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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솔저

컴퓨터 입고 전장 누빈다
600만불의사나이는 팔과 다리를 로봇처럼 개조해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소머즈와 로보캅도 몸 안에 보조기나 칩을 넣어 초능력을 휘두른다. 이들은 탱크를 들어 올리고, 헬기를 잡아서 떨어뜨린다. 아마 이들이 전쟁에 투입된다면 특수 부대원이라도 싸움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초능력 병사’를 만들 수는 없을까. 최근 세계적으로 병사의 전투복에 첨단 기계 장치를 넣어 병사의 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킬 ‘디지털 솔저’ 개발이 한창이다.



내 이름은 ‘카멜레온’
2003년 12월 17일 미국 ABC 방송은 “미 국방부가 열악한 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전투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이 언급한 차세대 전투복은 ‘미래개인병사’(Objective Force Warrior)를 가리킨다. 카멜레온처럼 숲에서는 초록색으로, 맨땅에서는 갈색으로 변하고, 생체센서가 있어 피로도와 체온, 맥박이 모니터에 뜨며, 나노기술을 활용한 화생방호기능, 방탄기능도 덧붙여졌다. 오줌이나 땀과 같은 오수(汚水)를 식수로 바꾸는 정수 기능을 갖췄고, 방탄 헬멧 앞부분에는 작은 스크린이 달려 있어 전투와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01_2054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미래 경찰. 이들은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첨단 전투복으로 무장했다. 02_2004년 미 육군이 전시회에서 선보인 2020년형 미래병사.

미군은 미래개인병사를 개발하기 전부터 ‘랜드 워리어’(Land Warrior)라는 차세대 전투복을 연구해 왔다. 랜드 워리어는 생김새가 우주복과 비슷하다. 랜드 워리어가 자랑하는 기술은 방탄 헬멧에 달린 위치 확인 시스템(GPS). 예전에는 병사들이 몇 시간 전에 작성된 지도를 보고 작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랜드 워리어는 GPS와 소형 무선 음성기, 자료 통신 시스템 그리고 근거리 통신(LAN)이 연결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이기 때문에 수시로 바뀌는 전투 상황을 병사에게 바로 알려준다.

또 총 윗부분에는 적외선 센서가 달려있어 어둠 속에서도 주변을 정찰할 수 있고, 그 결과는 방탄 헬멧에 달린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예를 들어 랜드 워리어를 입은 병사가 숨어있는 적을 발견했다면 자신은 벽 뒤로 몸을 숨긴 채 총을 겨누면 된다. 총알이 센서가 포착한 열 이미지를 향해 알아서 날아가기 때문이다.

랜드 워리어는 탄소섬유로 만들어 무게가 25kg정도다. 기존에 군복을 포함한 전체 군장의 무게가 45kg가량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게가 절반가량 줄어 매우 가벼워졌다. 미군은 2014년까지 랜드 워리어 4만5000세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프랑스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펠린’(FELIN, Fantassin a Equipement et Liaisons Integrees)이라는 미래 전투복을 개발하고 있다. 펠린은 랜드 워리어와 마찬가지로 아주 춥거나 더운 상황에서도 병사가 쾌적한 체온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지휘소에서 전달하는 음성 정보 등 각종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GPS와 계산기를 갖추고, 총에는 소형 렌즈를 달아 건물의 모퉁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는 2007년 펠린을 갖춘 연대를 편성한 뒤 2008년 말에는 프랑스 보병의 3분의 2를 펠린으로 무장할 계획이다.

한편 독일에서는 ‘미래보병’(IDZ, Infanterist der Zukuntf)을, 영국에서도 ‘미래보병기술’(FIST, Future Infantry Soldier Technology)을 개발하고 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래 전투복을 개발하는 이유는 뭘까.

궁극적인 목적은 병사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직까지 군에서 대부분의 보병은 혼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분대 수준에서는 보병의 전투 응집력이 대단히 높지만, 일단 사격이 시작되거나 주위가 어두워지고 전장이 혼란스러워지면 병사들은 작전을 수행하거나 살아남기 위해 고립된 상태에서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사의 역량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군복이 깁스가 된다?
이 때문에 군에서는 보병을 하나의 무기 체계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전차처럼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전투 수단을 가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작전을 수행할 때 상부에서 명령을 전달받거나, 반대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상부에 정보와 자료를 요청할 때 첨단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구두로 정보를 전달받고 다시 상부로 정보를 전달했다. 전투에서 돌발 상황이 생기면 이런 명령 체계는 쉽게 무너진다.

결국 미래 전장의 지휘와 작전 체계를 효과적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은 통신이다.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이 병사가 착용하거나 휴대하는 개인 장비에 첨단 통신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솔저’를 개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디지털 솔저’ 상상도 :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앞 다퉈 미래병사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솔저’는 입는 컴퓨터, 카멜레온식 위장복, 가상현실 방식의 통합헬멧, GPS 수신기와 위성통신장비, 레이저탐지기로 무장할 전망이다.

특히 나노기술은 ‘디지털 솔저’를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장비를 작게 만들어 군장의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노기술을 사용하면 무거운 무전기 대신 옷깃에 단추 하나만 붙이면 되고, 두꺼운 우비 대신 얇은 나노코팅으로 영구 방수 처리를 할 수도 있다.

