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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바이러스…‘이이제이 치료법’ 개발 활발


영국인 존 애덤스(가명·29) 씨는 1997년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뇌가 심하게 부풀어 앞으로 넉 달밖에 살 수 없다”고 진단했다.

영국 글래스고대의 모이라 브라운 교수팀은 고심 끝에 이 환자의 뇌에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넣었다.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종양 세포만 감염시키는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바이러스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했고,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애덤스 씨는 건강하게 살아 있다.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지난달 19일 보도한 내용이다.


조류 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항생제 안 듣는 슈퍼박테리아 퇴치 시도
바이러스, 특히 병원성 바이러스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 바이러스를 이용해 병을 치료하는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사람 살리는’ 바이러스인 셈이다.

애덤스 씨의 사례는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터뜨려 죽이는 한편 사람 몸 안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이용했다.

브라운 교수팀은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사람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했다. 이 단백질이 사람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브라운 교수는 “같은 수술을 받은 다른 환자 한 명도 8년 넘게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사촌도 사람 살리는 바이러스 대열에 동참했다. 인제대 의대 김연수 교수는 “HIV가 속하는 렌티바이러스 종류가 최근 파킨슨병 등 퇴행성, 유전성 질환 치료용으로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는 유전자 치료에 쓰인다. 유전자 치료는 DNA 조각을 몸 안으로 집어넣어 고장난 DNA를 고치거나 새로운 기능을 덧붙여 병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DNA 조각을 그냥 넣었지만 지금은 바이러스에 DNA 조각을 끼워 집어넣는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를 이용하면 DNA 조각을 몸 안으로 운반하는 효율이 훨씬 뛰어나고 오랫동안 활동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도 자체 개발한 기술을 내년 2월 국제특허로 등록할 예정이다.

경북대 미생물학과 이재열 교수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바이러스로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항생제보다 바이러스가 병원성 세균을 더 잘 죽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구는 1940년대부터 알려졌지만 최근 슈퍼박테리아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각광 받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로 독감예방법 개발 중
‘살아 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이용해 독감을 예방하는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독성을 없앤 독감 바이러스를 몸 안에서 ‘수비수’로 키워 진짜 독감 바이러스를 막는 것이다.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연세대 성백린 생명공학과 교수는 “동물 실험에서 예방 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를 잡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백신에 이용됐다. 최초의 백신인 천연두 백신은 영국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가 소의 우두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인공 바이러스를 합성하는 연구가 활발한데 아주 약한 바이러스를 만들어낸다면 백신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랑캐로 오랑캐를 막듯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림설명) 스위스 취리히대 리처드 후프 교수가 닭의 혈액 샘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찾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러스는 에이즈나 독감을 일으키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암이나 불치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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