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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옷 만들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슈퍼맨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3명의 여배우 중에 한 명으로 알려진 제시카 알바가 TV 시리즈물로 1960년대에 공전의 흥행에 성공한 「내 사랑 지니」를 리메이크하여 화제를 모았는데 이 프로의 주인공 지니는 요정이다. 그녀는 좌충우돌하면서 남편인 우주비행사 토니와 함께 각가지 사건을 재치와 유머로 해결하는데 그녀가 사건을 간단하게 처리하는 방법은 전공인 요술쟁이답게 요술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요정이 나타나서 무인도에 혼자 가야하는데 한 가지 물건만 갖고 가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달라고 해야 할까. 이때 뭐니뭐니해도 도깨비 방망이를 달라는 것이 최고다.



도깨비 방망이의 과학적 고찰
무인도에 가서 "금 나와라 뚝딱"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뚝딱"하면 은이 나온다. 집이 나오라면 집이 나오고 먹을 것을 달라면 음식이 나온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기 어려우니까 친구를 불러 달라면 친구들이 오는 것은 물론 하인들도 얼마든지 부를 수 있다.

영화와 책으로 잘 알려진 『아라비안나이트』에서 가장 흥이 나는 장면은 도깨비 방망이와 같은 향로를 사용하는 장면이다. 주인공이 향로를 비비기만 하면 거대한 거인이 나타나 주인이 요구하는 소원을 척척 들어준다. 보물을 갖다달라면 보물을 갖고 오고 궁전도 갖고 오며 심지어는 아름다운 공주까지 대령한다.

요정은 마법사와 같은 능력을 가졌고 도깨비 방망이는 도깨비가 사용하는 방망이이므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과학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그런 경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에너지 법칙이라는 내용을 모르더라도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플 때 밥을 먹으면 금방 배가 부르다. 이것은 무언가 얻으려면 얻을 수 있는 것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으로 세상사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 중에 하나로 복권에 당첨된 사람을 보고 자기는 왜 그들처럼 행운이 오지 않느냐고 신에게 불평하자 신은 말했다. 적어도 복권은 사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바로 복권을 사지 않으면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다는 것이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그러므로 감독은 다소 과학적인 지식을 동원한다.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리거나 향로를 비비면서 소원을 말하면 다른 곳에서 옮겨오는 것이다. 그러나 졸지에 보물을 빼앗기고 궁전을 빼앗긴 사람의 분통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소재에 따라 재산을 도둑맞은 왕에 의해 주인공들이 곤욕을 치루기도 하지만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반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예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영화의 소재가 과학적으로 보아 다소 황당하더라도 흥행을 위해 요정과 마법사가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토록 만드는 이유이다. 감독이라는 직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SF영화에서 가장 비과학적인 SF영화 중에 하나로 꼽히는 「슈퍼맨」에서는 이들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지구에 있는 무한대의 재료로 간단하게 자신이 원하는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는 어느 상황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주인공이다. 보통 인간보다 특이한 능력을 갖는 영화에서의 주인공들은 수없이 많지만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은 없다.

‘배트맨'은 보통 인간이지만 과학적인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으며, '6백만 불의 사나이'나 '바이오닉 우먼(제이미 소머즈)'은 신체의 일부분을 교환하여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이버그이다. '스파이더맨'은 방사능을 띤 거미에 물려 거미의 능력을 지니게 되었으며, '헐크'는 감마선을 심하게 쬐는 바람에 화가 나면 푸른색 괴물로 변형되어 초능력을 발휘하지만 수퍼맨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새로 리바이벌된 「헐크」의 능력은 상당히 업그레이드되어 핵폭탄을 맞았는데도 끄떡없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슈퍼맨에 비하면 어린아이 정도의 능력에도 미치지 않는다.




일본 만화계에서 로봇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데즈카 오사무가 창조한 만화 『아톰』의 주인공 ‘아톰’은 발바닥에서 불을 뿜으며 날아다니고 배꼽의 뚜껑을 열어 가정집의 콘센트에 플러그를 연결해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엉덩이에서 쌍기관총이 나와 총알을 날릴 정도로 괴력을 갖고 있는 아톰이라지만 고작 어린아이의 손바닥 크기인 15센티미터(1.4미터로 그려진 경우도 있음)에 불과하다.

반면에 슈퍼맨은 지구보다 정신적·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행성 크립톤에서 태어난 외계인이기 때문에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지구를 돌아 과거로 돌아가서 애인을 구할 수도 있으며 보호복을 입지 않고 우주를 활보할 수도 있다. 반사능력도 빨라 몇 미터 앞에서 권총을 쏘았는데 총알을 잡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그가 석탄을 한 움큼 손에 쥐고 꽉 짜면서 눈에서 나오는 광선으로 태우자 잠시 후 호두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영롱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이아몬드의 특성은 물론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실례이다. 석탄과 다이아몬드 모두 탄소로 만들어져 있고 단지 탄소원자의 배열에 따라 다이아몬드와 석탄으로 나눠지는데, 열과 압력을 주면 탄소가 다이아몬드로 변하는 것이다. 물론 다이아몬드가 빛을 발하려면 잘 연마해야 하겠지만 슈퍼맨이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정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슈퍼맨은 이름 그대로 슈퍼맨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슈퍼맨」에서의 압권은 아무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슈퍼맨은 원소이용장치를 사용?
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크리스토퍼 리브)은 평소에 다소 멍청한 기자이다가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인적 드문 곳에서 슈퍼맨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망토를 걸치고 나타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준다(내복은 입고 다니는 경우도 있음).