나노기술로 새로운 재료를 만들 수도 있다. 병사가 부상을 당했다고 하자. 군복이 깁스나 붕대로 변하거나 군복 자체의 센서로 응급 진단이나 처치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이때 자동 깁스는 나노 입자로 구성된 ‘페로플루이드’(ferro-fluid)라는 물질을 이용할 수 있다. 페로플루이드는 자기장이 걸리면 순간적으로 유체에서 고체로 물질의 상태가 변한다. 이런 성질을 활용하면 군복의 일부분이 자동으로 압박붕대나 지혈대로 변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2002년부터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개인병사체계를 위한 나노기술연구소’(ISN, Institute for Soldier Nanotechnology)가 랜드 워리어에 적용될 나노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이 진행되는 상세한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랜드 워리어에 관련된 기술로 보이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헬멧과 컴퓨터다. ISN은 기존의 케블라(kevlar) 섬유로 헬멧을 만들다가 ‘통합형 헬멧 조립 부체계’(IHAS, Integrated Helmet Assembly Subsystem)를 도입하면서 헬멧 무게를 줄였다. 안대처럼 한 쪽 눈을 덮는 디스플레이 장치에는 사격이나 개별 이동, 야간 시계(視界)를 확보하기 위한 영상이 나타난다. 이 장치는 레이저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통합헬멧과 입는 컴퓨터
또 헬멧에는 소형 비디오카메라가 달려 있어 지형 등 작전에 필요한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헬멧에 달린 이어폰과 입 앞에 달린 작은 마이크로 수시로 지휘부대와 통신할 수 있다.

랜드 워리어에게 송수신되는 자료는 배낭에 걸린 컴퓨터인 ‘CRS’(Computer/Radio Subsystem)에서 처리된다. CRS는 음성과 데이터 정보를 처리할 뿐 아니라 GPS를 내장하고 있어 지휘관에게 랜드 워리어의 위치를 알린다. 특히 랜드 워리어가 총과 같은 무기를 다룰 때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음성 인식 기능을 넣었다. CRS는 미국의 모토롤라가 개발하고 있다.

전투복도 독특하다. 랜드 워리어의 전투복에는 ‘적재 운반 장비’(LCE, Load Carrying Equipment)라는 것이 들어있는데, 이는 병사의 몸에 맞도록 유연성이 좋은 뼈대를 전투복에 넣어 무게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때에 따라 LCE는 장비를 넣는 배낭이 되기도 하고, 총탄 방호판을 넣으면 훌륭한 방탄복이 된다.


2020년 경에는 영화‘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군인처럼 항법, 정수(淨水)는 물론이고 체온통제 시스템이 장착된 첨단 전투복을 입은 병사들이 전장을 누비지 않을까.

ISN은 처음에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LCE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 형태는 방호력이 뛰어난 반면 너무 단단해 병사가 입고 움직이기 불편했다. 게다가 무게가 약 18kg 정도 나가 전투복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ISN은 현재 전투복의 무게를 약 5.4kg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SN은 인공근육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전투복에 인공근육을 달면 병사가 180kg의 군장을 지고도 시속 4~6km로 걸을 수 있다. ISN은 병사를 거의 보이지 않게 하거나, 내장된 에너지를 분출함으로써 병사에게 초능력과 민첩성을 줄 수 있는 군화, 중세 갑옷의 내구성을 본떠 분자상태의 물질로 만든 초경량 사슬 갑옷도 개발할 계획이다.

전력은 랜드 워리어에 달린 모든 장비를 움직이는데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충분한 전력을 얻기 위해 배터리를 자주 바꿔야 하는 점이 불편하고, 무게나 부피도 큰 편이다. 이에 대해 ‘펠린’을 개발 중인 프랑스의 자겜(Sagem)은 올해 72시간(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원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애리조나 주의 투손 시에 있는 ‘글로벌 솔라’(Global Solar)는 전투 현장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전원인 ‘P3’(Portable Power Pack)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P3은 태양전지판에 태양광을 쪼여 12V나 24V짜리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가볍고 전지판을 접을 수도 있어 휴대가 편하다. 전지판은 따로 보수할 필요가 없으며 숲이나 사막 무늬여서 위장도 가능하다.




꿈의 전투복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도 미래병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일단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거나 이미 개발된 기술이 각국의 개발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부 사항과 연구목표는 각국이 처한 상황과 개발 가능한 기술 수준, 국가정책에 의존할 것이다.







01_2002년 미국 조지아공대연구팀은 걸음걸이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테러 방지에 쓰인다. 02_2007년 등장할 프랑스의 미래 병사‘펠린’.

지난 2003년 이라크전에 투입된 미국의 특수 부대원들은 적의 총탄으로부터 병사를 거의 완벽하게 보호하는 헬멧, 적이 레이더 빔으로 자신을 조준하면 경고음을 울리는 탐지기, 무선 비디오카메라와 레이더 거리측정기가 달린 개인 소총 등 미래병사에 적용되는 기술 중 일부를 이미 사용했다. 음식 패치나 생명유지 패치로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며 인간 병사를 ‘불사조’로 만들 ‘꿈의 전투복’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P r o f i l e
허선무 박사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방과학연구소 과학장교 1기로 대공포체계개발, 장갑차체계개발팀장, 구조재료개발실장 등을 거쳐 현재 국방소재개발부장으로 있다. 국방나노 TFT 팀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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