리학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블랙홀의 정보가 소실되고 에너지보존법칙이 깨진다.



호킹은 양자역학을 도입해 혁신적인 이론을 만들었지만 정보는 완전히 소멸될 수 없고 에너지는 보존돼야 하는 양자역학의 기본 법칙을 깨트림으로써 모순을 자초했다. 그 결과 과학자들 간에 무수히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더군다나 최첨단 인공위성탑재 X선 망원경의 발달로 블랙홀의 존재가 실제로 확인되면서 이 문제는 단순히 이론적인 논쟁이 아니라 우주를 이해하는데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탄생 1백주년을 1년 앞두고 호킹은 ‘정보와 에너지는 보존된다’는 물리학의 절대 법칙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는 패배를 인정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존 프레스킬 교수에게 백과사전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1997년 호킹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 프리스킬 교수와 백과사전을 걸고 내기를 한 바 있다.

이제 호킹 주위를 30여년이나 맴돌고 있었던 블랙홀의 내부를 살펴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일반상대론의 결론 블랙홀
아인슈타인은 어떤 물질도 빛보다 빨리 진행할 수 없고, 빛의 속도는 어디에서나 일정하다는 법칙에서 출발해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묶어주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정립했다. 이 이론에 따라 물질의 질량이 곧 에너지임을 보여주는 수식인 E=mc2이 유도됐다. 원자력발전이 바로 이 이론에 근거하므로 우리는 매일 상대성 이론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질량을 가진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고 질량은 곧 에너지이므로, 에너지를 가진 모든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빛도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중력의 영향을 받아 휘는 것은 아닐까?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후 아인슈타인은 시간, 공간, 그리고 중력을 함께 묶어주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정립했다. 이 이론에 의해 중력에 따라 빛의 경로가 휘는 현상이 예측됐다. 당시의 상식으로는 빛은 직진하므로 그의 이론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1919년 개기 일식 때 태양 주위에서 빛이 휘는 현상을 확인함으로써 일반상대성이론이 맞음이 검증됐다.


찬드라 X선 망원경이 찍은 은하수 중심의 모습.

빛이 휘는 현상이 관측으로 확인되자 과학자들은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중력은 물체중심에 가까이 갈수록 커지므로 태양을 점점 작게 만들 수 있다면 태양 주위에서 빛은 점점 더 많이 휘게 된다. 일반상대론에 의하면 태양의 반경이 3km보다 작아질 경우 이 반경 내에 있는 빛은 너무 많이 휘어서 밖으로 빠져 나올 수가 없게 된다. 이 반경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빛조차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 즉 블랙홀의 존재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홀은 모든 물질을, 심지어 빛조차 삼키기만 하는 것일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만약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면 다시는 살아 나올 수 없는 것일까?

호킹은 상대론의 결과인 블랙홀에 양자역학의 접목을 시도하는 중에 전혀 예기치 못한 결론에 이르렀다. 블랙홀에서 빛이 방출되는 현상이 그것이다.
자연계에는 입자 및 반입자로 분류되는 다양한 형태의 물질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입자인 전자와 질량을 비롯한 모든 성질은 같으나 단지 전하만 다른 양전자가 전자의 반입자에 해당한다. 양성자, 중성자도 각각에 해당하는 반입자가 존재한다. 반입자의 존재와 더불어,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게 되면 빛으로 바뀌는 현상이 실험으로 확인됐다. 이때 빛에너지는 원래 입자-반입자가 가지고 있던 에너지와 같다. 즉 에너지는 보존되는 것이다. 반대로 빛이 입자와 반입자를 방출하며 사라지는 현상 또한 확인됐다. 즉 입자-반입자 쌍의 생성과 소멸이 실험에서 확인된 것이다.





빛이 사라지면서 빈 공간에서 입자-반입자를 생성할 수 있다면, 진공에서도 입자-반입자를 생성할 수 있지 않을까. 양자역학에 따르면 진공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공간이다. 입자-반입자의 생성 소멸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아주 짧은 시간에 소멸 반복이 이뤄지므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될 뿐이다.

