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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V 날개도 없이 비행하려면?

수직이착륙 엔진에 자세제어용 노즐 필요
1976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등장한 태권V는 날개도 없는데 자유자재로 비행한다. 발바닥에 있는 분사구에서 불을 뿜으며 육중한 로봇이 떠오른다. 때로는 별도의 장치 없이 우주까지 무리 없이 날아간다.

태권V와 비슷한 일본의 마징가Z는 날개와 제트엔진 역할을 하는 ‘제트 스크랜더’(Jet Scrander)와 합체해 일반 항공기와 같은 방식으로 비행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태권V는 공기 중을 비행할 때 떠오르는 힘인 양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날개가 없다(이런 이유 때문인지 1982년에 등장한 슈퍼태권V와 1984년에 나온 3단 분리형 태권V는 날개를 달고 있다). 또 3축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보조시스템이 전혀 없어 수평비행을 제외하고는 맘대로 비행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태권V는 어떻게 공중을 날고 자유롭게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제트엔진이냐, 로켓엔진이냐
날개가 없는 태권V가 비행하려면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엔진이 있어야 한다. 태권V에 장착할 엔진은 어느 정도의 추진력(추력)을 가져야 할까.

항공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추력 대 중량 비’(T/W)다. 보통 이 비율이 1.0 이상이 돼야 로켓이 상승하고 비행할 수 있으며, 항공기는 날개에 의지하지 않고 추진력만으로도 비행이 가능하다.

현재 고성능 로켓의 추력 대 중량 비는 약 10 정도다. 이 로켓은 자체 무게에 비해 상당한 추진력을 생성한다는 의미다. 전투기 F-15의 추력 대 중량 비는 1.6이며, F-16은 1.3 정도다.


01우주 발사체에 쓰이는 로켓엔진은 내부에서 연료와 산화제가 만나 연소가 일어난다. / 02항공기용 제트엔진은 외부에서 산소를 끌어들여 내부의 연료를 연소시킨다

태권V는 최신 전투기처럼 기동성이 좋아야 하므로 엔진의 ‘추력 대 중량 비’를 1.2 정도로 가정하자. 태권V의 엔진이 발생시켜야 하는 추진력은 T/W(1.2)에 태권V의 중량(약 1400톤)을 곱한 결과 1680톤이다. 즉 태권V가 비행하려면 엔진이 1680톤 정도의 상당히 큰 추진력을 발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

큰 추진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엔진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생각해볼 만한 엔진은 항공기용 제트엔진과 우주 발사체나 미사일에 쓰이는 로켓엔진이 있다. 제트엔진과 로켓엔진은 배기구로 연소가스를 내뿜어 그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제트엔진은 점화할 때 필요한 산소를 외부에서 끌어들이는 반면, 로켓엔진은 공기가 없는 우주로 나가는 특성 때문에 산소를 엔진내부에 저장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터보팬 엔진 153개나 필요
제트엔진 가운데 현대 항공기에 쓰이는 종류는 대부분 터보팬 엔진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터보팬 엔진은 F-22의 F119-PW-100이다. 이 엔진은 추진력이 11톤이다. 이제 전투기용 터보팬 엔진을 태권V에 장착해 보자.

태권V는 1680톤의 추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진력 11톤의 F-22용 터보팬 엔진이 153개나 필요하다. 그렇다면 터보팬 엔진 153개를 장착할 공간이 있을까. 태권V는 발바닥 밑에 분사구가 있으므로 당연히 무릎 아랫부분에서 발바닥 사이의 공간에 터보팬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태권V는 다리 하나의 길이를 30m로, 무릎 아랫부분은 지름 10m의 원통으로 가정할 수 있다. 그러면 무릎아래 다리의 단면적(원주율×반지름²)은 78.5m²이다. 터보팬 엔진은 길이 4m에 지름이 0.85m이므로 단면적이 0.57m²이다. 따라서 태권V 한쪽 다리에 최대 137개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할 수 있다. 공간은 충분한 셈이다.

태권V의 양 다리에 각각 77개씩 총 154개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다고 가정해 보자. 방열 문제라든가, 각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가 서로 간섭하는 문제는 논외로 한다. 그렇다면 연료는 얼마나 필요할까.

터보팬 엔진 한 기는 초당 2.5kg의 연료를 소모한다. 태권V가 일반 전투기 수준으로 2시간 정도를 비행한다고 가정해 필요한 연료량을 계산해보자. 이때 연료량은 엔진 한 기의 연료소모율(2.5kg/초)에 비행시간(7200초)과 엔진 개수(154)를 곱한 값으로 277만2000kg, 즉 2772톤이다.


원래 태권V(1976)는 공기 중을 비행할 때 떠오르는 힘인 양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날개가 없다. 변형판인 슈퍼태권V(1982)나 3단 분리형 태권V(1984)는 날개를 달고 있다.



태권V 양 다리의 발바닥 근처에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면 된다(01). 공기흡입구는 어깨 부분에 만드는 게 좋다(02).

2시간 비행에 필요한 연료량이 태권V 총중량(1400톤)을 넘는다. 중간 재급유 없이 1시간만 비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연료량이 1386톤으로 태권V의 무게와 비슷한 정도다. 연료량이 총중량의 66%(924톤)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태권V가 한번의 급유로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40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V에 924톤이라는 많은 연료를 적재할 장소는 있는지 알아보자. 일반적인 항공기 연료 1드럼(약 200L)은 중량이 0.151톤이다. 따라서 태권V에 6119드럼이 들어가는 셈이다. 연료 적재에 필요한 부피는 122만4000L, 즉 1224m³이다.




