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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자數 선충과 비슷한 2만여개 불과


인간의 유전자 수가 벌레와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미국 영국 등이 참여한 국제인간게놈분석컨소시엄 연구진은 인간의 유전자가 2만∼2만5000개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21일자에 게재했다. 이는 초파리(1만3600개)나 예쁜꼬마선충(1만9500개) 등 ‘하등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사실 인간의 유전자 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사실은 3년 전에 이미 알려졌다. 2001년 인간게놈지도의 99%를 작성했을 때 유전자가 3만∼3만5000개로 드러난 것.




당시 과학자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되던 1990년대 초부터 줄곧 사람의 유전자는 10만여개라고 추산됐기 때문이다. 주요 근거는 인체의 생리활동을 관장하는 단백질의 수가 10만여개라는 점. 당시까지 1개 유전자가 1개 단백질을 만든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사람 유전자는 당연히 10만여개로 예상됐다.

하지만 3년 전보다 인간의 유전자 수가 1만개나 더 줄어들었다고 보고된 현재 과학자들은 별로 당황하지 않는 눈치다. 유전자 수가 많다는 것이 곧 고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결론을 이미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하나가 팔방미인=한양대 분자생명과학부 황승용 교수는 “유전자 수가 벌레와 비슷한 2만여개라고 해서 자존심 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생각과 달리 인간의 특정 유전자 1개는 최소한 3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 유전자 내에서 필요에 따라 적절한 ‘편집 과정’이 일어나 때로는 근육, 때로는 피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왼쪽)가 예쁜꼬마선충(위)이나 초파리(아래) 등 벌레들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다. 3년 전 인간게놈지도 초안이 완성됐을 때 3만∼3만5000개라고 추산됐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1만개 적은 2만∼2만5000개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유전자 수로 우열을 논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유전자가 어떤 조건에서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지 알아내는 일이 중요한 과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단백질이 훨씬 섬세하다=사람과 초파리의 유전자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을 만들었다 해도 사람의 경우 구조가 훨씬 복잡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간유전체연구실의 김용성 박사는 “사람이라면 10개 단백질이 모여야 겨우 한 가지 기능을 발휘하지만 초파리나 선충은 그 절반만 있어도 충분한 사례가 많다”며 “같은 단백질이라도 복잡하고 섬세한 기능을 발휘하는 능력이 인간이 뛰어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 가지 사례가 산소를 몸 곳곳에 전달하는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이란 단백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알파와 베타 두 종류가 결합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알파나 베타 단독으로는 전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





▽침팬지와 두뇌단백질 양이 달라=인간과 유전자가 99% 정도 동일하다고 알려진 침팬지. 그렇다면 인간과 침팬지의 ‘두뇌’를 다르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스반테 파보 박사는 2002년 6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서 “동일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의 양에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침팬지의 경우 기억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50개 만들어진다면 사람은 두 배 정도 많이 생성된다는 것.

‘침팬지유전체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연구센터의 박홍석 박사는 “한 예로 사람(21번)과 침팬지(22번) 염색체를 비교한 결과 심장 뇌 말초신경계 등과 관련된 사람의 유전자가 단백질을 훨씬 많이 만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수’가 ‘소수’보다 고차원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 연구결과는 5월 ‘네이처’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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