양자역학에서는 빛도 입자와 같은 성질을 갖게 된다. 즉 빛 알갱이 하나 하나가 입자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것도 빛이 이렇게 입자처럼 행동하는 것에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블랙홀 주위에서도 빛알갱이 쌍이 끝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빛의 경우 빛입자와 빛반입자가 같은 빛알갱이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바탕으로 호킹은 블랙홀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그의 이론을 고안해냈다. 과연 그는 블랙홀에서 무엇을 본 것인가.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
사건의 지평선 근처 진공에서 양자역학적 현상이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양자역학에 의하면 블랙홀 근처 진공에서도 빛알갱이 쌍(또는 입자-반입자 쌍)의 생성과 소멸이 끝없이 일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블랙홀 주위에서는 블랙홀로부터의 거리가 조금만 차이가 나도 중력의 차이가 아주 크다. 만약에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 만들어진 빛알갱이 쌍 중 하나가 아주 강한 중력에 의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다른 하나만 남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남은 빛알갱이는 짝을 잃어버리고 외부로 방출된다. 즉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에서 빛이 나오는 ‘호킹 복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보존돼야 하므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빛알갱이는 외부로 방출된 빛알갱이가 가진 에너지만큼 블랙홀의 에너지, 즉 질량을 줄여주게 된다. 그 결과 블랙홀의 크기도 점점 줄어든다. 블랙홀의 크기, 즉 사건의 지평선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호킹에 의해 블랙홀은 궁극적으로 완전히 증발해 사라지는 운명을 갖고 태어남이 밝혀졌다. 블랙홀이 결코 ‘영원한 암흑의 세계’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새로운 발견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 호킹 복사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에 지구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며 문명이 파괴됐다고 가정한 경우, 이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는 호킹 복사를 관측한다면 지구의 역사를 다시 재구성할 수 있을까.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로 문명이 파괴된 경우는 최소한 원리적으로 아주 정밀한 관측을 통해 폭발과정을 역으로 추적함으로써 폭발 당시의 지구를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호킹 복사는 지구의 재구성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호킹 복사는 임의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입자-반입자 쌍에 의해 이뤄지므로, 호킹 복사로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빛은 특별한 정보를 지닐 수 없게 된다. 즉 블랙홀로 빠져 들어간 지구 문명에 대한 정보는 호킹 복사를 통해서는 얻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블랙홀이 만들어졌다가 호킹 복사를 통해 증발한 경우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지구에 대한 정보는 어디로 간 것일까.





만일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지구의 정보가 호킹 복사로 빠져 나올 수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블랙홀 내부에서는 빛이 빠져 나올 수 없으므로 이 경우 정보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달돼야 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과관계가 파괴되는 것이다. 영화 ‘백투더퓨처’에서처럼 ‘주인공의 어머니가 주인공과 사랑에 빠져 주인공의 아버지와 결혼을 포기할 경우 주인공의 존재는 어떻게 되는가’와 같은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호킹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모든 물질이 블랙홀 중심에 위치한 부피가 없는 특이점으로 빨려 들어가므로, 블랙홀은 전체 질량(에너지), 전하, 회전각운동량 외에는 어떤 정보도 가질 수 없음을 주장했다. 즉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에 대한 정보가 호킹 복사로 방출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정보가 블랙홀 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한편 정보의 보존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정보가 사라지면 에너지 또한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양자 역학에서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보 자체는 보존돼야한다. 또한 에너지도 보존돼야만 한다. 따라서 블랙홀 내부에서 호킹의 이론이나 기존의 양자역학 법칙 중 하나는 틀리게 된다. 이를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라 부른다.



사라진 정보는 어디에?
정보 보존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호킹 복사로 정보가 사라진다는 것은 에너지보존 법칙의 깨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호킹의 이론은 양자역학의 근본법칙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을 포기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호킹 복사와 정보 보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가설들을 제안해 호킹과 논쟁을 벌였다.

첫번째 가설은 호킹 복사로 블래홀의 크기가 점점 작아질 때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블랙홀 잔재물(Remnants)이 만들어지고 이 잔재물이 사라지면서 모든 정보가 방출된다는 것이다. 블랙홀은 호킹 복사로 에너지(또는 질량)의 대부분을 잃어버림으로 블랙홀 잔재물에는 작은 에너지만 남게 된다. 이러한 작은 에너지를 갖고 많은 정보를 방출하려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건물 하나에 해당하는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잔재물을 통해 정보를 방출할 경우 양자역학에 의해 요구되는 시간은 우주의 나이보다 길다. 즉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잔재물의 수명이 아주 긴 것이다.


최근 호킹은 정보 패러독스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과학자들은 그의 논문이 나올 때까지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그가 사용했다는 수학적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편 블랙홀로 들어가는 물질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으므로 무수히 많은 종류의 블랙홀 잔재가 존재해야만 한다. 현재까지 이뤄진 모든 실험은 이 가능성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정보는 블랙홀 잔재물에 의해 방출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두번째 가설은 호킹 복사로 블랙홀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는 단절돼 있지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들이 갖고 있는 모든 정보는 새로운 우주에 남겨져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블랙홀에 의해 사라진 정보는 우리 은하와는 전혀 관계없는, 최소한 우리에게는 전혀 의미 없는 정보로 남게 된다.

