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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찰!


'끼이익!' 가까스로 자동차를 멈춰 사고를 모면한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자동차 바퀴와 연결된 부위에 생긴 마찰 덕분이다. 반면 기어나 축에서는 연료에서 나온 에너지 일부가 마찰로 사라진다. 마찰은 두 얼굴을 가진 셈.

최근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이 미시 세계에서 마찰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놓았다. 마찰이 거의 없어 세상에서 가장 미끄러운 표면을 개발하고 원자 수준에서 마찰의 비밀을 규명한 것이다.

바늘 끝 뾰족할수록 물방울 잘 굴러

“뾰족한 미세 바늘 끝에서 물방울이 잘 굴러요.”

지난주 경기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05’에 참가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항공공학과 김창진(47) 교수가 세상에서 물방울이 가장 잘 구르는 특수 표면인 ‘나노 터프(Nano Turf)’를 소개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 터프는 길이 1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에 지름 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나노 바늘이 촘촘히 박혀 있다.

나노 터프의 특징은 바늘 끝이 뾰족할수록 마찰이 줄어 물방울이 더 잘 구른다는 것이다. 워낙 촘촘히 박혀 있기 때문에 물방울은 터지지 않는다. 마치 못이 촘촘히 박혀 있는 판자 위를 걸으면 발바닥을 다치지 않는 것과 같다(차력사는 종종 이 원리를 이용해 묘기를 펼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김창진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 터프’. 세상에서 가장 미끄러운 특수 표면으로 100만분의 1m 길이의 미세한 바늘이 촘촘히 박혀 있다. 나노 터프에서는 마찰이 적어 물방울이 잘 구른다. 사진 제공 UCLA

김 교수는 “나노 터프는 들러붙지 않는 코팅으로 유명한 테플론이 덮인 평평한 표면보다 마찰이 적어 물방울이 2배 더 잘 미끄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를 이용하면 물에 젖지 않는 비옷도 가능하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라며 “작은 배나 어뢰 표면에 나노 터프를 부착하면 마찰에 의한 물의 저항을 20∼3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 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줄기세포 같은 신체 이식용 세포를 키우는 데 적용하려고 연구 중이다.

김 교수는 “이식용 세포를 키우려면 세포가 자랄 때 바닥에 잘 들러붙어야 하는 동시에 다 컸을 때 잘 떨어져야 한다”며 “이런 바닥의 재료는 나노 터프가 제격”이라고 밝혔다.



원자 수준에서 톱니처럼 들어맞으면 마찰력 커
마찰력과 물질 구조의 관계는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 시대부터 시작된 오래된 의문 중 하나이다. 마찰력은 접촉하는 두 물질의 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박정영(35) 연구원은 준(準)결정 구조를 갖는 알루미늄-니켈-코발트 합금을 대상으로 원자 수준에서 마찰력의 비밀을 밝혀내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지난달 26일자에 발표했다.

보통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의 두 물체가 접촉할 때 두 물체의 표면은 마치 톱니처럼 잘 들어맞아 서로 움직이기 힘들고 마찰력이 크다. 준결정 구조는 결정 구조와 달리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지 않아 마찰력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합금을 수십억분의 1m 크기의 핀으로 긁어가며 마찰력에 따라 핀이 휘는 정도를 원자현미경(AFM)으로 관찰했다. 연구 결과 준결정 구조가 결정 구조에 비해 마찰력이 8분의 1만큼 작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이용하면 10억분의 1m 수준에서 마찰력을 제어해 초소형 구동기를 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초소형 로봇이 혈관을 따라가다 멈추면 이때 마찰력을 적절하게 제어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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