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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뇌과학과 만나다

조장희박사 '침술 효과' 과학적연구 집대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14명의 환자에게 침을 놓고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술(PET)’로 뇌의 활동을 살펴보자 가짜약 효과인 플라시보 효과 이상의 결과가 나타났다(영국 사우샘프턴대 조지 루이스 연구팀, 뇌영상 전문지 ‘뉴로이미지’ 5월 1일자).

편두통 환자 302명에게 침을 놓은 후 설문조사를 하자 침을 ‘침자리’로 알려진 경혈에 놓았을 때나 경혈이 아닌 곳에 놓았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독일 뮌헨과학기술대 클라우스 린데 연구팀, ‘미국의학협회지’ 5월 4일자).

최근 침술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쏭달쏭한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한때 서양인들은 침술이 플라시보 효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플라시보 효과는 사람에게 가짜지만 진짜 약을 먹은 것처럼 믿게 해 나타나는 정신적 효과다. 하지만 수년 전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침이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침술의 효과를 뇌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선봉에 선 과학자가 바로 뇌영상 분야의 세계적 석학 조장희 박사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조 박사는 뇌영상을 통해 침이 결국 뇌를 자극함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냈다.

지난해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장으로 온 조 박사는 10여년간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최근 집대성했다. 이 논문은 스웨덴 신경학 전문지 ‘악타 뉴롤로지카’에 조만간 게재될 예정이다.

몸에 상처가 나면 이 정보는 감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다시 뇌에서는 상처 부위에 염증을 없애라는 반응을 내려 보낸다. 조 박사는 이 사실에 주목하고 침술이 이와 비슷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착안해 종합적인 가설을 세웠다.

조장희 박사는 “침을 어디에 놓을지보다 어떻게,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 세기로 놓을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설의 골자는 침의 자극이 신경을 통해 뇌로 가고 이 신호가 뇌의 HPA 축에서 5가지 경로를 통해 호르몬 시스템, 자율신경 시스템, 신경계에 영향을 줘 통증과 염증을 억제한다는 것. HPA 축은 뇌에서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로 연결되는 부위를 가리킨다.

먼저 신경계 얘기. 척수중추신경계로부터 뇌까지 올라오는 통증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은 1960년대 쥐 실험에서 알려진 사실이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반응하는 자율신경 가운데 교감신경이 작동해 몸은 과도한 긴장상태에 빠진다. 대표적인 예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위장장애. 이때 침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교감신경의 활동을 억제하면 사람은 안정할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시나리오다. 일부 간질 환자는 부교감신경 자극기를 몸에 차고 있어 발작이 생길 때 이 장치로 안정을 취할 수 있다.

한편 침을 놓으면 ‘베타 엔도르핀’이란 체내 마약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을 좋게 해주고 염증을 완화시킨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실제 1980년대 중국학자들은 침을 맞은 사람에게서 뇌하수체 일부를 빼내 베타 엔도르핀을 찾아내기도 했다. 호르몬 작용은 침의 효과 중에서 가장 서서히 나타난다.





조 박사는 “침을 경혈이 아닌 곳에 놓았을 때도 통증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근거해 이와 같은 가설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팀은 통증만 있을 때 뇌에서 통증 관련 부위(ACC)가 활성화되지만 경혈에든, 다른 곳에든 침을 놓기만 하면 이 부위가 활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뇌영상으로 확인했다.

조 박사는 “침을 어디에 놓을 지보다 어떻게,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 세기로 놓을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이 위장병을 포함한 통증, 중풍을 일으키는 혈관염증, 스트레스 등에 효과가 있다”며 “침 효과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한의학자들과 공동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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