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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윗분’ 눈치 살핀다

‘권력’을 좇는 눈, 동물의 본능인가
다른 사람이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눈길이 가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행동이 단순히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돼 왔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시선(視線)이 사회적 관계나 자신의 의지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자신과 사회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더 시선이 간다는 것. 미국 듀크대 신경생물학과 마이클 플랫 교수팀은 인간처럼 무리를 이루고 사는 짧은꼬리원숭이의 시선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지위 높은 원숭이는 낮은 원숭이 시선 무시
연구팀은 무리에서 지위가 높은 원숭이 4마리, 지위가 낮은 원숭이 3마리에게 다른 원숭이들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실험에 참여한 원숭이는 사진 속 원숭이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알고 있다. 또 사진 속 원숭이들은 모두 오른쪽 또는 왼쪽을 쳐다보고 있다.

연구팀은 사진을 치운 다음 왼쪽과 오른쪽에서 동시에 불빛을 비추고 원숭이가 어느 쪽 불빛을 쳐다보는지를 확인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 다음 원숭이의 시선 변화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조사결과 지위가 낮은 원숭이는 대부분 사진 속 원숭이의 시선을 따라갔다. 사진 속 원숭이가 왼쪽을 보고 있었으면 자신도 왼쪽 불빛을, 오른쪽을 보고 있었으면 오른쪽 불빛을 바라본 것.

‘큰형님’ 따라 시선 앞으로 / 무리 안에서 지위가 높은 원숭이는 낮은 지위의 원숭이를 무시하고 높은 지위의 원숭이가 쳐다보는 쪽을 따라 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그러나 지위가 높은 원숭이는 사진 속 원숭이의 지위가 높은 경우에만 그 시선을 따라 불빛을 쳐다봤다. 지위가 낮은 원숭이가 어느 쪽을 보고 있었는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실험을 주도한 스티븐 셰퍼드 연구원은 본보와의 e메일에서 “지위가 높은 원숭이는 무리 전체의 움직임을 결정하기 위해 다른 높은 지위의 원숭이들과 정보를 교류한다”며 “이 때문에 서로의 시선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험이나 감정도 시선에 영향 줘
연구팀은 또 원숭이가 시선을 사진에서 불빛으로 얼마나 빨리 바꾸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지위가 낮은 원숭이는 시선을 바꾸는 데 100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 지위가 높은 원숭이는 200ms가 걸렸다. 지위가 낮은 원숭이가 두 배나 빨리 시선을 바꾼 것.




플랫 교수는 “지위가 낮은 원숭이들은 다른 원숭이가 어디로 주의를 기울이는지 재빨리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원숭이의 시선에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반영돼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물학 권위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2월 2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인간에게도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무심코 쳐다보는 행동도 자신의 사회적 관계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



노인은 행복감, 청년은 두려움에 시선집중
생명과학자뿐 아니라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브랜다이스대 심리학과 데릭 이사코비츠 교수팀은 심리학 권위지인 ‘심리학과 노화’ 최신호에 노인과 젊은이의 시선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7∼84세의 노인과 18∼21세의 젊은이 총 64명에게 무표정한 얼굴, 행복한 얼굴, 슬픈 얼굴, 화난 얼굴, 두려워하는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시선이 어디에 오래 머무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노인은 행복한 표정, 젊은이는 두려워하는 표정에 시선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코비츠 교수는 “여생을 기분 좋게 살려고 하는 의지가 노인들의 시선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학계에서는 시각적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인간의 행동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정보 자체의 특성이 눈에 두드러지기 때문에 시선이 가는 ‘바텀-업(bottom-up)’ 방식과 경험이나 지식에 영향을 받아 시선이 가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방에서 갑자기 불빛이 비칠 때 쳐다보게 되는 반사적 행동은 바텀-업 방식에 해당한다.

연세대 심리학과 김민식 교수는 “사회적으로 비슷한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 쳐다보는 행동은 톱-다운 방식”이라며 “두 가지 방식이 뇌에서 다르게 처리된다고는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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