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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맞춤형 줄기세포 시대 열다


지난 2004년 5월 19일 낮(현지시간) 세계의 눈과 귀가 영국 런던 과학미디어센터로 일제히 집중됐다. 지난해에 이어 또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을 낸’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팀의 기자회견이 열렸기 때문.

황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난치병에 걸린 환자에게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얻어냈다. 이를 질환 부위에 이식하면 건강한 세포로 자라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줄기세포라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없다.

세계 과학자와 언론들은 “치료용 배아복제의 실용화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선 획기적인 성과”라고 격찬했다. 이 연구는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20일자에 실렸다.


남녀노소 환자에서 줄기세포 추출
줄기세포는 210가지나 되는 모든 장기로 자랄 수 있고 무한히 분열, 증식하기 때문에 난치병 치료의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황 교수팀은 10~56세의 남녀 척수손상 환자(9명), 6세 여자 소아당뇨 환자(1명), 유전병인 선천성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을 앓고 있는 2세 남자 환자(1명)의 피부에서 체세포를 얻었다. 체세포에서 환자 자신의 유전물질이 들어있는 핵을 분리하고, 이미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이식했다. 다음 전기충격으로 난자와 체세포를 융합했다. 이 과정이 정자와 난자의 결합 없이 배아를 만드는 ‘복제’다.

난자는 30세 이하 10명의 여성에게서 125개, 30세 이상 8명에게서 60개를 무상으로 기증받았다. 30세 이하 여성의 난자가 핵이식 성공률이 더 높았다. 황 교수팀은 핵이식된 185개 난자를 4~5일간 배양했다. 그 중 31개가 배아 발생 초기단계인 배반포기까지 배양 성공. 이들 배반포 내부 세포덩어리에서 11개의 줄기세포주를 얻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2월 이미 복제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얻은 줄기세포주는 단 한 개뿐이다. 게다가 체세포와 난자 모두 ‘건강한’ 여성 1명의 것이었기 때문에 그 줄기세포는 ‘여성용’이었던 셈.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했다.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얻었기 때문에 이를 환자에게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여성 척수질환 환자(33세)의 경우 자신의 체세포 핵을 자신의 난자에 이식해 줄기세포를 얻었다.

또 지난해에는 여성 16명에게서 난자 242개를 제공받아 단 1개의 줄기세포주를 얻은데 비해 이번에는 난자 185개에서 11개나 얻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보다 10배 정도 더 효율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그림설명) 1~3번째 줄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인체 여러 조직으로 분화되고 있는 모습. 피부(A, I, R), 원시신경(J), 망막(Q)은 외배엽, 줄무늬근(C, K), 연골(D, L, T), 민무늬근(G, O, P, W), 뼈(S)는 중배엽, 신장(E, U), 위장관조직(F, M, V), 결장(대장의 일부, H), 점액분비샘(N), 호흡기(X)는 내배엽에서 분화한다. 마지막 줄은 줄기세포가 분화 초기인 배양체 단계까지 자랐을 때 염색해 어느 배여(특정 조직을 만들어내는 세포릉)으로 분화할지를 예측한 것. Y,Z,a는 외배엽, b,c는 중배엽, d,e는 내배엽으로 나타났다.



‘거부반응 제로’, 하지만 아직은…
황 교수팀은 이번에 얻은 줄기세포주에 면역표지물질을 넣어 환자 자신의 세포와 비교해봤다. 그 결과 11개 모두 환자 자신의 세포와 면역학적으로 완전히 일치했다.

또한 줄기세포를 실제로 기형종 세포에 넣어 배양해봤더니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의 세 층으로 모두 분화했다. 외배엽은 눈의 망막, 피부, 원시신경조직으로, 중배엽은 뼈, 연골, 근육으로, 내배엽은 점액분비샘, 신장, 위장관조직, 호흡기조직, 대장의 일부인 결장으로 각각 분화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줄기세포의 ‘만능’ 분화능력이 증명된 것.

지난해 연구에서는 실제로 복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동일한 여성의 난자와 체세포로 배아복제를 시도했기 때문에 난자 혼자 스스로 분화해 배아로 자라는 ‘단성생식’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황 교수팀은 남성 체세포로부터 얻은 줄기세포에는 정상 XY 염색체가, 여성 체세포로부터 얻은 줄기세포에는 정상 XX 염색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가 남성이건 여성이건 간에 줄기세포가 모두 제공자와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실제로 임상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많다”고 강조했다. 환자 체세포를 이용해 얻은 줄기세포가 향후 환자와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환자 치료에 쓰려면 줄기세포가 반드시 ‘건강한’ 조직으로 분화해야 한다.

동물 유래 물질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개발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난해보다 동물 유래 물질이 덜 사용되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체세포를 분리할 때 동물 효소와 혈청이 필요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만능 줄기세포를 질환 부위에 딱 알맞은 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동물에게 이식해 원하는 장기의 세포로 자라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줄기세포가 대책 없이 계속해서 분열해도 문제다. 난치병을 치료하려다 자칫 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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