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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디스커버리의 우주 행진곡 - 우주왕복선 명예 찾으러 떠난다


다시 우주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2003년 컬럼비아 참사 이후 처음으로 우주왕복선이 우주로 향한다. 매년 수차례 지구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혜성의 ‘보물창고’가 무엇인지, 딥임팩트가 그 수수께끼를 풀어줄 단서를 찾는데 성공했다. 인간의 열정과 끈기로 이뤄낸 무한 우주 도전 스토리를 소개한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가 올해로 21세가 됐다. 2010년 퇴역을 앞두고 있으니 우주선 가운데 ‘노장’인 셈. 지금 노장의 어깨는 무겁다. 2003년 2월 1일 컬럼비아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착륙을 16분 앞두고 미국 텍사스 상공에서 폭발한 뒤 처음으로 시도하는 우주비행 임무를 떠맡았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의 성공신화를 이어갈지 또 한번 실패의 오명을 남길지 세계의 이목이 디스커버리에 쏠려 있다.


안전기술로 완전무장

컬럼비아 참사 직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한동안 공황상태였다. 2003년과 2004년은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이 가장 집중적으로 이뤄질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선은 10여 차례나 발사가 예정돼 있었다.

1986년 챌린저 사고가 났을 때는 20억달러짜리 우주왕복선 엔데버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왕복선을 만들 시설은 물론 부품도 남아있지 않은데다 우주정거장을 계획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새로 설계도를 그릴 시간도 충분치 않았다.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NASA는 일단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우주왕복선 발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원인이 밝혀지면 남아 있는 우주왕복선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한 뒤 우주에 보내는 것이 NASA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 컬럼비아 사고 7개월 뒤인 2003년 9월 NASA는 다음해 3월께 애틀랜티스를 우주정거장에 보내겠다고 발표하면서 우주왕복선 발사 재개를 알렸다.

컬럼비아 참사 후 우주 비행 재개의 신호탄이 될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원격 조정 시스템과 센서 등 첨단 안전기술로 내부와 외부를 무장했다.

그리고 2004년 NASA는 다시 2005년 5월로 우주왕복선 발사를 연기했고 최종적으로 30번이나 우주를 왕복한 베테랑 디스커버리에게 그 역할을 넘겼다. 애틀랜티스는 디스커버리가 문제를 일으켜 지구에 돌아오기 어렵게 될 경우 우주비행사를 구조할 마지막 카드로 남겨뒀다.

지금까지 꼬박 30개월 동안 디스커버리는 각종 안전기술로 무장해 새롭게 태어났다. ‘컬럼비아 사고조사위원회’가 우주왕복선 안전 운행과 관련해 개선해야 할 핵심 사항 15가지를 제시했고, NASA는 이를 포함해 모두 44가지의 안전 관련 기술을 디스커버리에 보완했다.

가장 핵심 기술은 외부 연료탱크. 사고조사위원회는 컬럼비아의 연료탱크 상층부에서 떨어져 나온 노트북가방 크기의 얼음 덩어리가 우주선의 왼쪽 날개를 치면서 외벽을 싸고 있던 타일에 구멍을 냈고, 지구로 돌아올 때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이 부분이 열기를 견디지 못해 우주선이 폭발한 것으로 결론냈다.

NASA의 우주선연구개발팀은 디스커버리의 연료탱크에 얼음 덩어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연료탱크를 재설계하면서 히터를 추가했다. 연료탱크 표면을 열 보호 시스템으로 코팅해 추진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주왕복선의 모든 표면도 열 보호 물질로 덮었다. 우주선은 우주로 향할 때보다 지구로 돌아올 때 더 위험하다. 지구 중력에 의해 우주선이 급속도로 하강하고 공기 마찰로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동안 우주선은 초속 약 7.6km에 달하며 이 때 우주선 외부 온도는 1600℃에 이른다. 내열 타일로 우주선을 무장하는 것은 필수다.

NASA는 샌디아국립연구소와 함께 우주선의 날개에 충돌하는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도 개발했다. 센서는 88개로 날개 안쪽에 달리며 충돌하는 물체의 열, 가속력, 진동 등을 측정하게 된다. 날개가 충격을 받을 경우 진동이 센서에 전달돼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컬럼비아의 경우 우주비행사들은 날개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으며 수리할 시간도 없었다.




우주선테스트 책임자인 제프 스폴딩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번 디스커버리가 가장 안전한 우주선이라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NASA는 디스커버리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우주에서 우주선 수리하기

1981년 4월 우주왕복선 최초로 컬럼비아를 띄운 이래 챌린저(1982년), 디스커버리(1984년), 애틀랜티스(1985년) 그리고 엔데버(1991년)가 번갈아가며 지금까지 우주를 113회나 왕복했다. 이번에 디스커버리가 가게 되면 모두 114번째 우주왕복이자 디스커버리로서는 31번째 여행이다.

