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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전염병이 늘어나는 이유 '바이러스'


최근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이러스 질환은 대부분 가볍게 앓다 저절로 완치되며 생명을 위협하는 일은 거의 없어, 감기나 볼거리, 수족구(手足口) 병 같은 경우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외가 있다면 독감과 광견병 바이러스. 하지만 독감은 수만 명씩 사상자를 낳는 유행시기가 아닐 경우 얌전히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광견병은 거의 자취를 감춘 질환이다.

최하등생물인 바이러스와 최고등생물인 인간 사이의 공생(共生)을 통한 밀월은 2백만년전 지구상에 인간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대한 낙관적 기대는 80년대초 에이즈의 출현으로 여지없이 깨졌다. 인체면역을 담당하는 T림프구 내로 직접 침투해 생명을 앗아가는 에이즈 바이러스는 현재 4000만 여명의 감염자를 낳고 있는 지구촌 최대의 역병이 됐다. 매년 전체 유전자의 1%씩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탁월한 변신술로 항체나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일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1997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광우병과 에볼라바이러스, 조류독감도 모두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신종전염병이다.

과거 원인을 몰랐던 질환 중 바이러스가 유력한 원인으로 밝혀진 경우도 많다. 급작스런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전정(前庭) 신경염, 감각이상 등 신경기능이상을 초래하는 다발성경화증, 6개월 이상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만성피로증후군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바이러스 질환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세균과 달리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 지금까지 등장한 항바이러스 제제는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진 못한다. 긴 잠복기와 발암성 (發癌性)도 문제다. 에이즈는 면역결핍증상이 나타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므로 이 기간 내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간염바이러스나 파필로마바이러스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수십배나 높은 간암과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근들어 이처럼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울대 의대 내과 최강원 교수는 "문명발달로 인한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로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병원균과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환경공해로 인한 돌연변이 발생,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엘니뇨로 인한 기온상승 등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신종 바이러스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선 질병발생을 조기에 발견, 전염경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범국가적 감시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1995년 세계보건기구가 신종전염병감시통제국(EMC)을 신설하고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신종 전염병 대처를 위한 국제회의를 1998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덧붙여 개인적 노력 또한 중요하다.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는 "위생관리와 백신접종, 영양개선을 통해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수적이고 주거환경과 식습관, 성생활에 있어서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사람과 동물 공통 전염병
에이즈, 광우병 같은 신종질병은 동물로부터 전파된 사람과 동물의 공통 전염병이다.

이처럼 신종병이 출현하는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병원체를 지닌 동물과의 접촉이 잦아지는 생태학적 변화 △병원체의 전파를 확산시키고 가속화하는 국가 간 여행과 교역의 증가 △공중보건 활동 위축 △벌목 등 생태계 파괴 △항생제 남용 등을 꼽고 있다.

대표적인 신종병인 에이즈의 정확한 명칭은 후천성 면역 결핍증(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이다. 이 병은 1981년 최초로 보고됐고, 발병 바이러스(HIV)는 1983년에 최초로 발견됐다. 그러나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이즈가 처음으로 보고된 초창기에는 심지어는 악수만 해도 전염된다는 낭설이 나돌 정도였으나 HIV가 우리 몸에 어떠한 방법으로 침투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대중에도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

이 HIV의 타깃이 되는 것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T세포, 그 중에서도 CD4+ T세포이다. HIV에 의해 CD4+ T세포가 감염되어 자신의 기능을 상실하면 감염된 사람은 급속도로 면역력을 잃는다. 하지만 대체로 HIV에 감염이 되자마자 에이즈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에이즈를 퇴치하는 약은 아직까지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1987년 미국에서 HIV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AZT라는 약이 최초로 허가를 받았으며 미 식품의약품관리국(FDA)은 곧이어 ddi, ddC, d4T와 같은 항바이러스 약품을 선보였으나 현재까지 HIV 감염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1980년대 발견된 광우병의 정확한 명칭은 우해면양뇌증(BSE)으로 뇌가 스폰지처럼 돼 죽는 병이다. 그 전염성이 너무나 커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그 근처의 모든 소를 소각하거나, 심지어 전국의 모든 소를 소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 광우병의 원인은 프리온(prion) 단백질로 알려지고 있다.

인간광우병, 즉 vCJD는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와 척수 등을 통해 감염되며 치사율이 매우 높다. vCJD 첫 감염자는 지난 1996년 영국에서 보고됐으며, 국내에서도 의증 환자가 수십명 보고돼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로 생긴 레지오넬라균
출혈열의 일종인 에볼라는 1970년대 콩고공화국(구 자이레)에서 처음 나타났다. 의학자들은 영장류 동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돼 첫 환자가 발생했고 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촉에 의해서 감염되거나 또는 소독되지 않은 주사기를 같이 쓰면서 혈액에 의하여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발견한 지역의 강 이름을 따서 에볼라라고 명명됐다. 이 병원체는 아직도 자연계의 숙주와 어떠한 이유로 인간에게 감염되는지 잘 모르고 있다. 의료시설이 빈약한 아프리카에서 계속 발생해 50~90%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전염병은 우주복과 같은 보호복을 입고 일하는 실험실이 있는 극소수의 나라에서만 연구되고 있다.

레지오넬라균도 새롭게 발견됐다. 이는 세균성 폐렴 발생 원인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체에 큰 피해를 주는 세균으로 주로 호텔-종합병원-백화점 등 대형 빌딩의 냉각탑이나 수도배관-배수관 등에 서식하는데 여름엔 에어컨 냉각수에서 급번식한다. 새로운 기술개발이 균을 더 퍼뜨리고 있는 셈. 이 균은 호흡기로 침입, 5~6일간 잠복기를 거쳐 오한-두통-구토-설사 등 냉방병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쇼크와 출혈-폐렴으로 사망한다.

최근에 발견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원인균은 WHO에서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공식 발표했다. 의학자들은 이 바이러스는 보통 감기의 병원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돌연변이에 의하여 독성이 큰 바이러스로 변신한 새로운 변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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