그런데 상황이 워낙 다급하여 인적 드문 곳이 여의치 않게 되면 건물의 출입구인 회전문을 통해 외부로 나가면서 슈퍼맨으로 변신한다. 심지어는 건물의 옥상에서 뛰어내려 내려오는 시간 동안 슈퍼맨의 옷을 입고 나타나거나 뛰어가면서 슈퍼맨으로 변한다. 그가 망토 등 변신에 필요한 옷을 평소에 지니고 다니지 않는 것을 볼 때, 슈퍼맨은 회전문 안에서 옷을 순식간에 만들어 입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동안 옷을 간단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슈퍼맨은 옷을 어떻게 만들까?

원리적으로 슈퍼맨이 옷을 만들 수 있는 ‘원소이용장치'를 갖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영화에서는 그런 기자재가 보이지 않지만 슈퍼맨이 몸 어디 엔가에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면 실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슈퍼맨이 20세기 최대의 발명품이라 불리는 플라스틱류의 폴리에스터라는 화학섬유로 옷을 만들었다면 ‘에너지보존 법칙'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폴리에스터라는 화학섬유는 탄소, 산소, 수소만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원소들은 공기 중에서 얼마든지 뽑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슈퍼맨이 회전하면서 옷을 만들려면 이들 원소를 공급할 공기의 양이 충분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슈퍼맨이 옷을 만들면 재앙이 발생한다
슈퍼맨이 입는 망토를 비롯한 최첨단 옷이 1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자. 산소와 수소는 공기 중에 무한대로 있으므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탄소이다. 1킬로그램의 옷을 만들려면 탄소가 700그램 정도 필요한데 탄소를 포함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0.03퍼센트밖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슈퍼맨이 순식간에 자신이 입는 옷을 만들려면 무려 4,400세제곱미터의 공기를 확보해야 한다.

이 양은 길이 50미터, 폭 25미터의 국제경기 수영장의 규모에다 3.5미터 높이의 체적에 꽉 찬 양인데 슈퍼맨이 옷을 만들어 입은 회전문의 폭이 1미터 높이가 2미터이며 옷을 만드는데 2초 정도 걸렸다면 초속 1100미터가 되어야 한다.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가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 수월봉을 지날 때 초속 60미터고 2000년 8월 31일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도를 지났을 때 최대 풍속이 초속 58.3미터였다.

기상청에 의하면 초속 17~20미터의 바람에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초속 21~24미터면 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지며, 그 속도가 25~28미터에 이르면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으며 60미터 바람을 철탑을 휘어버리는 그야말로 초특급 강풍이다. 초속 60미터의 태풍 '매미'에 의해 건물은 물론 나무, 전신주, 기차가 탈선되고 침수 정전(150만 가구에 이르렀음)은 물론 교각(부산 구포대교)이 무너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약 20배 정도 빠른 슈퍼맨이 옷을 만들어 입으면 그때마다 회전문과 건물이 왕창 파괴되는 것은 물론,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의 사자인 슈퍼맨이 옷을 만들어 입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건물이 파괴된다면 말이 안 된다. 슈퍼맨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악인을 무찌르는 것이 목적인데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이 점을 슈퍼맨이 잘 알기 때문에 황당무계한 변신 등 골머리 아픈 작업은 하지 않고(옷 만드는 것은 제외) 지구인을 위해 일하는 모양이다. 여하튼 슈퍼맨이 있기 때문에 지구는 안전하며 계속 지구인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물론 원작 만화에서 슈퍼맨은 사망했지만 말이다.




사족 한마디. 슈퍼맨이 악당을 쳐부술 때마다 관객들은 신이 나서 박수를 치지만 모든 면에서 슈퍼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의 등장은 그야말로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감독은 모든 분야에서 슈퍼맨이 뛰어나게 하지는 않았다. 「슈퍼맨 2」에서 동료 기자인 루이스 레인과 결혼하자 슈퍼맨은 보통 인간으로 돌아가고 그의 능력은 사라진다. 사랑이 슈퍼맨의 모든 능력을 빼앗아간다니 얼마나 놀라운 설정인가!

물론 지구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은 어렵사리 얻은 사랑을 포기하고 다시 슈퍼맨으로 돌아가지만, 보통 인간으로 사는 슈퍼맨의 모습은 정말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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