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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을 알면 세상이 달라보이죠


1905년을 과학계에선 ‘기적의 해’라고 부른다. 천재 중의 천재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대표적인 세 가지 논문(광양자가설, 브라운운동, 특수상대성이론)을 모두 이해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꼭 100년 전의 일이다. 또 아인슈타인은 1955년 4월 18일 76세로 사망했으니 올해는 그의 50주기이기도 하다. 당연히 세계 물리학자들이 올해를 그냥 넘길 리 없다. ‘국제 순수 및 응용물리 연맹(IUPAP)’의 요청으로 유엔은 2005년을 ‘세계 물리의 해’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 중이다. 한국에서도 한국물리학회가 주축이 돼 ‘물리의 해 행사 조직위원회’를 만들었다. 김제완(金濟琬·72) 서울대 명예교수가 조직위원장이다. 40여 년 동안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다 1997년 퇴직하면서 ‘과학문화진흥회’를 만들어 과학 대중화 활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사실 우리는 매일 아인슈타인과 만나고 있어요. 요즘 아침저녁으로 자동차 운전자들이 접하는 음주측정기도 1921년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양자가설’에서 파생됐어요. 아인슈타인은 빛이 여러 종류의 에너지를 가진 알갱이(광양자)로 이뤄졌다고 생각했어요. 그중 푸른빛의 광양자는 에너지가 높아 금속에 쬐면 금속 내의 전자를 튀어나오게 해요. 전기가 발생하게 만드는 거죠.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이 음주측정기를 ‘훅’ 불면 내부 가스가 푸른색으로 변해요. 이때 발생한 전기신호를 측정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잴 수 있지요.”

첨단 문명에서부터 위대한 예술작품, 그리고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에 이 세상을 이해하려면 먼저 아인슈타인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리의 해’는 결코 물리학자들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지적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올해 ‘아인슈타인의 전도사’를 자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제완 서울대 명예교수가 ‘세계 물리의 해’ 기념 포스터를 가리키고 있다. 그는 한국물리학회가 주축이 된 ‘물리의 해 행사 조직위원회’를 이끌며 올 한 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생애를 알리는 일에 전념할 계획이다. 권주훈 기자

아인슈타인 하면 떠오르는 ‘상대성이론’. 초등학생도 알 만큼 모두에게 친숙한 말이지만 막상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이 이론을 김 교수는 어떻게 설명할까.

“상대성이론을 일반인에게 말로 풀어내기란 상대성이론만큼 어렵죠. 공간이 상대적이란 말은 이해하기 쉬워요. 똑같은 나무도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죠. 아인슈타인은 시간도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어요. 그전엔 시간과 공간이 분리돼 있다고 여겼는데 이를 통합해 모두 상대적으로 파악한 거죠.”

형이 우주여행을 떠나고 동생이 지구에 남아 있다고 하자. 형이 탄 우주선이 빛의 속도(초속 30만 km)에 가깝게 움직인다는 게 전제다. 형제는 1분에 한 번씩 교신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형은 분명히 1분마다 신호를 보냈는데 동생은 1시간에 한번씩 신호를 받았다. 즉 지구에 있는 동생이 보기에 형의 시계는 더 천천히 간다. 하지만 형에게는 지구에서나 우주에서나 시계가 제대로 가고 있다. 시간은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이다. 물론 우리는 빛의 속도에 전혀 못 미치는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현상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은 막대하다.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입니다. E=mc²이란 공식 들어보셨죠.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질량(m)도 빛의 속도(c)의 제곱에 곱해지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에너지(E)로 전환될 수 있어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방사성물질이 핵분열을 하면 아주 미세하게 질량이 줄며 엄청난 원자력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반대로 수소원자를 융합시켜 헬륨원자를 만들 때 사라진 질량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만드는 핵융합발전도 특수상대성이론 덕분에 실현이 가능한거죠.”

특수상대성이론의 영향은 이런 물질과 과학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술에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아인슈타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화가는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그의 대표작 ‘기억의 지속’을 보면 죽은 시계가 해변에 널려 있어요. 상식적으로 시간을 멈출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달리는 빛의 속도로 자신도 달리면 시간이 멈춘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의 설명을 접하고는 이런 작품을 그려낼 수 있었죠.”




―아무리 천재라도 아인슈타인 역시 완벽하진 않았을 텐데요.

“‘양자론’이 지배하는 소립자의 세계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맞지 않아요. 아인슈타인은 원인을 알면 반드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결정론적인 세계관을 가졌죠. 하지만 소립자의 운동은 이리 튈지 저리 튈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확률적으로 알 수 있을 뿐이죠.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을 싫어해서 자신의 이론을 소립자까지 확대하진 않았어요. 현대 물리학자들은 이 두 가지 이론을 통일시키기 위해 ‘초끈이론’을 개발하고 있지요.”

―아인슈타인의 영향은 미래에도 계속될까요.

“물론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야심 차게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100만 개의 원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거대원자’를 만드는 일이죠. 비행기에 거대원자를 싣고 다니면 지하에 유전이 있는지 금세 알 수 있어요. 유전이 있는 지층에서 중력이 미세하게 달라지는 현상을 거대원자가 감지하는 거죠. 바로 아인슈타인의 응집이론을 응용한 예입니다. 또 지금의 슈퍼컴퓨터보다 엄청나게 계산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도 상대론 칩을 이용해 개발 단계에 있죠.”

김 교수가 아인슈타인을 알리는 데 적극 매달리는 것은 그의 천재적 업적 때문만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을 앎으로써 일반인도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오히려 더 중요한 동인이다.




“아인슈타인은 평생 논문을 20여 편도 쓰지 않았어요. 다만 한편 한편의 논문에 집중하고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에 천재적인 작품이 나온 겁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어떻습니까. 대학에서 교수를 임용할 때 얼마나 많은 논문을 썼는지가 중요한 잣대가 됐습니다. 만일 아인슈타인이 한국 대학 교수 임용에 응모한다면 보나마나 서류전형에서 탈락입니다. 대학입시도 깊이있는 지식보다 짧은 순간에 많이 맞히는 것을 높게 평가하죠. 과연 이런 풍토에서 노벨상을 얘기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김 교수는 “국내 독지가들이 돈을 기부하는 것을 보면 불우이웃돕기, 학생장학금, 대학건물 설립 순인 것 같다”면서 “올 한 해 아인슈타인이 쌓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과학자들의 연구장비 구입 등을 위해서도 기부하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되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인슈타인 기념행사▼
▽빛의 축제
지구의 지름에 해당하는 4만 km를 레이저포인터를 쏴서 빛으로 연결시키는 행사.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4월 18일 오후 8시 반 말년에 활동하던 미국 뉴저지 주 프린스턴 시 프린스턴고등연구소에서 200여 명의 과학자가 서쪽으로 빛을 쏘기 시작해 4km 떨어진 곳에서 이를 보고 계속 신호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아인슈타인 전시회
7월 1일부터 2006년 1월 말까지 국립서울과학관에서 아인슈타인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는 시간과 공간, 빛 파동 및 물질, 아인슈타인과 우주, 아인슈타인과 예술 등 네 가지 주제로 꾸며진다.

▽대중강연
2월 초부터 1년간 전국 10여 개 도시에서 아인슈타인의 생애와 업적에 관한 대중강연이 펼쳐진다. 한 곳에서 한 달에 두 차례씩 총 20여 회의 강연회가 열린다. 국내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강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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