세번째는 4차원 시공간에서 사라진 정보가 우리가 아직 느끼지 못하는 다른 차원에 저장돼 있다는 가정이다. 다만 이 새로운 차원은 너무 작은 크기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최근 4차원 이상의 세계에서 출발하는 초끈이론에서 블랙홀 정보 소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차원의 존재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는 더 많은 실험과 이론적 검증을 거쳐야 하므로 초끈 이론이 블랙홀 정보 소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네번째 가설은 물질들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정보를 사건의 지평선에 남겨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건의 지평선 근처의 진공은 보통의 진공과 달리 빨려 들어간 물질의 정보를 갖도록 한쪽으로 편향된 진공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진공에서 일어나는 호킹 복사는 기존의 호킹 복사와 달리 정보를 방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정보가 사건의 지평선에 남겨질 수 있는 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일반상대론에 따르면 블랙홀에서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의 눈에는 물질이 블랙홀로 다가갈수록 속도가 줄어들어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는 거의 0이 돼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외부의 관측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보가 사건의 지평선에 영원히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 물체가 방출한 빛이 너무나 강한 중력에 의해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므로 이 또한 정보소실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진 못한다.
이처럼 블랙홀에서의 정보소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도들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호킹의 이론에 따라 정보소실을 포함하는 새로운 양자역학을 정립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호킹마저 그의 이론을 포기하고 블랙홀에서 정보가 보존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을 보면 이 또한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지 호킹의 새 이론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지난 7월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17차 일반상대론 및 중력에 대한 국제학회’에서 행한 호킹의 연설에 따르면 기존 이론을 수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최근의 초끈이론에 근거한 초중력 이론인 것 같다. 그의 발표에 의하면 자연에는 정보를 보존하는 위상수학적 구조와 정보를 보존하지 않는 다른 구조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기존의 그의 이론은 정보를 보존하지 않는 구조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구조는 자연계에서 완벽하게 분리될 수 없으므로, 정보 보존을 다루기 위해서는 이 두 구조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보 보존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있었던 것은 각각이 서로 다른 위상 구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킹은 자신의 새로운 이론에 의해 이 문제가 상호모순없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신체적 한계를 고려해볼 때, 그의 연구 논문이 출판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 또한 그의 새 이론이 틀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의 새로운 이론이 정보소실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많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아직 호킹 복사 증거도 못찾아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호킹 복사의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호킹의 이론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1/1018의 질량을 가진 아주 작은 블랙홀의 경우 우주의 나이 내에 증발해 사라지게 된다. 현재 관측되는 블랙홀은 최소한 태양의 수배 이상의 질량이므로 관측되는 블랙홀에서 호킹 복사의 증거를 찾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초기 우주와 같이 고온 고압의 환경에서는 이러한 작은 블랙홀이 형성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여기에서 방출되는 빛을 감마선 망원경으로 관측될 수도 있다는 제안은 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아직 의문이다. 최근 관심의 집중을 받고 있는 감마선폭발 천체의 일부가 호킹 복사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는 있으나 초기 우주의 밀도 분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므로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과학동아 2004년 2월호 ‘블랙홀 탄생의 순간, 우주가 놀란 감마선폭발’ 참고).

한편 2007년 완공될 예정으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건설중인 거대강입자가속기에서 이뤄질 실험에서 아주 작은 블랙홀이 형성됐다가 순식간에 빛알갱이나 다른 입자로 붕괴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들 작은 블랙홀의 존재는 측정되는 빛알갱이나 입자들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므로 호킹 복사에 대한 실험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만약 호킹 복사가 실험에서 확인이 된다면 다음 단계는 당연히 블랙홀에서의 정보 보존에 관한 실험적 증거를 찾는 것이 될 것이다.





I 초끈이론 I
물질은 덩어리가 아니라 진동하는 작은 끈으로 이뤄져있다는 이론. 끈의 진동이 강할수록 에너지가 높아진다. 초끈이론을 도입하면 중력을 포함한 4가지 기본 힘을 설명할 수 있으나 26차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물리세계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 빛을 잡아먹는 블랙홀 |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에 따라 빛의 경로가 휘게 된다. 만일 빛이 중력이 아주 큰 블랙홀 가까이 지나가다 블랙홀의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에 닿으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 |
지구가 천체와 충돌해 산산조각 나도 지구의 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왼쪽). 정밀한 관측을 통해 폭발과정을 역추적하면 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블랙홀은 호킹 복사를 통해 결국에는 소멸한다(오른쪽). 그런데 호킹 복사는 블랙홀의 질량과 온도에만 관계하므로 관측을 하더라도 블랙홀이 삼킨 물체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 그 결과 정보 보존이라는 물리학의 기본법칙에 위반된다.

이창환 교수는 1995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4년간 연구원으로 지내면서 블랙홀에 대한 이론연구를 수행했다. 2000년 귀국한 뒤 고등과학원을 거쳐 현재 부산대에 재직하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 코넬대 한스 베데 교수와 뉴욕주립대 브라운 교수와 함께 지난해 ‘은하에서 블랙홀의 생성과 진화’라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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