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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구멍 뚫어 ‘지구속살’ 캐낸다


일본에서 최근 바다 밑 깊숙이 ‘지진의 원인 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과학자들은 ‘국제공동해양시추(IODP)’ 연구의 일환으로 이를 증명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IODP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독일 등 20여 개 나라의 과학자들이 함께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과학적 난제들을 해결하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 3일 한국도 21번째 나라로 가입했다.




‘코어’ 잘라내 지진원인물질 조사
일본 과학자들은 해저 바닥에서 지진이 시작되는 지대(지진대)에 ‘슈도타키라이트’라는 물질이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진 피해지역에서 이 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지진대 아래쪽인 지구 내부를 조사하기로 한 것.

지금까지는 지구 내부를 조사할 때 전파를 쏘아 보내 되돌아오는 양상을 분석하는 ‘간접적’ 방법을 썼다. 그러나 IODP는 첨단장비로 해저 바닥에 수직으로 ‘직접’ 구멍을 뚫는다(시추). 해저시추는 구멍 안에서 길이 수 m∼수 km, 지름 수십 cm의 커다란 가래떡 모양의 덩어리를 꺼낸다. 지구 내부 일부분을 잘라내 그대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코어(core)’라고 부른다. 지구 ‘속살’ 성분의 수직 분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표본’인 셈. 길이 9m, 지름 20cm짜리 코어도 장정 3, 4명이 옮겨야 할 만큼 무겁다.

일본은 2008년 지진 활동이 특히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는 도쿄(東京) 서남쪽 시즈오카(靜岡) 현 난카이(南海) 해구 근처에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저 바닥에서 7k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는 최첨단 시추장비를 이용해 인류 최초로 지구 표층(지각) 아래 맨틀층까지 뚫을 계획. IODP의 정식 회원국인 한국도 조사 결과를 공유한다. IODP의 한국 총괄책임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원연구부 이영주 박사는 “이 조사로 얻은 코어에 슈도타키라이트가 정말 존재한다면 우리나라 지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질 - 기후변화 - 화석연구도 가능
IODP는 해저지형의 형성 과정이나 기후변화 연구에도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지질학자들은 동해 해저가 대륙지각인지 해양지각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을 벌이고 있다. 대륙지각은 가볍고 젊으며 해양지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는 수천 년 전 한반도와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대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됐는지를 알아내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그러나 동해는 수심이 깊고 퇴적층이 두꺼워 현재 기술로는 그 아래에 있는 지각까지 조사하기가 어려웠다. 해저 시추로 얻은 코어의 성분을 분석하면 이 해묵은 논쟁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해양지각은 반려암과 현무암, 대륙지각은 화강암으로 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코어의 퇴적물과 화석을 조사하면 과거의 기후변화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사가 많았던 시기에는 바다 밑바닥에 모래, 먼지, 중금속 같은 여러 성분이 섞여 쌓였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배 위에서 해저 시추에 앞서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미래연료 ‘가스하이드레이트’ 채굴
IODP는 1968년 미국에서 시작된 심해저시추사업(DSDP)이 국제공동연구로 확장된 것. 당시부터 지금까지 국제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만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래 대체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1979년 처음 발견한 것도 IODP의 성과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해저 바닥에서 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 때문에 고체 상태로 얼어붙은 것. 동해와 일본 근해에는 현재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 100년분에 해당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박사는 “국내 해역의 해저 시추도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2008년경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저 바닥 수 km 아래에서 얻은 코어를 깊이에 따라 나열해 놓은 모습.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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