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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복제 멀지 않았다


3일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와 공동연구 협의차 방한한 영국 에딘버러대 이언 윌머트 교수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같은 날 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한 성과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한 것에 대한 코멘트였다.

윌머트 교수는 1996년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를 태어나게 한 주인공. 그가 ‘인간 복제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무슨 의미일까.

황 교수는 지난 몇년 간 여러 차례 “인간복제는 절대 실행해서는 안 될뿐더러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밝혀 왔다. ‘기술적 불가능’의 주요 근거는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인 원숭이복제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소한 원숭이복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원숭이복제는 왜 어려울까. 먼저 충분한 수의 난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

서울대 수의대 강성근 교수는 “원숭이 암컷은 1년에 불과 4개월 정도만 발정기에 이른다”며 “사람처럼 1달에 1개의 난자를 배출하기 때문에 실험에 필요한 난자 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인간처럼 과배란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도 잘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원숭이가 많이 확보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리아병원 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은 “미국에서는 실험용 원숭이 수천 마리를 보유한 영장류연구센터가 6군데 이상 있다”며 “복제된 배아를 이미 상당 수 만들어 원숭이복제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원숭이 복제 전문가인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는 황 교수팀의 도움으로 원숭이의 복제배아 135개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원숭이 난자는 일단 확보만 되면 복제해 배아를 만들기까지 과정이 다른 동물보다 쉽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개와 여우는 특이하게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가 미성숙 상태다. 따라서 황 교수팀은 이번 개 복제에서 난소와 자궁을 잇는 난관(卵管)에서 어렵사리 성숙된 난자를 찾아냈다. 이에 비해 원숭이는 간단히 난소를 해부하면 필요한 난자를 얻을 수 있다.

난자의 생김새도 실험에 용이한 형태다. 개나 돼지는 난자에 지방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현미경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새까맣다. 복제를 위해서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해야 하는데 어디에 핵이 있는지 찾기 힘들어 특수염색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원숭이는 현미경에서 핵의 모습의 뚜렷하게 관찰된다.



남은 문제는 대리모 자궁에 착상하는 일. 그런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섀튼 교수팀은 원숭이 복제배아를 대리모 자궁에 이식했다. 임신에는 성공했다. 다만 한 달이 지나지 못해 모두 유산됐다.

박 소장은 “복제배아를 만들 때 전기충격이나 화학적 처리 등이 필요하다”며 “이런 ‘타격’ 때문에 배아의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세계적으로 실험횟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숭이복제는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개 복제 연구를 이끈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도 “개와 원숭이의 복제 난이도는 레슬링과 권투 중 어느 게 세냐는 말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 복제에 성공한 만큼 원숭이 복제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교수는 “현재 소와 돼지의 복제성공률은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번 황 교수팀의 개 복제 성공률은 대리모(123마리) 기준으로 1.6%에 불과했다. 이보다 훨씬 낮은 확률일지라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원숭이의 복제성공 소식이 들려올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왜 영장류인 원숭이를 복제하나

원숭이는 인간과 함께 영장류에 속한다. 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은 별도로 ‘유인원’으로 분류해 원숭이와 구분 짓는다.

유전적으로는 유인원이 원숭이보다 인간과 더 가깝지만 개체 수가 적어 가격이 비싸고 동물보호단체들이 인간과 거의 ‘동격’으로 인식해 실험이나 복제 대상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인간과 가까운 실험동물로 원숭이가 선호된다.

과학자들은 인간 질병의 원인과 신약후보물질을 테스트하기 위해 생쥐, 토끼, 개, 원숭이 등을 실험모델로 사용해 왔다. 이 가운데 원숭이는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적 기능이 인간과 가장 닮았기 때문에 전임상 단계에서 신약후보물질을 테스트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이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타우의 구조는 사람과 원숭이에서 98%가 동일하다. 원숭이를 복제하면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이 확보될 수 있으므로 실험 효율이 높아진다.

또 원숭이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어 이식하는 실험을 해보면 인간 줄기세포에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복제에 성공하는 종(種)이 많아질수록 모든 포유류를 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실해진다. 인간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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