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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세계에도 - :*강도 잡아라!:*


풍뎅이 등에 달라붙은 진드기, 족제비를 타고 다니는 송장벌레. 다른 동물에 몰래 붙어 공짜로 이동하다가 먹이가 있는 곳에 도달하는 ‘무임승차’의 사례들이다. 보통은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하면 ‘운전’을 해준 동물에 별 해를 끼치지 않고 내린다. 예를 들어 ‘채식’을 하는 진드기의 일종은 풍뎅이를 타고 다니다 적당한 나무로 이동하고 송장벌레는 족제비 등에 붙어 여러 굴을 옮겨 다니다 자신의 먹이인 진드기나 이가 풍부한 곳에 안착한다.

최근에는 단순히 무임승차를 할 뿐 아니라 도착지에서 터를 잡고 운전자의 새끼들을 먹어치우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 자손의 번식을 위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그들의 전략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먼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17일자에 소개된 소식. 비운의 주인공은 전세계에 흔히 분포하는 길이 6㎝ 정도의 큰흰나비(Pieris brassicae)다. 교미 후 알을 양배추 등 농작물에 낳는데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잎사귀를 먹고 살라는 배려에서다.

문제는 길이 0.5㎜의 일벌(Trichogramma brassicae)이 임신한 큰흰나비에 붙어 다니다가 큰흰나비의 알 속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는 사실이다. 알에서 깨어난 일벌의 애벌레가 큰흰나비의 애벌레를 먹어치운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생물학연구소 모니카 힐커 박사 연구팀은 큰흰나비가 임신한 사실을 일벌이 어떻게 알아차리는지가 관심이었다. 연구팀은 나비 수컷의 독특한 정액 냄새에서 해답을 찾았다. 수컷의 정액에는 벤질시아나이드(benzyl cyanide)라는 화학성분이 들어있는데 교미 후 이 냄새가 암컷에 배어있으면 다른 수컷들은 그 암컷에게 달려들지 않는다. 일종의 ‘성욕억제제’인 셈.

임신한 큰흰나비 다리에 일벌 한마리가 붙어있다. 이 일벌은 나비 몸에 배어 있는 독특한 정액 냄새를 맡고 임신했는지 여부를 알아낸다. 나비가 양배추 등 농작물에 알을 낳을 때 일벌도 그 속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 알에서 일벌의 애벌레는 나비 애벌레를 먹어치운다. 사진제공 네이처.

그런데 일벌이 바로 이 냄새를 맡아 임신한 암컷을 가려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임신한 암컷에 일벌이 달라붙는 횟수는 임신하지 않은 암컷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또 임신하지 않은 암컷에 벤질시아나이드를 뿌리자 일벌이 달라붙는 횟수가 2배 증가했다.





유럽 고산지대의 목초지에 살고 있는 붉은 개미 집단은 스스로 적을 데리고 와서 자멸에 빠진다. 이 곳에 서식하는 큰파란나비(Maculinea rebeli)는 여름이면 특정 식물에 알을 낳는데 여기서 자란 2, 3주 된 애벌레는 땅으로 기어 내려와 붉은 개미의 애벌레처럼 탄화수소 성분의 페로몬을 분비한다.

주변을 지나던 개미떼는 이를 자신들의 애벌레로 착각하고 집으로 데려간다. 대부분의 나비 애벌레들은 개미집에 도착하면 안전한 방으로 몸을 숨긴 후 주기적으로 개미의 먹이창고를 턴다. 두 종류의 애벌레는 ‘유모 개미’로부터 직접 보살핌도 받는다. 흥미롭게도 이 개미 집단은 자신들의 애벌레보다 우선적으로 나비 애벌레에게 먹이를 제공할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자기 대신 기르게 하는 얌체 전략을 큰파란나비도 구사하는 셈. 이 사실은 지난해 11월 18일자 ‘네이처’에 소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비를 비롯해 딱정벌레 파리 등 개미집을 뚫고 들어가 사는 곤충의 수가 무려 1만 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구성원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숨어 들어와 집단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들 ‘사회적 기생충’의 생존전략이 생태학자들의 흥미로운 연구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붉은개미 집단이 큰파란나비의 애벌레를 자신들의 애벌레로 착각하고 집으로 옮겨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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