우주왕복선의 주된 임무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 디스커버리는 1984년 11월 8일 처음 발사돼 우주에서 위성을 수거하고 수리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에도 13일간 우주에 머물며 여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1995년 7월 애틀랜티스가 임무를 마치고 러시아의 미르 우주정거장을 떠나고 있다. 이번에 발사되는 디스커버리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3일간 머무르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기본적인 임무는 그간 진행이 지지부진한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을 계속하는 것. 이를 위해 15t의 음식과 장비를 싣고 떠난다.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에는 궤도 전초기지의 순간제어 자이로스코프(CMG) 4개 중 하나를 교체해야한다. CMG는 우주정거장의 위치를 잡아주는데, 이번에 수리할 CMG가 2002년 망가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비행 3일째 우주정거장과 만나고 11일째 분리된다. 이와 함께 2008년 수명이 다하는 허블 망원경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일도 있다.

이번에 디스커버리의 가장 큰 숙제는 우주 공간에서 우주선을 수리하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다. 컬럼비아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래에 생길지 모르는 우주선 고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우주선 수리전문 엔지니어인 미국의 스테펜 로빈슨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소속의 일본인 우주 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우주유영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금 디스커버리는 어느 우주왕복선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발사 전인데도 미국 언론에 보도된 것만 400회를 넘었다. 2002년 애틀란티스와 엔데버, 2003년 컬럼비아는 발사 전 각각 100회 안팎이었다. 향후 우주왕복선 계획 전체가 디스커버리의 부활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최초 달 탐사만큼 중요해

지난 2년 6개월 동안 우주왕복선이 지구에 발이 묶인 사이 왕복선의 인기는 사그라졌다. 예산이 당초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우주왕복선 계획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도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작업은 물론 우주 실험 자체의 유용성에 의문을 던졌고, 부시 행정부는 이를 기회로 우주왕복선 예산을 축소했다. 부시 행정부는 과학 실험이 주 목적인 우주왕복선보다 미사일방어(MD)나 화성탐사 등 ‘생색나는’ 우주 계획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조지 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장 존 로즈던은 “이번 디스커버리 발사는 미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인 머큐리호와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와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평했다. 단순히 우주 탐사 재개라는 의미를 넘어서 제2의 우주왕복선 시대가 올 것이냐 아니냐가 디스커버리에 달린 것.

아직까지 여론은 우주왕복선에 호의적이다. 지난 11일 CNN, USA 투데이, 갤럽 3사가 공동으로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4%가 우주왕복선 계획을 계속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대 의견은 21%에 불과했다. 현재 디스커버리는 발사만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발사 1초 전까지도 디스커버리의 안전이 100% 보장되지 않으면 발사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NASA의 원칙이다.

2003년 2월 지구로 돌아오던 중 미국 텍사스 상공에서 폭발한 컬럼비아의 잔해를 거둬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후 지금까지 모든 우주왕복선 계획이 중단된 상태다.

이르면 7월 늦으면 9월 발사

이 때문에 이미 발사가 몇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지난 7월 13일 오후에도 발사 예정 시간 2시간 30분을 남겨 놓고 연료탱크 센서에 문제가 발견되자 NASA는 5분간 회의 끝에 발사를 연기했다. 센서 4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는 경우 결코 우주선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한 것.

NASA는 다음 발사 예정일을 이르면 7월 31일 이전으로 잡고 센서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발사는 9월로 미뤄진다.
우연의 일치일까. 1998년 77세의 나이로 두 번째 우주여행에 성공해 노익장을 과시하며 최고령 우주인으로 기록된 미국의 우주영웅 존 글렌이 탑승했던 왕복선이 디스커버리다. 7년 뒤 이제 디스커버리 차례가 됐다. 디스커버리가 노장의 저력을 보여 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우주에서 우주선이 고장난다면? 이번에 발사될 디스커버리의 가장 큰 임무는 우주 공간에서 우주선을 수리하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다.
디스커버리, 누가 타나?
- 선장 : 아일린 콜린스(49). 미 공군 대령. 1999년 미국 여성 최초로 우주선장에 임명돼 컬럼비아호 키를 잡았다. 이번이 그녀의 4번째 우주 비행.
- 조종사 : 제임스 켈리(41). 미 공군 대령. 2001년 국제우주정거장에 물품 보급 위해 한차례 우주 왕복.
- 임무 전문가(5명)
1. 노구치 소이치(40).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소속의 신참 우주비행사. 주로 우주유영을 담당.
2. 스테펜 로빈슨(49). 30년 경력의 NASA 베테랑 엔지니어. 1995년 우주비행사가 된 이래 두차례 우주비행 경험. 우주선 엔지니어 및 우주유영.
3. 웬디 로렌스(46). 미 해군 대령 출신 전직 헬리콥터 조종사. 우주 임무 3회 완수. 작전 매니저.
4. 찰스 카말다(53). 1996년 우주비행사로 발탁되기 전 22년간 NASA에서 엔지니어로 근무.
5. 앤드류 토마스(53). 러시아의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4달 동안 거주. 4번의 우주비행 경력 있는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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