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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쓴맛 왜 즐기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환절기에는 자칫 입맛을 잃기 쉽다. 이럴 때는 향긋한 봄나물이 제격이다. 그중에서도 ‘씀바귀무침’은 입맛을 되찾는데 그만이다.
“아이 써! 이게 뭐야?”
먹음직스럽게 무쳐진 나물을 집어 먹은 아이는 엄마를 흘겨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네가 아직 음식을 먹을 줄 몰라서 그래. 입안이 얼마나 개운한데….”

사실 맛의 진화론에 따르면 아이가 정상이고 엄마가 이상하다. 단맛은 칼로리가 높다는 신호이듯 쓴맛은 독일 수 있으므로 뱉으라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동물은 단 것을 찾고 쓴 것을 피한다. 유일한 예외가 사람이다.



쓴맛 즐기는 문화가 본능 정복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자 도널드 노먼 교수는 “사람들이 쓴맛을 즐기는 것은 문화가 본능을 정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한다. 커피, 차, 술 등 사람들이 즐기는 기호식품의 상당수는 쓴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쓴맛 자체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두산기술연구소에서 식품의 관능평가연구를 담당하는 서동순 박사는 “씀바귀의 쓴맛이 혀에 주는 자극은 봄나물의 상큼한 향과 어우러져 작용하기 때문에 몇 번 먹어보면 부정적인 느낌이 극복돼 맛을 들이게 된다”며 “맛은 다른 감각과 달리 학습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쓴 걸 먹고도 몸에 별 탈이 없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점차 약해지는 것이다.




미각수용체 유전자때문에 개인차 커
그럼에도 모든 사람이 쓴맛에 대한 본능의 거부를 극복하지는 못한다. 쓴맛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모넬화학감각연구소의 폴 브레슬린 박사팀은 이런 개인차가 쓴맛을 감지하는 미각 수용체 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라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2월 2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쓴맛 수용체의 하나인 hTAS2R38의 유전자가 여러 가지 타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테스트 결과 유전자 타입과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연관돼 있었다. 특히 가장 민감한 타입(PAV)인 사람은 가장 둔감한 타입(AVI)보다 쓴맛에 대해 100~1000배나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PAV 타입인 사람은 씀바귀나물의 묘미를 즐기기 어려운 것이다.

브레슬린 박사는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맛의 세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화의 관점에서 인류가 이처럼 다양한 미각 민감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혀지도는 잘못된 과학상식
단맛은 혀끝, 신맛은 혀 양쪽, 쓴맛은 혀 뒤, 짠맛은 혀 가장자리에서 느낀다.’
생물학 교과서에 나오는 맛에 대한 혀지도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특정한 맛을 느끼는 미각세포가 혀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르게 분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혀지도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세기 초에 나온 이 이론은 19세기 말의 한 연구결과를 잘못 해석한 결과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이 별 생각 없이 이 이론을 ‘진실’로 받아들여 엄밀한 검증 없이 계속 인용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

수년 전 미각의 메커니즘을 밝힌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 로버트 마골스키 교수는 “모든 미각은 맛봉오리가 있는 혀의 모든 지점에서 감지될 수 있다”며 “혀지도는 과학에서도 고정관념을 버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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