어깨에 공기흡입구 있어야
태권V의 양 다리에 연료를 채워 넣는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발바닥에서 4m 높이까지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 부분을 제외하고 말이다. 허리 아래부터 무릎 위쪽의 다리는 더 가늘다는 점을 감안하면 태권V 전체 다리는 평균 지름이 약 7m인 원통으로 가정할 수 있다. 그러면 다리의 단면적은 약 38.5m²이다. 따라서 연료 적재 공간(1224m³)를 얻기 위해 단면적 38.5m²인 원통(다리)은 32m가 필요하다.

태권V 한쪽 다리의 길이(30m)에서 터보팬 엔진장착 부분의 길이(4m)를 빼더라도 양 다리를 모두 고려하면 연료를 채우기에 필요한 원통길이(32m)는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태권V의 다른 부분에 연료를 더 싣는다면 비행시간을 늘릴 수 있다.

지금까지 태권V에 터보팬 엔진도 장착하고 연료도 실었지만 이 상태로는 아직 비행을 할 수 없다. 공기흡입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태권V의 몸체는 어디에도 공기 흡입구처럼 생긴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태권V 어깨부분에 공기흡입구를 만드는 게 가장 적당할 것 같다.


01 미국의 DC-X 로켓이 태권V처럼 수직으로 이륙하는 모습. / 02 DC-X 로켓이 옆으로 수평 이동한 뒤 다시 착륙하는 장면.
로켓엔진으로는 3분 비행
로보트 태권V 2편 우주작전(1976)’에서는 태권V가 우주로 비행하기도 한다. 이때 터보팬 엔진은 사용할 수 없고 우주용 로켓엔진이 필요하다. 이제 태권V에 로켓엔진을 장착해보자.

앞서 계산했듯이 태권V가 날기 위해 필요한 추진력은 1680톤이다. 태권V의 양다리에 하나씩 로켓엔진을 장착한다면 엔진 하나의 추진력은 840톤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현재 개발된 액체로켓 중에서 러시아에서 개발한 RD-172 로켓엔진이 추진력 852톤으로 태권V에 사용하기 적절한 성능을 보여준다.

태권V에 RD-172 로켓을 장착했을 때 필요한 연료는? 로켓의 성능 가운데 추진력, 비추력(Isp), 산화제 대 연료비가 중요하다. 비추력은 추진제 1kg이 1초간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진력으로 이 수치가 높으면 적은 연료로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의 수직이착륙기 해리어가 공중에 떠서 정지해 있다. 태권V도 가끔 공중에 정지하는 묘기를 부린다.

RD-172 로켓은 추진력 852톤에 비추력이 337이며, 산화제 대 연료비는 2.6이다. 먼저 RD-172의 추진제 소모율은 추진력을 비추력으로 나누면 알 수 있다. 계산 결과 1초당 2528kg의 추진제를 공급해야 한다. 산화제 대 연료비를 고려하면 산화제는 1초당 1826kg, 연료는 1초당 702kg이 필요한 셈이다. 태권V는 2기의 RD-172 엔진을 사용하므로 결국 1초당 추진제를 5056kg, 즉 5.056톤 공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비행시간은 얼마나 될까. 태권V 다리에 터보팬 엔진의 연료중량과 같은 924톤의 추진제를 실었다고 가정하자. RD-172 엔진 2기를 장착한 태권V는 초당 5.056톤의 추진제를 소모하므로 추진제 924톤을 갖고 183초 정도 비행할 수 있다. 태권V가 우주에서 전투를 벌인다면 3분 만에 전투를 끝내고 돌아와야 한다. 전투라기보다 그저 잠시 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하겠다.




공중에 정지하려면?
이제 태권V는 터보팬 엔진이나 로켓엔진을 무장하고 이륙할 준비를 마쳤다. 날 수는 있지만 날개가 없는 태권V는 비행 도중 어떻게 자세를 제어하고 착륙할까. 현재 수직이착륙 기술을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특히 영국의 해리어와 미국의 F-35가 뛰어난 수직이착륙 성능을 보여준다.







해리어의 수직이륙 원리 / 해리어는 페가수스 엔진의 노즐 방향을 서서히 바꿔가면서 수직으로 이륙한 뒤 앞으로 나아간다. 페가수스 엔진에는 4개의 노즐이 달려 있다. 뒤쪽의 2개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뿜어 추진력을 발생시키고, 앞쪽의 2개는 공기만 뿜어 자세를 제어하는데 쓰인다.

먼저 해리어는 페가수스 엔진을 사용해 수직으로 뜨고 내린다. 페가수스 엔진은 4개의 노즐 중 앞쪽 2개에서 공기를 뿜어 자세를 제어하고, 뒤쪽 2개에서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를 뿜어 추진력을 낸다. F-35는 엔진의 배기구가 거의 90도까지 회전하며 아래쪽으로 가스를 뿜어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또 수직으로 이착륙할 때 엔진 양쪽의 노즐을 통해 공기를 분사해 자세를 조절한다.

해리어와 F-35 방식을 태권V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을까. 태권V가 앞으로 진행하면서 방향을 바꾸는 것은 배기가스가 나오는 발목을 움직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날개도 없는 태권V가 가끔 공중에 정지하는 묘기를 부릴 때가 있다. 공중에 정지하거나 이 상태에서 자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해리어나 F-35처럼 태권V 몸통에 자세제어용 노즐이 필요하다.

아직 실험단계지만 로켓엔진을 이용해 수직으로 이착륙을 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1996년 미국의 DC-X 로켓은 비행 실험까지 성공했다. 길이 12m의 이 로켓은 수직으로 상승해 공중에서 몇 초 동안 머물다가 옆으로 이동한 뒤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총 비행시간은 62초로 짧았지만 태권V와 가장 비슷하게 비행했다. 이 기술이 좀더 발전한다면 태권V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태권V가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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